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노, 이 순간 이 음악] 쓸쓸한 행복 한 구석엔 미안함이…

각자가 입력해서 나온 초록선이 과연 맞는 길일까? 아는 곳이라면 더 빠른 길도 있잖아? 꼭 알려주는 대로 갈 필요는 없잖아? 친구야, 오늘 하루는 네가 제일 잘 아는 길로 가 봐. 그랬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넌 지금 행복하니?

나?

음… 그, 그런 것 같은데? 왜 갑자기?

아, 그냥 갑자기 걷다가 생각이 나서
뜬금없네 내가 생각해도… 미안

아, 아니야. 미안할 것까지는 없는데
너, 무…무슨 일… 있….

아니 아니 없어, 그냥 그런 거야, 신경쓰지 마.

나한테 행복이란 걸 물어보는 친구의 뒷모습에서
오히려 쓸쓸함이 보였다.
외로워 보이진 않는다.

그 순간
길 강아지 한 마리가 지나간다.
눈이 펑펑 내리는 이 순간
내 바로 앞에 와서야 길 강아지임을 알 수 있었다.

눈…이라는 친구가 길 강아지를
내 시야에서 1미터 떨어뜨려 놓았을 때만 해도
새하얀 반려견처럼 보였었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 밖에서 지낸 강아지였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내 친구는
가려지지가 않는다.
너무 짙게 나와, 나도 어떤… 아니 그 흔한 말도 하지 못했다.

친구가 택시를 타고 갔다.

행복…을 물어봤는데
쓸쓸해…라고 답하지 않았던 것이
미안해…지는
이 느낌은 뭘까.

미안해…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미안해.

힘내…라는 두 글자라도 말했어야 했는데
내가 눈치가 없었네.

미안해.

이 순간 이 음악~
Andre Gagnon <Comme Au Premier J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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