“자기야…? 잠깐만 비가 내리고 있잖아.
그런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해.
음악이나 듣는 건 어때?”
“자기야…
그래 많이 덥지
그래 많이 습하지
그래 근데 비잖아
음악이나 듣는 건 어때?”
“자기야…
가사가 있는 음악도 상관없어, 다 좋아.
근데 가사 무시하고 분위기만 느껴봐.
비가 내리고 있잖아.
빗속에서 우산 속에서 소근거리는 사람들의 대화들로 대신해봐.
음악은 내가 들려줄게.
자기가 해야 할 일은 딱 두 가지 뿐이야.
첫 번째로 눈을 감고
두 번째로 귀를 기울여봐.
사람들의 소곤거림이 가사로 들리기 시작했어?
그럼 내가 틀어준 음악에 맞춰서 흥얼거려봐.
자, 자기야…
자기가 만든 첫 음악이야.”
“자기야… 잠깐만 비가 내리고 있잖아.
그런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해.
음악이나 만드는 건 어때?”
“자기야… 있잖아…
자기가 내 옆에 있는 게 난 그렇게 참 좋은가봐.
기억, 추억 같은 것들은 우리가 사라지면 같이 사라질 것들이잖아.
그래서 난 언젠가부터 사람을 향으로 기억하기 시작했지.
근데 향이란 게 말야. 다른 향으로 교체를 하거나 향을 안 쓴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더라고.
각자 타고난 피부냄새가 있어. 어떤 향초보다 어떤 향수보다 더 향기롭고 매력적인 냄새.
다른 이들은 냄새라고 말하는 걸 난 그 사람만의 향이라고 하지.
누가 뭐라해도 너가 죽어도 좋아하는 향수가 있지?
나도 누가 뭐라해도 내가 죽어도 좋아하는 향수가 있어.
그 향수가 너야.”
“자기야… 미안 내가 말하지 말자고 했는데 말을 너무 많이 했네.
우리 음악이나 듣자.
우리가 만든 음악을 그리고 우리가 만들 음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