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리스트 ‘에드가 노’의 꿈…”대중적인, 너무나 대중적인”

비올리스트 에드가 노(노현석). <사진=헉스뮤직>

[인터뷰] 비올리스트 에드가 노, 크로스오버 앨범 ‘라비앙로즈’ 내고 21일 첫 콘서트

비올라(viola). 바이올린보다는 크고 첼로보다는 작다. 바이올린 소리보다는 낮고 첼로 소리보다는 높다. 그런데 비올라를 직접 본 적이 있는가? 비올라 소리를 들어는 보았는가? 그렇다면 혹시 바이올린과 구분할 수는 있는가?

클래식 중에서도 더욱 대중에게는 낯선 이 비올라를 들고 대중을 찾아 나선 이가 있다. 2년 전 SBS ‘골드미스가 간다’에서 개그우먼 신봉선의 맞선남이었던 비올리스트 에드가 노(32).

“비올라는 ‘노을’ 같다고 해야 할까요. 색깔을 말할 수 없어요. 첼로가 사람 목소리를 닮았다는데 비올라는 더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 같아요. 알려지지 않은 아쉬운 악기죠.”

첫 앨범 ‘장미빛인생(라비앙로즈, La vie en Rose)’을 들고 오는 21일 콘서트를 여는 에드가 노(Edgar Noh, 본명 노현석)가 최근?아시아엔(The AsiaN) 사무실을 찾았다. 편한 복장인데도 스타일이 있는, 부드럽지만 개성있는 목소리를 가진, 비올라와 닮은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은은하게 알아가는, 떠나보낼 수 없는 사람같은, 비올라”

-비올라를 어떻게 하게 됐나.
“중3, 15살 때 시작했어요. 요즘은 초등학생 이전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늦은 편이었죠. 사는 아파트에 마침 비올라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잘 안 맞다고 생각했어요. 당시에는 농구에 빠져 있었는데, 공이 좋아서 ‘던지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점점 비올라가 좋아지더라고요. 연애에 비유하자면, 처음에 불같이 사랑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있고 은은하게 알아가다가 떠나보낼 수 없는 사람이 있죠? 지금 제게 비올라는 후자에요. 떠나보낼 수 없어요.”

에드가 노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나왔고 현재 일본 가나자와오케스트라 객원단원이자 독일 제이드 스트링 콰르탯(Jade String Quartet) 수석 비올리스트다.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대만 유로아시아 챔버오케스트라 객원수석 등으로 각지에서 활동한다. 2008년 오사카 국제체임버뮤직콩쿠르?3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통 클래식 연주자인 것 같은데 이번 앨범은 대중적이다. 그것도 ‘너무’ 대중적이다.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노래들로 채웠다. ‘Over The Rainbow’, ‘Singing In The Rain’ 같은….

“사실 이런 올드팝을 좋아해요. 클래식 연주자라서 고민했는데, 비올라라는 악기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비올라의 ‘소리’를 알리고 싶었어요. ‘쓸쓸함 속 행복’ 이런 느낌. 제게 일순위는 대중이에요.”

“클래식은 기본, 대중에게 친숙한 음악 하고 싶어”

-클래식을 해오지 않았나. 퓨전은 어중간하지 않나.
“그래서 클래식을 포기하지 않아요. 아주 잘하지 않으면 다른 영역에서 인정 안해주고 욕먹거든요.?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요. 기본은?클래식이고 거기서 팝이나 대중음악이 나와요. 앨범은 퓨전을 냈지만 클래식 연주도 해요. 그래서 더 장점이 아닐까요?”

이번 앨범은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다. 플루트, 기타, 클라리넷, 베이스, 드럼, 피아노, 퍼커션 등과 함께 연주했다. 비올라 말고 좋아하는 악기는 뭘까?

“가장 완벽한 악기는 피아노에요. 치는 사람도 멋있고 소리도 멋있어요. 이동이 어려워서 그렇지. 선화예고 다닐 때 피아노가 부전공이었죠.”

그런데 왜 피아노를 안 했냐고 묻자 돌아오는 대답이 다소 엉뚱하다. “어머니가 피아노를 전공하셨어요.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는데, 손등을 올리지 않으면 자로 맞았어요. 맞는게 싫어서 계속 안했어요.”

“한국은 가장 정열적으로 반응하는 나라”

-해외에 연주하러 많이 다녔다. 분위기가 어떤가.
“가장 다른 곳은 독일인데, 클래식의 본고장답게 진지해요. 사람보다도 음악이 더 중요한 거죠. 이태리는 그렇지 않아요. 나중에 진지해도 상관없거든요. 사람이 더 중요해요. 한국? 가장 정열적으로 반응해요. 유럽에서는 정장을 입고 오지만 한국은 편한 복장이죠. 오히려 연주하는 사람들이 대중에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클래식 수준은 어떤가.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클래식이 앞서나가 있는데 한국보다 100년은 앞선 듯 해요. 그러나 한국인들이 세계 콩쿠르에서 많이 입상하는 걸 보면 개인들은 한국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운동도 비슷하죠. 올림픽에서 한국축구가 동메달 딴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데 훌륭한 개인들을 뒷받침해주는 시스템이 좀 갖춰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당장 어떤 것이 필요할까.
“기업의 후원이 없어요. 대기업들이 미술에는 관심도 많고 후원하는데, 클래식은 많지 않아요. 좋아서 하는 후원을 받았으면 좋겠고, 그래야 대중에게 더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앨범은 냈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앨범을 구매하기 보다는 MP3로 다운로드해서 듣는다.
“앨범이 많이 팔리면 좋겠지만, 음악이 알려지는게 더 중요해요. 듣다보면 연주자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을까요.”

이어 그는 “받은만큼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팔아달라고 해서 듣는게 아니라 ‘좋아서’ 듣는 거니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5000장만 팔려도 잘 된건데, 그 이상 넘어가면 환원할 거에요.”

에드가 노는 지금도 신생팀에 악기 줄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연주자들은 한달에 한번, 학생들은 한 학기에 한 두번 줄을 갈아야 하는데 비올라 4줄짜리가 십수만원이란다. 베이스 줄은 50만원이 넘기도 한다. “아프리카 대륙비전 홍보대사를 하고 있는데, 재단에서 만든 대학에서 교사를 돕고 있어요. 음악과 관계없이 나눠야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새벽 2시의 라디오 DJ 되고 싶어요”

크로스오버, 올드팝, 나눔, 대중, 앞으로 그의 꿈은 뭘까?

“라디오 DJ가 되고 싶어요. 새벽 2시쯤의 느낌을 들려주고 싶어요. 빗소리가 창문에 맞는 소리를 매력적으로 들을 수 있는 시간이거든요.”

모든 질문에 나긋이 조곤조곤 말하던 그는 음악보다 말이 더 좋다는 의외의 말을 했다. “말보다 좋은 음악은 없어요. 아무리 잘난 음악이라도 사람 얘기를 따라갈 수 없거든요. 말로 사람을 안다는 거 멋있지 않나요? 제가 라디오 DJ가 되면 비올라도 더 대중화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는 에드가 노, 21일 저녁 8시 서울 삼성동 ‘베어홀’에서 연주될 그의 콘서트가 기대된다. 대중을 장미향으로 물들이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만들어갈 그의 장미빛인생도.

박소혜 기자 fristar@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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