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 #54] ‘최초’, ‘최고’ 좋아하는 당신, 이젠 최적입니다

1983년 최초 상용 휴대폰 ‘다이나텍(Dynatac) 8000X’. 

[아시아엔=김희봉 <아시아엔> 편집위원]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고 보기도 어려운 휴대폰이 있다. 크고 무거워 ‘벽돌’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워진 바 있다. 모토로라에서 1983년에 시판한 ‘다이나텍(Dynatac) 8000X’이라는 모델이다. 이 휴대폰은 상용화된 최초의 휴대폰이다.

이처럼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역사 속으로 스며들어간 제품과 기업들이 있다. 사람도 빠지지 않는다. 물론 이와 같은 최초가 없었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를 응용해서 또다른 최초를 만들어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하지만 최초는 이미 지나간 과거다.

제품이나 조직 그리고 사람들이 최초 다음으로 지향하는 수식어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비록 특정 분야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는 내주었지만 최고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해 또는 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는 개인과 조직이 많다. 최고는 최초와 달리 단 한 번에 그치거나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에도 함께 발을 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쉽게 얻거나 유지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최고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또다른 최고가 등장하면서 더 이상 최고가 아닌 경우도 많다. 그래서 오늘날 개인과 조직은 최초와 최고 그리고 최고와 최고가 순환되고 뒤바뀌는 과정 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이나 조직 모두 이와 같은 과정의 한 가운데에 서있게 되면 조급해지기도 하고 불안해지기도 한다. 스스로가 압박을 느끼기도 하고 주변으로부터 받게 되는 시선도 불편함을 가중시킨다.

그런데 우리가 찾고 선택할 수 있는 수식어에는 ‘최적’도 있다. 최적은 과거에서 벗어나 있다. 최적의 중심축은 현재에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미래까지 발을 내딛을 수 있다.

오늘날 최적이라는 수식어는 개인이나 조직 혹은 비즈니스 등 곳곳에서 수요자 중심(on-demand), 민첩함(agile 또는 agility), 하이브리드(hybrid) 등 다양하게 표현되고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표현들은 곧 ‘변화’로 귀결된다. 이를 풀어서 말하면 최적은 곧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개인이나 조직 모두 최초나 최고라는 수식어 하나쯤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지만 자칫 이와 같은 수식어에만 집착하게 되면 과거에 머물거나 빠져나오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개인으로 보면 ‘왕년에’ 혹은 ‘나 때는 말이야’ 등과 같은 과거의 사고방식과 행동에 사로 잡혀 현재와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최초나 최고와는 사뭇 느낌이 다른 최적을 선택해 볼 필요가 있다.

최적이라는 수식어에는 안정적이라는 속성과 더불어 가변적이라는 속성도 내포되어 있다. 이에 따라 지속성도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최적이라는 수식어는 자기인식과 성찰 그리고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관심과 실행력이 있어야 붙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찰스 다윈은 “살아남은 종은 강한 종도 아니고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한 종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170여년 지난 오늘날에도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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