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노, 이 순간 이 음악] 욕심장님

아무 욕심 부리지 않고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것을, 왜 그 순간은 모를까….

“공부 잘해?

아니

그럼 운동 잘해?

아니

음… 그럼 꿈이 뭐야?

없어.

꿈이 없어? 너 지금 초등2라고 했잖아. 진짜 없어?

응 없어”

주사랑공동체라는 곳에 다녀왔다.
버려진 장애아, 사생아 등 많은 아이들이 있었다.

내가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주사랑공동체를 찾게 됐다.

태어나자마자
행복이라는 단어를 듣지도 느끼지도 배우지도 못한 채
버려져서 와있는 아가들

그중에 나이가 제일 많아 보이는 아주 활발한 친구가?눈에 보였다.
한 10살쯤 되보이는 여자아이
내 손을 잡고 구석구석을 소개시켜주고
아가들 이름 얘기 하면서 어루만져주는
한 10살쯤 되보이는 여자아이

물어보진 않았지만
이곳에서 제일 오랫동안 지내 온 친구인 것 같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을 보여주겠다고 내 손을 잡고 끌고 간다.
엄청 좁은 공간으로 들어갔다. 계단이 보이기 시작한다.
몸을 구겨 넣으면서 올라갈 수 있는 그 계단을 한계단씩 올라가니
문이 보인다.
철컥 하고 문이 열린다.
이쁘게 놓인 탁자와 의자가 있다.

너무 이뻐서 보자마자
“우와 여기 너무 이쁜공간인데?” 라고 하자
여자아이가 “목사님이 만들어 준 꿈동산”이라고 한다.

멋있었다
이뻤다
행복해 보였다

난 이왕 물어보기 시작한 거
아이에 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몇살이야?
초등학교 2학년

어른이네? 하하 공부 잘해?
아니

그럼 운동 잘해? 막 잘 뛰어 다니는거 보니 잘할 것 같은데
아니

음… 그래? 그럼… 꿈? 꿈이 뭐야?
없어

없다고? 초2라며… 슬슬 꿈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때 아닌가? 음… 그럼 되고 싶은 건 있어?
아니
.
.
.

한 1분 지났나? 대뜸 대답을 이어간다.

난 그저 정말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
이게 내 꿈이라면 꿈이야.

(뒤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다)

그러더니 갑자기 막 또 뛰어놀기 시작한다.

맞다. 그랬었다
저 친구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배우지도 알지도 못한 채로
이곳으로 어쩔 수 없이 오게된 친구였다.

(내가 왜 그랬을까?)

너무나도 사회에 찌들어 있는 나의 질문과 예상답안을 생각하고 물어봤던 것이다.

난 요즘
사회생활을 하면서 욕심이 자꾸 생겨,?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던 터였다.
나의 욕심이 정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그래, 우주 끝이 어딘지 내 눈으로 직접 한번 보자”라고 외치고 다닐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 순간 저 아이한테 한방 맞은 것이다.


장애아로 태어나지도
부모님 없이 지내오지도 않았다.
“다른 건 다 필요없고, 성공을 할거야. 무조건 성공할거야”만 생각하면서 35년간 살아왔다.

여자 아이는
마음의 상처를 받은 장애아로 태어나고
부모님이 없이 지내왔다. 하지만
그 아이 입에서
“다른 건 다 필요없고, 평범하게만 살고 싶다”고 얘기 한다.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태어나고 살아왔는지를 알게 됐다.
하지만 그 행복을 내 스스로 파괴하고 있었다.
행복을 갖고 태어 났는데
무슨 행복이 더 필요하다고
욕심이란 욕심은 다 부리면서 말이다.
(행복을 갖고 태어난) 가진 자의 터무니 없는 욕심으로 행복을 가리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태어나고 살아왔는지를 10살짜리 여자아이가 알게 해줬다.

아프지 않게 태어나서 부모님과 같이 지내고
결혼을 하고 이쁜 아가들을 낳아 함께 지내고
나이들어 병 안 걸리고 마무리를 짓는게 제일 행복한 것을

(내가 스스로 행복을 지우고 있었어……)

내가 이 곳에 봉사하러 왔었다, 하지만
내가 마음을 못보는 봉사였다.

내가 이 곳에 봉사하러 왔었다, 결국은
이곳에 한 여자아이가 내게 봉사를 하고 갔다.

이 순간 이 음악~
이광복 <심청가 중 눈 뜨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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