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바툴가 대통령 “몽골, 남북한-미국 모두 친밀 ‘북미회담’ 최적 장소”

[아시아엔=춘룬바타르 돌고르 아시아기자협회 부회장] 칼트마 바툴가 몽골대통령은 화가이자, 레슬링 챔피언, 부동산 사업가 등을 두루 거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2017년 7월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인민당 후보 엥크볼드를 이겨 제5대 몽골공화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가 취임 2주년을 맞는다.

바툴가 대통령은 <매거진N> 단독 인터뷰에서 “남북한 양국과 깊은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몽골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고 싶다”며 “차기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이 몽골에서 개최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블라디보스톡 경제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한국방문을 제의받았다”며 “머지 않아 아름다운 나라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사)아시아기자협회 본부에서 질문을 취합하고, 대담은 아시아기자협회 부회장이자 <아시아엔> 몽골 지부장인 춘룬바타르 돌고르 기자가 했다.

-몽골 국가에 대한 대통령의 비전은 무엇인지 말씀해 달라.

“몽골인들은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국가 건설을 위해 지난 수년 동안 수많은 도전을 극복해 왔다. 오늘날 몽골정부와 국민들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주권과 독립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몽골은 평화를 존중하고 세계 각국과 정치·경제 등 제 분야에서 관계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몽골은 최근 금융위기를 겪고 있다. 아시아기자협회는 대통령께서 국민들을 하나로 결집시켜 경제난관을 잘 극복하길 믿고 기원한다. 구체적인 실태가 궁금하다.

“몽골의 경제 활동은 전통적으로 농업과 유목업에 기초해 왔다. 최근 수년간 몽골의 풍부한 광물자원이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광물산업 호황 덕분에 2011년 한때 GDP가 17.3% 증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2016년 1.2%, 2017년 5.1% 포인트 하락했다.”

초원 게르 몽골 하늘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방법은 어떤 게 있나?

“지난 20년 동안 몽골의 채무는 증가했지만 광물산업이 몽골경제를 호전시킬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광물산업에 대한 의존성이 크다 보니 세계적인 광물가격 하락국면에서 몽골경제는 훨씬 취약해졌다. 앞으로 이러한 위기를 막기 위해 몽골 정부는 경제 다양화를 통해 단일 부문이나 단일 시장 의존도를 줄여 나갈 방침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광물자원으로 얻은 수입은 국민을 위해 재투자돼야 한다. 넓은 의미에서 교육, 기술,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이다. 사회간접자원에 대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없이는 국민들 삶은 개선되기 어렵다. 광업분야에서 산출된 이익을 잘 관리해 역동적·효율적인 투자로 연결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 다양성을 높이고 중소기업을 튼튼히 하여 몽골 경제부흥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한국의 초기 산업화 과정처럼 수출이 경제개발을 견인해 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몽골 정부는 새로운 산업분야 즉 유기농 농산물, 재생 에너지, 관광개발 등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분야를 집중 투자·개발하고 있다. 이들 분야에 한국 등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것도 우리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물론 몽골의 전통적인 광물산업 역시 꾸준히 발전시킬 필요는 말할 나위 없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야경

-몽골과 한국은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양국 발전을 위해서 특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몽골-한국 관계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작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두고 볼 때 남북한 모두와 매우 가까운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몽골공화국의 한반도에서의 역할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몽골은 북미정상회담이 언젠가 우리 영토 안에서 개최되도록 여러 면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4만명 이상의 몽골인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최근 울란바트르에 한국 음식점이 늘어나고 있다. 몽골인들은 한국음식, TV프로그램, 한국어 등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인다. 이는 양국 국민들이 서로 깊은 우호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몽골에 대해 투자하려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

“세계는 한강의 기적을 보았다. 한국은 서비스, 무역, IT, 과학산업 분야 등에서 앞장서 있다. 한국의 발전과정에서 우리 몽골이 배울 점이 참 많다. 양국이 각각의 잇점을 갖고 협업한다면 더 광범위하고 건설적·효율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거다. 예를 들면, 식품가공·농업·광물·관광·축산업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 몽골은 광물과 축산업을 필두로 두 개의 중요한 시장을 갖고 있다. 한국 투자가들은 몽골의 피혁·모직 부문 원자재 생산과 수출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양국간 교역 강화를 위해 무비자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통령께선 한국 방문 계획이 있으신지?

“나는 지난해 블라디보스톡 경제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담소를 나눴다. 우리의 만남은 매우 유익했다. 문 대통령과 나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경제협력과 민간·정부간 교류에 대해 광범위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에게 한국 방문을 제의했다. 머잖아 한국을 방문하려고 생각한다.”

-몽골은 지금 어떤 길로 가고 있는가? 향후 몽골의 이상적인 미래는 뭐라고 보시나?

“몽골은 향후 국가발전의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본다. 몽골은 1564㎢의 광활한 국토에서 금·은·동·철·석탄 동 풍부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다. 또 5000만 마리 이상의 축산업도 몽골경제를 견인해 왔다. 1998년 몽골은 ‘지속가능발전프로그램’을 처음 세운 후 20년이 지났다. 2011년 이 프로그램은 국가적 과제가 됐으며 2016년에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세워져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 안에는 △외국인투자 유치 △법치 확립 △무역 확대 △식품가공 및 농산물 생산 증대 △광물자원 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몽골의 인프라는 매우 부족하고 내륙국가여서 물류에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항만 확보에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글로벌 시대에 부응하는 국가목표에는 어떤 게 있나?

“몽골은 글로벌사회와 규범에 부합하기 위해 빈곤을 극복하고, 교육수준 향상과 보통교육 확대 등을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경제개발로 인해 자칫 생태환경 파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특히 신경쓰고 있다.”

-인터뷰 자리를 빌어 한국 국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을 해달라.

”한국과 몽골 국민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유대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한반도 문제가 극적인 변화를 하고 있다. 몽골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지지해왔다. 몽골은 남북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라는 온 인류의 염원을 이뤄내길 바란다. 남북 모두와 깊은 외교관계를 갖고 있는 몽골의 역할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고 본다.”(번역 이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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