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노, 이 순간 이 음악] 조용히 네 말 다 들어줄게
나, 지금 이 순간? 너무 괴로워 미치겠어.
포기하고 싶어, 진심이야.
근데 한 가지 약오르는 게?있어.
시간이란 놈은?무심하게도 그냥?흘러가더라.
난 정말 괴로워 미치겠는데
정말 약올라.
난 지금 너무 힘들고 괴로워 미치겠는데 말이야.
안좋은 생각까지도 했어.
마지막이라는 기분으로 제일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했지.
나 지금 괴롭다고,
근데 괴로운 정도가?도를 넘어선 것 같아. 어쩌지?
한참을 듣더니 친구가 하는 말.
그냥 괴로워해, 네 맘대로 해, 그냥 죽어버리든지 말든지, 그건 네 인생이잖아.
내가 지금 널 받아줄?여유가 없다. 나도 힘들어, 이만 끊자, 라고 하는 거야.
그 순간?멈칫했어.
그러면서 생각했지.
난 친구가?나의 이런 모습을 알아봐줬으면 싶어서 전화했었나? 하면서 말이야.
난 괴로워 미치는 순간까지도 남이?알아봐줘서?저절로 해결이 되길 바랐나봐.
그럼?그 친구가 날 위로해주면서 그냥?술로 서서히 마무리 지으려고 말이야.
그 순간?부끄러워지기 시작했어.
고작 술로 끝내려고, 죽고 싶은 심정을 친구한테 토해낸 내 자신한테 말이야.
헛짓한 김에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내게 물었지.
괴로움이라는 기분이 한번 발동 걸리면 얼마나 지속될 것 같아?
행복한?기분보다 더 오래 갈 것 같아?
아니면, 현실적으로?암 말기인?분들보다?더 괴롭겠어?
불과 몇달 전 일이야, 한 친구가 있었어.
서로 바빠 연락도 못하며 지낸지 10년 정도 됐었지. 하루가 멀다하고 같이 일했던 친구였어.
어느날?다른 친구한테 전화가 왔어.
“너 기억나??예전에?왜 음반작업하고 연주도 많이 했던 그 친구 말이야.”
그래서 내가 “아 맞아,?그 친구.?응 기억나,?갑자기 왜?” 그랬더니
친구의 말 “간암 말기래”.
병문안을 갔어.
그 친구가?놀라더라. 내가 나타나서 그렇다면서?웃더라. 웃음이 해맑았어.
근데 그것도 잠시. 그 친구가 어렵게 날 봤다며 누워있던 몸을?앉으려고 일으키는 순간
그 친구의 해맑은 웃음이?나에게는 눈물로 바뀌었어.
베갯잇엔 그나마 남아 있던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떨어져 있는 거야.
난 울음을 삼켰어, 울 수가 없잖아. 어떻게 울어.
그런데 정말 내 마음을?찢어지게 한 게 있어.
더 오래 있기 힘들어서 가겠다고 했는데 때마침?그 친구도 무슨 검사를 해야 한다며 간호사가 들어 왔어.
다른 침대로 옮겨져 누우면서 친구가 그러더라. 내 눈을 본 것인지 내 마음이 보인 것인지는 모르지만
“나 진짜?하나도?안 아파. 나 곧 정말로 완치는 모르겠지만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아. 몸이 한결 가벼워졌어”
이러면서 내게 위로를 해줬어.
아프지도 않은 나에게 오히려 말이야.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뒤, 친구는 다른 세상으로?긴 여행을 떠났지.
난 그 친구의 얘기를 믿지 않았었어. 말기 환자였고, 겉으로 보기에도 상태가 안좋았으니까.
근데 그 친구가?나한테, 아니 10년 만에 갑자기 나타난 나에게, 정상인 나한테, 위로를 해주고 간 거야.
있잖아,
술로 끝낼?괴로움이라면 잠깐 넣어 두자.
암말기였던 그 친구도 행복한 생각만 했었잖아.
네가 괴로움의 끝에 있는 것 같아? 그렇게 죽고 싶어?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는 사람들도 있는데 꼭 그래야겠어?
알아.
지금 네가 정말?많이?괴롭다는 것 알아.
그래서 그런 식으로?쉽게 말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을거야.
그래도 우리 잠깐 넣어 두자. 억지로라도.
지금 그 순간?제일 행복했던 순간을?떠올리는 건? 아니면 생각만 해도 행복한 것들을
1초, 3초,?상관없어 0.1초라도 되새겨보는 건 어때?
분명히 있을거야.
잊고 있었던 거야, 지금. 너라서, 네가 처한 상황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거야.
그러고도 도움이?안된다면
얘기해.
조용히?네가 하는 말?다 들어줄게.
이 순간 이 음악
최백호 <내 마음 갈 곳을 잃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