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전문가칼럼] 2013 몽골 대통령 선거 분석
몽골 엘벡도르지 대통령 영향력 더 커질 듯
6월 26일 몽골 제 6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현 대통령인 민주당의 엘벡도르지 후보, 몽골인민당의 바트에르데네 후보, 몽골 대선 역사상 첫 여성후보로 관심을 모았던 인민혁명당의 우드발 보건부 장관의 삼파전 양상이었던 이번 대선에서, 집권여당인 민주당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몽골전체 유권자 123만9741명으로부터 62만2794(50.24%)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어 민주당 엘벡도르지 후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올림픽 레슬링 종목 메달리스트 출신인 몽골인민당 바트에르데네 후보가 41.97%, 몽골인민혁명당 우드발 후보의 득표율은 6.5%에 그쳤다.????·
민주당 엘벡도르지 후보는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까운 인원이 거주하는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과반이 넘는 지지를 받았다. 수도 울란바타르는 몽골 경제와 정치의 중심으로서, 이 지역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과 총선, 지방자치선거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에 과반이 넘는 지지를 표명해왔다. 상대적으로 지방에서 우세를 보였던 과거 집권당인 인민혁명당과 인민당은, 지난 해 총선을 앞두고 인민혁명당에서 각각 인민당, 인민혁명당으로 나누어진 이후에 실시된 선거에서 연거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관습따라 엘벡도르지, 바테르데네 후보에게 투표????
지난 2012년 총선거에 이어 지난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몽골 재외국민들이 최초로 대선에 투표를 실시했다. 39개 재외선거 지역위원회를 통해 실시된 재외국민 유권자 등록에 총 6478명이 등록했으며, 이중 6233명의 선거권이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외국민 투표실시 이후 발표에 따르면 등록한 재외국민 유권자 중 4248명이 투표에 참여해 68.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중 44표를 제외한 4204명의 투표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됐고, 재외국민 투표에서는 민주당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나머지 두 후보에 비해 큰 지지를 받았다.
한편, 재선에 성공한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라이벌인 인민당의 바테르데네?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몽골에 널리 전파된 티벳불교의 “타인에게 좋은 일을 하면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 생긴다” 는 가르침에 기인한 것으로, 역설적이게도 선거 승리를 위해 상대편 후보에게 투표를 한 것이다. 이는 상대방 후보에게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기 전, 언론에 노출한 사진을 통해 알려졌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09년 대선에 비해 10% 정도 하락했다. 민주당, 몽골인민당, 몽골인민혁명당 세 후보의 각축 속에 민주당 엘벡도르지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 되어 오히려 엘벡도르지 후보 지지자들의 투표율이 저조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선거시스템이 이전보다 더욱 발달되고 기존과 달리 선거용지에 정당명과 이름 이외에 후보자 사진까지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느 때보다 무효표가 많았다는 것은 여러 가지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기표 시스템의 변화로 선거참관인에게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가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비밀투표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지 않았다는 OSCE/ODIHR 선거참관단 단장의 언급은 향후 치러질 선거에서의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자원민족주의 바람 한풀 꺽일 듯
2012년 총선거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선거 전략으로 등장했던 자원민족주의는 대선을 앞두고 그 경향이 두드러졌다. 몽골의 경제를 부양시켰던 오유털거이 구리광산의 첫 수출도 과실송금 문제 등으로 지연되는 상황이 이어졌고, 주요석탄 수출국이었던 중국국영기업과의 계약문제로 타왕털거이 석탄의 수출이 지연되고 있다. 선거전 몽골 타왕털거이 석탄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정도 감소했고, 물가와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등, 경제가 침체기에 빠져들게 됐다.
지난번 개정된 전략부문외국인투자법에 따르면, 외국기업이 51%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으며, 외국기업이 몽골 국유기업을 인수할 때는 지분과 무관하게 의회동의를 얻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몽골정부에 광산 개발에 대한 세율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해 몽골경제를 발전시킨다는 당선인의 입장과는 방법론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식 이전인 7월 8일, 오유털거이 광산에서 수출식이 열리고 4만톤의 구리가 최초로 중국으로 수출되면서 선거 때마다 대두되었던 자원민족주의 바람이 한풀 꺾이는 경향이다.
이번에 재선된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향후 4년간 국정운영 계획은 친환경 저비용 에너지 생산을 통한 국내 자급률 향상, 철도건설 등 인프라 구축, 울란바타르시 빈민촌 재개발, 국정운영 시 국민참여 유도, 공정한 법집행 및 해외투자 지지, 대학생, 청년실업자, 노약자 대상의 사회복지 구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내각책임제에 가까운 이원집정부제 형태인 몽골의 정치체제 상 대통령의 권한이 법안에 대한 거부권, 외교권, 국가 간 조약체결권, 군 통수권 등으로 제한되어 있어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 연이은 대선의 승리로 민주당의 세력이 크게 약진하였고, 비로소 민주당이 정국을 주도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연이은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었던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후 몽골국립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이 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운영하는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EMERiCs)에서 제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