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의 중국이야기] 원자바오의 일갈 “공산당 최대 위기는 부정부패”

“공금으로 담배를 사고 술을 마시며, 선물을 구입하는 행위를 엄격히 규제한다.”

지난 3월26일 국무원 제5차 청렴행정 추진회의에서 원자바오(?家?) 국무원 총리가 강조한 말이다. 언론에 보도된?그 연설문의 골자를 간추리면 이렇다.

“밀실 행정은 부패의 온상이다. 행정 업무를 상당 부분 공개해야 한다. 국민이 정부를 감독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오늘날 부패현상은 행정 기구, 자금 및 자원 관리기구에서 만연하고 있다. 그리고 국유기업이나 사회 공익사업 단체 등에서도 부정부패가 늘어나고 있다.?특히 이들 기구에 종사하는 주요 지도계층의 부패는?심각하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부도 국민도 공멸하고 말 것이다.”

서슬 퍼런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오래전부터 서민층이나 택시운전사에게 공산당의 부정부패가 심하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한 나라의?지도자가 공식석상에서 이를 지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부패의 수준이 그만큼?심각하다는 얘기다. 매사에 ‘꽌시(關係)’를 강조하는 사회이다 보니 이런 환부를 도려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공금으로 술, 담배, 선물을 사는 행위가 어찌 중국만의 일이랴.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처럼 작은 곳부터 썩어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는 ‘고육책(苦肉策)’으로 보인다.

“재물 좋아하다 유혹 떨치지 못해 죄에 빠질 것”···’다산’의 가르침

‘윗물이 맑아야 아랫 물이 맑다(上梁不正下梁歪)’는 말이 있다. 중국 매체에 연일 고위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하는 보도를 대하면서 온갖 생각들이 교차한다. 대한제국 말기 기록들을 보면, 정승으로부터 말단 아전에 이르기까지 부패와 비리로 ‘대한뇌물제국’은 썩어 문드러져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뇌물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여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장으로부터 말단 보좌관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정신은 철저히 썩어 있다. 대한제국의 말기적 현상이 혹시 재연(再燃)될까?두렵다. 돈봉투 사건으로 편안할 날이 없는 우리의 현실을 대하면 가슴이 더욱 답답하다. 돈 봉투를 들고 권력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 부나방들! 이들은 권력이라는 백열등에 달라붙자마자 타죽어 버린다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가.

20년도 더 지난 때의 일이 문득 고통스럽게 떠오른다. ‘가짜 영수증’을 구해서 ‘잘’ 정리하라는 상사의 지시에 일주일째 고민을 하다가 새벽에 코피를 쏟았다. 코피 쏟아가며 일을 하라고 ‘녹봉’을 주는 것인데, 가짜 영수증 정리에 골몰하느라 코피를 쏟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궁리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화장실에 가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변비 증세가 갈수록 심해졌다. 결국, 가짜 영수증을 모조리 찢어 버리고 나니 속이 후련하였다. 그리고 ‘상명하복’을 어긴 죄로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목민신서>, <이전육조(吏典六條)>에 나오는 목민관이 유념해야 할 내용 중 일부분을 옮겨 본다.

“수령이 좋아하는 것을 아전이 영합(迎合)하지 않음이 없다. 내가 재물을 좋아하는 줄 알면, 반드시 이(利)로써 나를 유혹할 것이다. 한번 유혹을 당하고 나면 곧 그들과 함께 죄에 빠지고 말 것이다.(牧之所好,吏无不迎合,知我好利,必?之以利,以?所?,??之同陷矣。)”

이 무렵 중국 고위 공직자들도 다산 선생의 <목민심서>를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불현듯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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