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만해상 쿠웨이트 수아드 알사바, 캄보디아 아키라
2012만해상 印度 獨逸 프랑스 한국 등 6개국서
이슬람교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망라해 선정돼
만해사상실천선양회(이사장 조오현 신흥사 조실스님)는 3월1일 2012년 만해상심사위원회를 열어 문예상 부문에 쿠웨이트의 수아드 알 사바(70) 시인을 선정하는 등 모두 7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평화부문 △아키 라(캄보디아 평화운동가) △송월주 스님(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실천부문 △르네 뒤퐁 주교(천주교 안동교구 전 교구장)
△커트 그리블(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시장)
△오타니 몬슈 고신 (인도 우타라칸드주 불교부 장관)
*문예부문 △수아드 알 사바(쿠웨이트 시인) △김재홍 문학평론가
시상식은 오는 8월12일 만해축전 기간 중 열린다. 역대 주요수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과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 이란 변호사(이상 평화상)와 월레 소잉카 나이지리아 시인(문학상) 등이다.
문예상 수아드 아랍여성 최초 수상···김재홍 경희대 교수도
수아드 알 사바 쿠웨이트 시인은 왕족출신의 최고 엘리트이면서도 계층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자비를 베풀며 특히 시를 통해 여성들에 대한 따뜻한 인간애를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는 아랍권의 문화운동과 문학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하며 가장 널리 읽히는 중동여성으로 꼽힌다. 동시에 노벨문학상 후보에 가장 접근한 아랍 여성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아드 알 사바는 이집트 카이로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1981년 영국 써리대학에서 “쿠웨이트 경제위기 분석”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시는 아랍민족주의, 어린이와 여성인권 및 인류평화를 주로 다루고 있다. 그는 “시는 문학의 중요한 한 장르로서 소외되고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이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 발간한 <Will you let me love my country> 시집은 걸프전쟁을 풍자하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의 시가 대중과 함께 예술가, 학자 등 식자층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이유다.시인은 1961년 이후 모두 15권의 시집을 발간했다.
<아침 섬광> <내 인생의 순간들> <소원 한 가지> <내 사랑하는 아들에게> <장미와 권총의 대화> <사랑의 시> <바다구경을 한번 못하는 여인> <나를 태양으로 데려가 주오> <분노의 꽃들> 등. 시인은 ‘튀니지문화훈장’ ‘쿠웨이트문학예술 대상’ ‘팔레스타인 협력기장’ 등을 수상했다.
수아드 알 사바 시인과 함께 문예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재홍(65) 문학평론가(전 경희대 국문과 교수)는 한국 현대시 연구의 권위자로 현대시 이론연구와 비평적 성찰에 앞장서 왔다. 그의 비평활동은 현대시의 미학적 가치를 심도 있게 분석한데 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가했다. 그는 1991년부터 시문학 전문 계간지 <시와 시학>을 발간하고 있으며 ‘한국현대시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만해실천상 수상자로 선정된 아키 라(42)는 캄보디아의 지뢰제거 전문가다. 캄보디아에서 지뢰퇴치에 앞장서고 있는 아키 라는 캄보디아 전국에 묻혀있는 대인지뢰를 제거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1990년대 초 유엔의 일원으로 캄보디아 일대에 묻혀있는 지뢰제거사업에 참여했다. 그는 1993년부터 현재까지 독자적으로 지뢰제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키 라는 “과거 나는 한달에 4000~5000개의 지뢰를 심었다”며 “앞으로 캄보디아 전역의 지뢰를 모두 제거할 때까지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20명 정도로 이루어진 팀을 이끌고 캄보디아의 울창한 숲 속을 다니면서 귀신처럼 지뢰를 찾아낸다. 진흙이 잔뜩 묻어 있어 육안으로 잘 구분이 가지 않는 물체도 그는 단번에 지뢰임을 알아낸다.
그는 자신의 생일을 모른다.?어릴 때 부모님과 떨어졌고,?크메르 루주(Khmer Rouge)에 끌려가서 소년병이 됐다. 그의 아버지는 교사였는데 갑자기 도로 닦는 일에 징집됐다.
폴 포트가 이끄는 크메르 루주 정권 하에서 교사, 의사, 학자, 예술가 등은 전부 다 공공의 적이었고 죽여 마땅한 사람들로 여겨졌다. 처참한 살육이 계속 진행되는 동안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고아가 되었고 크메르 루주는 그들을 소년병으로 썼다. 그들 중 하나였던 아키라는 살기 위해 총을 잡아야 했고 지뢰를 심어야 했다.
캄보디아 당국은 아직 400만~600만 개의 지뢰가 묻혀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약 6만3000건이 보고되었으며 이 가운데 1만9000명이 사망했다. 캄보디아는 인구 290명당 1명이 다리가 없는 장애인으로,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 그는 “내 조국 캄보디아가 좀 더 안전해지는 것, 그래서 사람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송월주 스님은 북한돕기 등 공로로 평화상에
아키 라와 함께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송월주 스님(78)은 현대 한국불교계의 지도자로 불교개혁을 주도하고 북한 및 해외의 가난한 이들을 구제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2003년 지구촌공생회를 설립해 캄보다이, 미얀마, 라오스 네팔 케냐 몽골 등의 교육 지원 및 생활환경 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월주 스님은 1980년 10월 당시 군사정권에 의한 불교탄압에 맞서다 보안사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으며 90년대 중반 이후엔 기아에 시달라는 북한동포 돕기운동을 펼쳐왔다.
실천부문 뒤퐁 신부, 아우크스부르크 시장, 인도 우타라칸드주 불교장관
실천부문 수상자인 르네 뒤퐁(83) 천주교 전 안동교구장은 1953년 사제 서품을 받고 이듬해 한국에 와 가난하고 소외된 한국농민과 사랑과 고통을 나누고 있다. 특히 유신정권 말기인 1979년 이른바 ‘오원춘 사건’때 카톨릭농민회를 지원하며 한국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도 크다. 실천부문 커트 그리블(48)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시장은 종교개혁의 중심도시인 아우크스부르크 시장에 2008년 취임한 이래 평화축제, 문학축전, 세계여자축구 월드컵 개최, 종교평화회의, 터키인의 독일이민 50년사 등을 주관하며 세계적인 평화도시 구축에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오타니 몬슈 고신(32) 인도 우타라칸드 주정부 소수위원회 위원 겸 불교부장관은 불교의 자비정신에 따라 인도 및 티베트 난민 구호활동과 노인을 위한 집짓기 프로젝트를 펼치며 불교부흥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