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20, 수험생·학부모님 불안하시죠? ‘좌선’ 한번 해보십시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요즘 젊은이들은 참을성이 부족한 듯하다. 쳐다봤다고 두들겨 패지를 않나 차 앞길을 막았다고 항의하는 사람을 들이받기도 한다. 심지어 재산 때문에 부모를 살해하는 기사도 봤다.
왜 그럴까? 그건 상허하실(上虛下實)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머리를 비우고 아래를 실히 해야 하는데 그 반대로 상실하허(上實下虛), 즉 위는 가득차고 아래가 텅 비었기 때문이다. 옛날 병법서(兵法書)에 클라우제비츠(Karl von Clausewitz, 1780~1831, 프로이센 군사 사상가)가 지은 <전쟁론>과 중국의 손무(孫武, BC 545~BC 470경)가 지은 <손자병법>이 있다.
클라우제비츠는 적의 중심을 향해 결정적 시점에 최대한의 군사력을 동원해서 최대한 타격을 가할 것을 주장한다. 예를 들어 대장내시경 검사로 용종이나 암이 발견되면 그 중심을 잘라내서 치료하는 현대의학의 개념과 궤를 같이한다. 염증을 유발하는 세균이 있으면 항생제를 사용하여 세균을 박멸하고, 암세포가 있으면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통하여 암세포를 죽인다. 즉, 몸을 파(破)하여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니 파승(破勝)이다.
반면 <손자병법>은 원치 않는 싸움을 피하며 원하는 것을 얻으라고 말한다. 암도 평소에 바른 건강관리와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아예 암이라는 질병이 몸에 쳐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동양의학이다. 몸을 온전히 유지한 상태에서 이기는 것이니 전승(全勝)이나 다름없다. <손자병법>은 동양의학의 핵심인 양생(養生)과 궤를 같이 한다.
폭행, 살인으로 이어지는 사건들, 모두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 자기도 모르게 흥분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벌인 행동의 결과다. 상실(上實)로 인하여 자제력을 잃고 이성의 상실(喪失)로 이어진 것이다. 동양의학에서는 상허하실을 위한 방법으로 단전호흡과 명상을 중요시한다. 단전호흡이나 명상을 하면 마음이 가라앉아 하실(下實)을 이루고, 그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상허를 이루게 된다.
간단한 상허하실 방법이 있다. 숨을 단전에 모으고 힘을 주며 소리 내지 않고 웃는 것이다. 웃으면 자연적으로 상허하실이 되어 몸과 마음에 좋다. 그 상허하실이 되는 좌선(坐禪)의 방법과 공덕(功德)에 대해서 알아보자.
<좌선의 방법>
1. 좌복을 펴고 편안히 앉은 뒤에 머리와 허리를 곧게 하여 앉은 자세를 바르게 한다.
2. 온 몸의 힘을 아랫배 단전(丹田)에 모아서 일념주착도 없이 다만 단전에 기운이 머물러 있는 것만 어림 대중하되 방심(放心)이 되면 단전의 그 기운이 풀어지니 곧 바로 다시 챙겨서 기운이 단전에 머무르게 하기를 잊으면 안 된다.
3. 호흡을 고르게 하되 들이마시는 숨을 조금 길고 강하게 하며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가늘게 한다.
4. 눈은 반쯤 뜨는 것이 수마(睡魔)를 제거하는데 필요하나 정신이 상쾌하여 눈을 감아도 잠이 침범할 염려가 없으면 감고도 한다.
5. 입은 항상 다물고 한다. 공부를 오래하여 수승화강(水昇火降)이 잘되면 맑고 윤활한 침이 혀끝과 이빨사이로 계속하여 나오는데 그 침을 입에 가득 모아 삼킨다.
6. 정신은 항상 적적(寂寂)한 가운데 성성(惺惺)함을 가지고, 성성한 가운데 적적함을 가진다. 만일 혼침(昏沈)에 기울어지거든 새로운 정신을 차리고, 망상에 흐르거든 정념(正念)으로 돌이켜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본래면목 자리에 그쳐 있으라.
7. 처음으로 좌선을 익히는 이들은 대개 다리가 아프고 망상이 일어나 괴로워하는데 다리가 아프면 다리를 참깐 바꾸어 앉고, 망상이 일어나면 모두 헛된 줄 생각하면 스스로 잦아지니 그런 것에 마음을 움직이면 안 된다.
8. 좌선 처음 하는 사람은 얼굴과 몸에 개미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가려운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는 혈맥이 관통되는 증거이니 긁고 만지지 말라.
9. 좌선을 하다가 절대로 이상하고 신기로운 자취를 구하지 말며, 만일 그러한 경계(境界)가 나타나더라도 요망스러운 일로 생각하여 신경 쓰지 말고 심상 하게 보아 넘길 일이다.
<좌선의 공덕>
1. 경거망동하는 일이 차차 없어진다.
2. 육근동작(眼耳鼻舌身意) 순서를 얻게 된다.
3. 병고(病苦)가 감소되고 얼굴이 윤활해 진다.
4. 기억력과 인내력이 생긴다.
5. 착심(着心)이 없어지고, 사심(邪心)이 정심으로 변한다.
6. 자성(自性)의 혜광(慧光)이 나타나 극락을 수용한다.
7. 생사에 자유를 얻게 된다.
상허하실이 된 사람은 결코 경거망동하지 않는다. 좌선의 공덕을 쌓았기 때문에 만인의 추앙을 받고 인류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이 좋은 선(禪)을 안하고 머리에 뜨거운 불을 이고 살아가겠는가? 이 좌선의 공덕은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나는 산책을 하면서도 다리가 아프면 벤치에 앉아 좌선삼매에 들어 극락을 수용한다.
극락이 따로 없다. 무념무상이 되면 그 자리가 극락이다. 그 극락에서 노니는 사람은 생사에 해탈을 얻고, 마음을 자유로 하며, 죄 복을 임의(任意)로 하는 최고의 인생을 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