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노, 이 순간 이 음악] 본능이 주는 계시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리~!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샤워를?시작했다
자그마한? 방안에? 나밖에 없다는? 생각에 갑자기? 외로워져서
반신욕을 했다 아주 오랜만에
얼굴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시계를 봤다
25시 56분…
난 그렇다
그래?4분만 더하면 00으로 끝나잖아
깔끔하잖아?
이것도 결벽증의 일종인가?
모르겠다 상관없다
근데 참?시간 안간다
모르고 할 때는 시간, 참?빨리 가는데
알면 알수록?천천히 가는 녀석이
시간인?것 같다
4분이 정말 길었다
숨은? 턱턱? 막히고 정말?죽을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겨우 참았다
정확히
분침이 12를? 가리키고 있었다

큰 숨을? 푸욱? 내뱉었다

약간?어지러움이?느껴졌다
뭐 5초만?지나면? 괜찮아진다
본격적으로 몸을 깨끗이 만드는 작업에 들어간다
항상 하던 식으로
샴푸를 쭉 짜서 머리를 감고
린스는 안한다
그냥 모르겠다 귀찮은 건가?
그리고는?바디 샴푸를?쭉?짠다
오늘은 그냥?손으로 닦고 싶다
다른 물체를?이용안하고?손으로
그럼?뭔가 좀?다른 느낌이 난다

약간 변(?)스럽지만 기분이?오묘하게 환상적인 느낌이 난다

몸이?너무 나른해져서?급하게 마무리를?짓는다
수건으로 대충 물기를 제거한다
그러고는?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향초 5개를?여기저기 놓고 불을 켠다
난 아직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살짝살짝 훔쳐보기까지 한다
하지만? 난 끝까지 모른 척한다
아직은? 대놓고 보진 않는다

왜?(아직은 대답을 할 때가 아니다)

음악을 틀어야 한다
오늘은?뭘 들을까 고민한다
그리고는 하나를 꺼내들었다
속으로 얘기했다
“역시?여름을 들어서는 이 순간 이? 음악이 최고지”

프랭크 시나트라의 캐롤 음반

아직도 난 아무 것도 입지 않았다
그러고는? 방문을? 연다
살짝 눈치를 살핀다? 거실에 누가 있나 이러면서
다행이 불이 꺼져 있고 인기척도 안 느껴진다
그 순간에도 난 입을 생각이?조금도 없다
냉장고문을 연다
순간 생각하나가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지금은?와인인가?”
결국은? 맥주를?꺼내든다
시원한 정도를?지나?너무 차가운? 맥주를
며칠을?냉장고 안에 있었으니 그럴 수밖에
나른해졌던?내 몸이 반응을?시작했다
갑자기 차가운 놈을 만져서 그런가 보다

그때?또한번 변(?)스럽지만 기분이 오묘하게 환상적인 느낌이 난다

혹여나 누가 봤을까 헐레벌떡 방안으로 들어온다
내가 방안을 만들어놓은 상황을 보며 저절로 한쪽 입꼬리가 올라간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책을 고르기 시작한다
아직도 난 아무 것도 입지 않고 있다
내 몸의 물기는 완전히 피부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피부가 맛있게 잘 먹었다고 얘기 하는 것 같다
책을?아주 쉽게 골랐다
장편소설? 단편소설? 시집? 수필집? 아니, 만화책
한쪽만 올라갔던 입꼬리가? 빨간색 입술다리를 지나 건너편에 있는 이웃동네 입꼬리와 수평을 이뤘다
침대로 간다
벽에 베개 2개를 겹쳐 기대놓고 앉는다
이불은 살짝 발쪽에만?덮어놓는다
처음으로 내 몸에 다른 것이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관심없던?내 몸에 대놓고 눈이 간다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다
전신 거울로 간다
방향을 요래요래하며?몸을 움직인다
마지막으로 엉덩이에 시선이 멈춘다
속으로 하는 얘기가 아니고 겉으로 내뱉는다
“왜 옷을 입으면 이만큼 볼륨이 안 보이는 거지? 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침대에 앉는다
왠지 모를 자신감 때문에 이불을 덮지 않는다

만화책, 맥주 그리고 음악이 날 덮기 시작했다
아직 아무 것도 입지 않은? 내 몸을
마지막으로 창문을 연다

이렇게 오늘의 하루가 이렇게 ‘끝’나가기 ‘시작’한다

이 수많은 문장 중에 당신이 계속 생각나는 문장이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다”이거나
“전신거울로 간다”이거나
“마지막으로 엉덩이에 시선이 멈춘다”이거나
“왜 옷을 입으면 이만큼 볼륨이 안 보이는 거지? 흠…”
이것이라면? 당신은

연애를 오랫동안 멈추고 있는 여자일 것이다
읽으면서 “풉”거리면서 웃었을 것이고 당연히 비웃기도 했을 것이고

잠깐 잠깐…… 나 아직 말 안 끝났어
내가 얘기 하고 싶은 게 뭐냐고?
지금 하려 하잖아

“당신 아직 살아있네, 살아있어”

이말이었어

연애를 시작하세요? 당신…. ^^

이 순간 이 음악~
Nat King Cole <Cach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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