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詩香] 한 걸프 여자의 비망록

?????????????????????????????????? 한 걸프 여자의 비망록

1
나는 걸프 여자입니다
입술 사이로 적도가 지나가는 걸프의 여자입니다
그녀의 ‘다셔다샤’ 실밥 위로 모여듭니다
진주잡이 배들이
바다 새들이
여름 밤의 별똥별들이
알라의 정원들이…

2
나는 늘 푸른 연꽃나무입니다
불로 달구어진 동(銅)으로 만들어진 과일입니다
달콤한 선잠의 꿈 속에 나타나는 꽃입니다
나는 유목민의 자손입니다
당신에게서 사랑을 배우기 위해
중국해를 건너 당신을 찾아 온 여자입니다
그러니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주세요…

3
나는 걸프 여자입니다
천일야화 책에서 뛰쳐나온
부족 공동체를 버리고 나온
사자(死者)들의 포위를 뚫고 나온 걸프 여자입니다
나는 ?당신과 함께 있을 때에 만큼은-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당당하게 맞서는
대지의 인력을 힘차게 이겨내는 저항하는 여자입니다
나는 절반의 해방을 거부하는 여자입니다
그러니 나의 혁명을 축도해주세요…

4
나는 걸프 여자입니다
하반신은 물고기
상반신은 여자
나는 피리, 나는 ‘루바바’, 나는 쓰디쓴 커피
나는 길 잃고 유랑하면서
나는 말발굽으로 자유의 시를 쓰는 망아지입니다
나는 푸른 바다 위를 떠 다니며
가공의 이야기를 갈기갈기 찢을 때까지
절대 안식을 취하지 않는 비수입니다

5
나는 걸프 여자입니다
모든 이에게 빵이
모든 이에게 비가
모든 이에게 사랑이 채워지도록
발톱을 곧추 세워 싸우는 여자입니다
나는 걸프 여자입니다
바다의 짠 물과
심해의 도도한 해류와
상어 이빨을 가진 남자들과
비밀 경찰의 감시에 맞서 싸우는 저항하는 여자입니다

6
나는 걸프 여자입니다
나는 성숙한 여자입니다
나는 건전한 여자입니다
나는 올바른 여자입니다
나는 귀여운 부족장입니다
나는 낙원입니다
만약 오늘 하루 당신이 나를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당신의 조국이 되어 줄 것입니다

7
나는 당신을 마치 발찌처럼 걸고 다니는 집시여인입니다
길고 동으로 만든 발찌
나는 당신을 이 세상 끝 경계까지
열반의 문턱까지, 끌고 갑니다
새하얀 눈을 녹이는 사람이여
당신은 향수의 기억을 녹이고
나의 기억마저 녹입니다

8
나는 여성의 연약한 붓으로 당신을 위해 쓴 송시입니다
나는 당신의 종달새
나는 당신의 섬
나는 당신의 교회당
그러니 당신을 향한 나의 연민의 종소리를 들어보세요
당신이 원하는 시간에 주저하지 말고 나의 방문을 두드리고,
나의 속눈썹 위에
당신의 슬픔을 거세요
<詩/畵 수아드 알 사바, 번역 이동은 한국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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