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노, 이 순간 이 음악] 사람냄새 두번째 속엣말

짙게 드리워진 사람냄새가 자욱한?서울역… 사람을 그리워하면 이렇게 남아 있다.

친구의 바뀐 번호를 저장하고 있다.
같은 이름 세 명,
동명이인은 아니고
같은 사람 한 명.

지금 쓰고 있는 휴대폰이 1년 6개월 정도 지나면 새로운 휴대폰이 나온다, 거참
신기해하는 한 명.
결국 6개월 못 기다리고 새로나온 휴대폰
바꾸는 한 명.
휴대폰은 받지만 개통은 하루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 다
느끼는 한 명.
친구랑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 기다리기 싫어서 정확히 맞춰가는데, 휴대폰은 개통시간 3시간 전부터
기다리는 한 명.
개통되자마자 셀카로 화질 확인하고 바로 친구한테 전화걸어 자랑질
하고 있는 한 명.
전화로는 성이 안 차서 결국 저녁 모임
만드는 한 명.
직접 보여주며 친구들 셀카 찍는 모습에
흐뭇해하는 한 명.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만지작만지작
거리는 한 명.
집에 들어와 샤워하고 난 뒤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끼는 한 명.
결국 계약서를 꺼내들고선 위약금부터 휴대폰 단말기값, 한달요금 등 얼마 나가는지 계산하기
시작한 한 명.
후회하면 뭐해, 하면서
잠드는 한 명.
악몽에 시달리며 눈이 번쩍
떠진 한 명.
하루만에 시들해진 새로운 휴대폰의 후광
혼자 놀고 있는 한 명.

결국

후회다.

더 좋은 성능을 가진 녀석(?) 덕분에
홀로 있는 한 명이 되었으니깐.

눈이 아프잖아?!

그때 한번 주위를 돌아봐.
사람들이 뭘하고 있는지.

거울도 없는데
내가 보일 거야.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주소록에 이름을 하나, 둘, 셋, 넷, …백, 이백, 삼백… 계속 셀 수 있는데,

새로운 기계를 만나면
기록장에 하나, 하나, 하나… 밖에 안 돼.
옛 것을 버리게 되니깐.

넌 뭐가 좋니?
난 평생 ‘하나’만을 얘기하며 살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사람냄새가 그립다.

이 순간 이 음악~
심수봉 <사랑밖에 난 몰라>?

“헤어지면 또 바꾸고 싶은 게 기계이고, 헤어지면 또 보고 싶은 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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