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열린 마음, 닫힌 마음, 갇힌 마음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인간관계에서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다. 아마도 그들의 마음속에 조화(調和)가 결여된 탓이 아닐까? 조화로운 인간관계란 주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받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면 상대는 문을 열지 않는다.
인간관계에 조화를 이루려면 내가 먼저 마음 문을 열면 된다. 내가 먼저 정신 육신 물질로 주면 되는 것이다. 주는 마음이 바로 열린 마음이다. 열린 마음이란 내 것을 고집하지 않고 남의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열린 마음의 시작은 나를 낮추는 것이다. 낮추면 부딪칠 일이 없다. 나를 낮추고 또 낮춰 저 평지와 같은 마음이 되면 거기엔 더 이상 울타리가 없게 된다. 벽도 없고 담장도 없다. 거기엔 아무런 시비도 없다. 갈등도 없고 장애도 없다. 울타리가 없으면 거칠 것이 없다.
주는 마음이 열린 마음, 열린 마음이 자유로운 마음이다. 열린 마음이 강한 것이다. 아무 것도 지킬 게 없으니 누구와도 맞설 일이 없기 때문이다.
옛날에 어떤 일이든 매사에 불만이 가득하여 남을 원망하며 늘 투덜거리는 스님이 있었다. 남의 좋은 면이나, 좋은 말은 하지 않고, 남을 비난하고, 자신의 잘못 된 것은 모두 타인의 원인으로 돌렸다. 어느 날 큰스님이 그를 불러서 소금을 한 줌 가져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소금을 물 잔에 넣어 저어서 마시라고 했다. 영문도 모른 젊은 스님이 맛을 보고 있는데 큰스님이 물었다.
“맛이 어떠나?” 인상을 찡그리며 “어휴! 짭니다. 왜 이 짠 소금물을 마시라고 하십니까?” “응! 그래?” 큰스님은 다시 한 줌의 소금을 가져오라고 하시더니 근처 호숫가로 젊은 제자를 데리고 갔다. 큰스님은 제자에게 소금을 호수에 던져 넣고 휘휘 저은 뒤 호수의 물을 한 사발 퍼서 마시라고 했다.
그리고 “맛이 어떠냐?”라고 물었다. 제자는 “짜지도 않고 시원합니다”라고 말했다. 큰스님은 다시 “소금 맛이 느껴지더냐?”라고 물었다. 제자는 “아닙니다. 소금 맛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들은 큰스님은 말했다.
“인생의 고통도 소금과 같다. 하지만 소금의 짠 맛이 담는 그릇에 따라 농도가 달라지는 것처럼 인간이 겪는 고통의 정도도 고통을 담는 그릇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이제 너는 작은 잔이 되는 것을 멈추고 스스로 넓은 호수가 되어라. 그래야 큰일을 할 수 있다.”
마음의 크기는 어떤 경계(境界)를 만났을 때, 우리가 그 사건을 어떤 생각으로 바라보고 그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한다. 그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부터 마음이 큰 사람은 없다. 어떤 일이나 경계를 나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여 옳다고 고집할 것이 아니다.
마음의 크기를 넓혀가는 것이 소인에서 대인으로 거듭 태어나는 길이다. 성공한 삶을 살려면 자신에게 너무 집착하지 말고 여유와 유연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모든 일들을 수용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어지간한 일에 걸리지 않는 넓은 마음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마음공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