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노, 이 순간 이 음악] 사람이 없다

열쇠만 있으면 사람과 사람, 그 마음의 문이 열릴텐데…. 열쇠가 어딨을까?

열쇠가 없다.
집 열쇠, 자동차 열쇠, 연습실 열쇠… 아무것도 없다.
비밀노트 열쇠까지도 있었는데 말이다.
어떤 녀석은 분명 맞는 열쇠인데, 오랜 시간을 거치며 홈의 생김새가 변해 안 열린다.

“분명 맞는건데 안 맞는 열쇠”

지금은 분명 맞는 건 정말 맞는다. 너무나 잘 맞는다. 이제는?열쇠가 필요없게 됐으니.
띡띡띡띡, 4번이면 된다. 아주 쉽다.
사람과의 관계도 너무 쉽다.

만약
열쇠라는 녀석이 지금까지 있었다면
엄마 찾느라 공중전화박스 찾느라 그날따라 배가 아파 화장실 찾느라 생전 처음 보는 열쇠가게 아저씨와 인사하느라 아휴 다 안되서 옆집에 신세 지느라?그도 안되면 경비실가서 난로 앞에 앉아 고구마 까먹느라….

지금은 이런?”~하느라”가 없다.
사람이 없어서인 것 같다.

열쇠가 없다.
내 주위에 사람이 없다.

열쇠란 녀석이 이런 녀석인 줄은?그땐 당연히 몰랐다.
없어지면 짜증만 나는 열쇠였는데
내가 안 가지고 나와서 내가 잘못한건데

열쇠가 없다.
탓할 내 자신조차,?탓할 사람조차 없다.

냄새나서 만지기도 싫었던 그 냄새가
사람냄새였다는걸 이제 알았으니….

열쇠를 찾고 싶다.

이 순간 이 음악~
글렌 굴드(Glenn Gould) <바하 골드베르크 변주곡(Bach Goldberg Vari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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