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詩香] 바다에 핀 한 송이 장미
바다에 핀 한 송이 장미
1
쿠웨이트, 쿠웨이트
시간이 유영하는 항구
사랑의 오아시스, 안전 지대
위대한 국민
자비로운 주님
그리고 젊은이들이 울타리를 쳐 지키는 땅
2
쿠웨이트, 쿠웨이트
거울처럼 반들반들한 해변
매일 아침 우리에게
수 천의 선물을 나눠주는 바다
내 아버지의 홍차와
내 어머니의 미소
나의 지갑과, 곱게 딴 내 머리카락
등교 직전에 마시는 우유
내 첫 사랑을 기록한 일기
폭풍처럼 나를 불사른다
3
쿠웨이트, 쿠웨이트
나는 너에게서
내가 있는 곳에서 내 가슴으로 베일을 벗겨 낼 것이오
나는 너에게서
내 머리카락으로 장미꽃을 거둬낼 것이오
나는 내 마음 속 깊이 새겨진 문신을 지울 것이오
마지막 날까지
마지막 날까지
내 생애 마지막 날까지
4
쿠웨이트, 쿠웨이트
바로 여기서 신밧드의 모험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여기서 바다 꽃이 만개했습니다
‘마지드’의 자손이
별을 따기 시작했고 야자열매를 수확하기 시작했습니다
모험의 시기에 국가를 건설했고
바로 여기서 시와 야자수를 물로 세정했습니다
바로 이 아랍해로
그러자 ‘라밥’이 우리가 정한 약속장소로 왔습니다
5
쿠웨이트, 쿠웨이트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상 만인에게 빛을 비추는 태양 같은 존재인 당신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대지와 같은 존재인 당신을
굶주린 자들에게 밀알을 나누어주고
시름에 잠긴 사람들과는 걱정을 나누고
열혈 혁명가들과는 상처를 나누는 당신을
6
쿠웨이트, 쿠웨이트
당신은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였습니다
당신은 사랑으로 자손을 키웠습니다
당신은 아랍주의의 싹을 틔웠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쿠웨이트여, 과거에 그랬듯이
곧게 뻗은 야자수처럼
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우리 가슴에 남아 있기를
길을 잃은 목자의 불빛이 되어주시고
고단한 방랑자의 베개가 되어주시고
또한 어머니가 그러하듯
두 팔로 꼭 안아주세요
7
쿠웨이트, 쿠웨이트
나는 당신의 순수한 미소와
당신의 환한 웃음을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의 고단한 침묵과
당신의 우수에 젖은 눈을 사랑합니다
머나먼 타지에 있을 때면
나는 당신의 강과 산을 그리워합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늘에 천둥번개가 쳐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지금보다 더 큰 위험이 닥치면 당신은 얼마나 더 사랑스러워질까요?
8
쿠웨이트, 쿠웨이트
아랍세계가 ‘말’할 권리를 박탈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저 아름다운 새, 비둘기의 소탕을 명했습니다
우리는 ‘말’할 권리만을 주창하는 철새
우리는 교육받은 철새
만약 우리의 머리를 검열하고 우리의 몸을 구속하면
우리는 전사(戰士)의 ‘말’로 시를 지어
압제 정권을 모조리 패퇴시킬 것입니다
나의 조국 쿠웨이여
예전처럼 철새들의 도래지가 되어 주기를
시인들과 가수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기를
그것이 곧 나의 바람이요 행복입니다
나의 조국 쿠웨이트여 순교자들의 무덤이 되어주기를
아랍의 대의를 건 전쟁의 전사자들의 안식처가 되어주기를
그것이 곧 나의 바람이요 행복입니다
나의 조국 쿠웨이트여
어둠을 깨고 희망찬 아침이 밝아 오고 성난 파도가 몰아치는
경이로운 자유의 섬이 되어주기를
그것이 곧 나의 바람이요 행복입니다
나의 조국 쿠웨이트여
신선한 바람이 드나들 수 있는 창문이 되어주기를
그것이 곧 나의 바람이요 행복입니다
그러나 과학의 시대가 우리에게서
하늘을, 가방을, 여행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달빛 아래 감옥으로 쳐 넣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