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한민국 최악의 ‘공공의 적’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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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공공의 적’(公共의 敵)이라는 말이 있다. 이를 소재로 한 영화도 몇 편 나왔다. 악착같이 돈과 권력을 끌어 모아 세상의 못 된 짓은 다하다가 정의의 사도에게 징치를 당하는 권선징악의 내용이다.

대구에 엄청난 부자가 있었다. 재산이 너무 많아 밤마다 새벽이 가깝도록 수판을 놓는 소리에 건너 방에서 자는 며느리 잠을 설치게 할 정도였다. 그는 쓸 줄은 모르고 모으는 데만 온 신경을 쏟아부었다. 굉장한 거부가 되는 것 같았다.

그는 재산이 축 날까 겁나서 자녀와의 사이에도 좋지 못한 얘기들이 오고가는 일들이 있을 정도였다. 그는 돈을 모으고 또 모았다. 그러다가 인생도 늙어버렸다. 아들은 아버지를 떠나 멀리 미국으로 가버렸다.

아내마저 잃게 되었다. 젊은 여인을 다시 아내로 맞이하였으나 쌀독의 열쇠까지 자기가 쥐고 끼니때마다 쌀을 자신이 직접 퍼내 주었다. 결국 가족들의 공공의 적이 됐다.

그가 죽자 그 많던 재산은 온데간데 없고 시신마저 둘만한 장소가 없어서 길바닥에 방치되었다고 한다.

미국에 ‘마이더스의 모임’이 있었다. 1923년 시카고 에드워드 비취 호텔에 7명의 미국 부자들이 모였다. 이 모임 사람들의 재산이 당시 미국 전체의 국고보다 더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모임 이름이 ‘마이더스의 모임’이 됐다고 한다. 무엇이든지 손만 대면 금으로 바뀌었다는 전설의 왕, 마이더스의 이름을 딴 것이다. 황금을 가장 많이 가진 7인의 신화적인 만남이었다. 미국의 온 매스컴이 이 에드워드 비취 호텔에 집중됐다. 이목을 집중시킨 모임 참석자들은 모든 이의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25년이 지난 다음에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았다. 미국의 제일 큰 강철회사 사장이던 찰스 샤브는 거지로 죽었다. 농산물 곡물 수집업을 해서 거부가 된 아더 퀴터도 역시 거지로 죽었다. 뉴욕은행 총재였던 리차드 위트니는 중죄를 짓고 감옥에서 복역하고 있었다.

미국의 재무부 장관까지 지냈던 엘버트 홀은 사기죄로 감옥에 들어갔다가 풀려나 몸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국제은행 총재였던 네언 훼저와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큰 회사 사장이던 제시 리버모우는 자살했다. 또 미국 부동산 대표 거부이던 이반 쿠버는 자살 미수로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돌보아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들 모두 물질적으로는 누구보다도 풍족했지만 재물을 모으느라고 너무나 많은 원성을 사 그야말로 공공의 적이 돼 비참한 말로를 맞이했던 것이다.

진정한 부자가 되는 방법 한 가지가 있다. 내일 할 일을 오늘 하고, 오늘 먹을 것을 내일 먹는 것이다. 일을 한다는 말은 돈을 번다는 말과 같다.

또 먹는다는 것은 돈을 쓴다는 말과 같다. 그러기 때문에 이 속담은 열심히 돈을 벌고, 쓰기를 덜 하라는 뜻이다. 내일 일을 오늘 한다는 것은 오늘 할 일을 다 하고, 내일 일까지 하는 것이니 두 곱의 돈을 번다는 뜻이고, 오늘 먹을 것을 내일 먹는다는 말은 돈을 되도록 적게 쓴다는 뜻이다.

이렇게 근면성실하게 번 재산을 세상을 위해 정당하게 쓰는 것이다. 그것을 바로 공덕이라 한다. 이 공덕이 산 같이 쌓이면 인천대중(人天大衆)이 도와 세세생생(世世生生) 영화를 누리는 진정한 부자가 되는 것이다. 돈을 벌되 베풀지 않으면 공공의 적이 될 우려가 있다. 그리고 자칫 내생엔 금사망보(金絲網報)를 받아 땅 속에서 살지도 모른다.

<손자병법> 중에 ‘인간의 적’이라는 것이 나온다.

①가장 무서운 사람은 나의 장단점을 알고 있는 사람이고, 가장 경계해야 할 사람은 두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이며, 가장 간사한 사람은 타인을 필요로 할 때 이용하는 사람이다.

②가장 나쁜 친구는 잘못한 일에도 꾸짖지 않는 사람이고, 가장 해로운 사람은 무조건 칭찬만 해주는 사람이며,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사람이다.

③가장 거만한 사람은 스스로 잘났다고 설쳐대는 사람이고, 가장 가치 없는 사람은 인간성이 없는 사람이며, 가장 큰 도둑은 무사안일하며 시간을 도둑질하는 사람이다.

④가장 나약한 사람은 약자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고, 가장 불쌍한 사람은 만족을 모르고 욕심만 부리는 사람이며, 가장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이다.

⑤가장 불안한 사람은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는 사람이고, 가장 가난한 사람은 많이 가지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며, 가장 크게 후회할 사람은 부모께 불효하는 사람이다.

⑥가장 어리석은 정치가는 물러날 때를 모르는 사람이고, 가장 무서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며, 가장 파렴치한 사람은 아는 사람에게 사기 치는 사람이다.

2500년 전 손무(孫武)의 혜안이 놀랍지 않은가? ‘인간의 적’이라고 손가락질 받으면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자고 이래로 공공의 적은 파멸되었으며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버려야 한다. 재색명리(財色名利) 중 하나라도 움켜쥐면 오만하지 말고 세상을 위해 베풀라는 뜻이다.

주자(朱子)는 “가시나무는 쳐내도 다시 자라나는데, 지란(芝蘭)은 길러도 죽기 쉽다”고 하였다. 이 말은 우리가 선행(善行)은 하기 어렵고, 악행(惡行)은 범하기 쉽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우리는 악심(惡心)은 처음 날 때 끊어버리고, 선심(善心)은 놓치지 말고 잘 길러 수만 생 불종(佛種) 선근(善根)이 뿌리 깊이 박히도록 힘써야 한다. 이것이 한 생 살아가면서 공공의 적을 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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