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전문가칼럼] 인도는 민주주의 국가인가

언론의 부패 그리고 탄압

법치국가를 구성하는 4가지 기둥이 있다면 입법, 사법, 행정의 3가지 기둥과 언론일 것이다. 인도에서? PCI (Press Council of India 인도 언론협회)가 언론인들의 단순한 협의체가 아니라 준사법기관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타당한 일이다.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라고 불리는 인도의 언론은 정부로부터 상당히 자유롭고 독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억이 넘은 인구의 인도는 등록신문만 7만개에 달하고 24시간 뉴스 방송을 포함하여 450개의 뉴스 채널이 있는 언론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신문들이 날이 갈수록 구독자수를 잃어가고 있는 반면 인도는 신문 구독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문맹률이 낮아지면서 신문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고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나라인지라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등은 도시 거주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1975년부터 1977년까지 인디라 간디가 비상 통치를 했던 짧은 기간 동안만 언론이 정부에 의해 통제됐고 이 시기를 제외하고는 언론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는 심각한 오해다. 인도 언론의 공정성을 믿고 인도 언론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인도 언론의 부패가 너무나 심각하다.

첫 번째는 유료 뉴스 문제로 드러나게 되는 공정성과 바꾸어버린 부도덕한 이윤 동기이다. 인도 언론 보도는 언론인들이 취재한 언론 보도인지 아니면 ‘유료 뉴스(paid news)’, 즉 언론이 보도 대상인 정치인들이나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고 만든 뉴스를 가장한 광고인지 알 수가 없다. 후원 받은 것을 명시하거나 마케팅을 위한 광고성의 뉴스라는 것을 밝히는 면책조항(disclaimer)도 없이 뉴스가 언론의 공정성이란 갑옷을 입고 나가는 것이다. 이는 정부에 의한 언론의 통제 여부를 떠나서 언론 스스로 공정성과 이윤을 바꾸어버린 것이다.

유료 뉴스가 인도 언론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에 대해서 의식 있는 언론인들이 자체 정화를 외치고 있지만 이는 요원한 일이다. 2009년 12월 SAFMA 인도 지부(South Asia Free Media Association (India Chapter) 남아시아 자유 언론 협회)의 뭄바이 회의에서 유료뉴스 문제의 심각성이 공식적으로 논의가 됐다.

뉴 델리에서 온 구하 따꾸르따(Guha Thakurta)는 유료뉴스 관행이 선거 비용에 제한을 가하고 있는 인도 선거위원회의 지도지침을 따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선거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유료뉴스의 등급을 ‘긍정적인 보도’, ‘인터뷰’, ‘사설’, ‘상대후보에 대한 공격을 하는 보도’로까지 나누어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2년 10월 PCI는 선거 기간 중의 유료뉴스를 선거 부정으로 처벌하기 위해 관련법인 인민대표법 123항을 고쳐서 부패 처벌을 할 것을 권고했다. PCI의 의장인 전직 판사인 GN 레이(GN Ray)는 인도 언론 일부가 지난 선거 기간 중에 정치인들과 후보자들의 의견을 뉴스인 것처럼 보도하거나 상대 후보자에게 부정적인 뉴스 보도를 보내는 것으로 돈을 받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인도 3대 일간지도 예외는 아니다. PCI에 의해 선거기간 중의 유료뉴스가 집중적으로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이는 선거기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미디어들의 일상적인 보도관행이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중앙지만의 문제도 아니다. 아삼 주의 구와하티에서 온 언론인은 아삼에서의 언론인의 첫 월급이 50불이 안 되는 등 인도 언론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정치인들로부터 정기적으로 받는 돈으로 부족한 급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인들은 언론인들보다는 솔직했다. 정치인들은 선거 기간 중의 ‘지원 보도(aid news)’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와 PCI의 추궁에 대해서 ‘지원 보도 광고(aid news advertisement)’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언론도 이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았다. 유료뉴스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솔직하게 답하는 언론인도 있다.

그러나 Zee TV 채널 중 하나인 Z24의 편집자인 아비 끼쇼르(Abhay Kishore) 같은 언론인은? “우리는 TV 저널리즘을 유지하기 위한 도전으로서 이윤의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 라고 답하여 이에 대해서 비판하는 이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어버렸다.

두 번째로 언론 자체에 대해 가해지는 탄압 문제가 있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언론 자유 지수를 보면 2012년 인도는 131위로 아프리카의 독재국가들로 알려진 나라들보다 심각했다. 2013년에는 140위를 기록해서 언론 탄압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기자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인터넷 검열에 대한 수위가 올라간 것을 이유로 인도의 언론 자유지수가 더 악화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4명의 기자들이 살해당했지만 이들에게 가해진 폭력의 가해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고 있는 것, 무슬림-힌두 갈등이 있는 카쉬미르와 인도 무장 게릴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차티스가르가 언론에 의해서 점점 고립되고 있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이 순위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 참고로 한국의 순위와 비교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은 2012년 41위, 2013년 50위를 기록했다.

“인도 신비의 나라도, 가난해도 행복한 나라도 아니다”??

인도를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는 유권자 수로 말할 때만 타당한 이야기일 뿐이다.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언론 하나 만을 놓고 보더라도 인도를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언론에 대한 권력의 탄압은 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도 사회가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 문제의 일부 일뿐이다.

미국의 국제식량정책연구소의 글로벌기아지수(GHI)에서 인도는 2011년 67위에 해당되는데 이는 스리랑카(36위), 북한(51위), 파키스탄(59위)보다 높은 순위이다. 특히 인도는 5세 이하 표준 체중 미달 인구 수, 5세 이하 인구의 사망률이 다른 국가보다 높게 나타났다.

인도의 자살률도 높다. 해마다 50만명 정도가 세계적으로 자살하는데 이중 20%가 인도인이다. 한국의 자살이 노령층과 청소년층이 높은 반면 인도는 15세에서 29세 사이의 여자들이 주로 자살한다. 종교적 보수성 때문에 강간률이 제대로 통계에 잡힐 리는 없지만 강간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이고 보수적인 남성 위주의 문화로 여성들은 끊임없는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발표하는 부패지수에서 인도는 2010년 84위로 후진국 수준이다(참고로 한국은 39위). 내 인도 친구 한 명이 인도 부패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기 위해서 들려준 이야기 ‘인도 지옥에 가야 하는 이유’를 한 번 들어보자.

어떤 사람이 죽어서 지옥에 갔다. 각 나라마다 다른 지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독일 지옥에 가서 물어보았다. “여기서는 어떻게 하는가?” 그가 들은 말은 “처음에는 전기의자에 1시간 동안 앉아 있고 그 후의 1시간은 바늘 침대에 널 눕힐거야. 그리고 나면 독일 악마가 들어와서 남은 하루 동안 너를 두들겨 팰 거야” 이것이 좋을 리 없는 그 남자는 다른 지옥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디를 가도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러던 그가 인도 지옥에 가니 지옥문 앞에서는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길고도 긴 줄이 있었다.

인도 지옥에서는 어떤가 물어보니 처벌 방법은 차이가 없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는 “다른 지옥과 같다는데 사람들이 왜 인도 지옥에 들어가려고 이렇게 길고도 긴 줄을 서 있는 거냐”고 물었다. 그가 들은 말은 “여기는 관리가 막판이야. 전기의자는 작동이 되지 않아. 바늘 침대 위의 바늘은 누군가 모두 훔쳐갔고 인도 악마는 전직 공무원이야. 인도 악마는 출근만 해. 출근부에 사인하고 매점으로 가버려!”

흔히 부패라고 이야기되는 인도의 민주주의 문제는 인도 상업 영화의 주요 소재이기도 하다. 부패한 정치인을 응징하는 내용의 인도 영화는 너무나 많다. 정의로운 경찰이 법을 무시하면서까지 부패 정치인을 처벌하는 내용의 영화인 싱감(Singam)은 2011년 볼리우드 블록버스터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영화는 인도 곳곳에서 리메이크되었다. 타밀영화 싱감(Singham)으로도, 칸나다 영화 껨빼고우다(KempeGowda)로도, 벵갈영화 쑈뜨루(Shotru)로 리메이크된 것이다. 이를 볼 때 인도 전역에서 부패한 이들을 처벌하기 원하는 인도인들의 바람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중에서 ‘내가 왜 인도의 정치나 민주주의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나. 나름 객관적인 데이터인 언론 경제면의 동향만 알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곤란하다. 인도에서 비즈니스 문제는 정치 문제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 벵갈에서는 무늬만 공산당이지 사실상 신자유주의 정책을 이끌어오던 인도 공산당 마르크스주의 정당의 주정부의 인도네시아의 살림 기업을 위한 경제 특구 창출 문제는 지역 주민들과 유혈 충돌로 중단되었고, 타타 자동차의 나노 공장 또한 지역 주민들과의 충돌로 구자라티로 공장을 신설하고도 그 설비를 걷어내어 구자라티로 공장 이전을 해야 했다.

한국의 포스코의 경우만 보더라도 오리사에서 환경 문제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 시작도 못 하고 있다. 중앙정부에서는 포스코에게 개발권을 주었지만 개발을 할 토지에 관해서는 주정부가 권한을 가지고 있기에 오리사주 내에서의 반대로 시작을 하지 못한 것이다. 경제특구나 자동차 공장 신설 등의 큰 개발만이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일상적인 노사관계 문제도 심각하다. 사회적 안전장치가 전무한 나라인지라 해고의 문제는 생존과 바로 연결되어 있기에 노사 관계가 악화될 때로 악화되면 유혈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얼마전 마루티 스즈끼에서는 유혈사태가 있었다. 현대 자동차가 있는 첸나이에서도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관리자를 구타하여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인도는 베스트셀러 여행기에서 한가하게 이야기하는 신비의 나라도 아니고 가난해도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나라가 아니다. 인도 전역의 1/3에 해당되는 지역에서 낙살라이트라고 불리는 무장 게릴라들이 토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는 이북보다도 더 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다수의 사람들이 부패에 대해서 불만을 가득 안고 있는 나라이다.

이 모든 것들의 원흉 중 하나인 인도 언론들, 인도 정치인들의 돈을 받고 유료 뉴스를 제공하고 있는 인도 언론 보도들에 주로 의지해서 인도의 상황을 파악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한계가 있다. 한국의 인도 관련 글들 중 정확하지 못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들을 보면 인도 언론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것들이다. 물론 인도 언론의 보도 내용이 모두 거짓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도 언론의 한계를 알고 인도 사회 자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는 동시에 인도 언론의 행간을 읽어내어야 할 것이다. <글=정호영 자다푸르 대학 사회학과 박사 과정>

*이 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운영하는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EMERiCs)에서 제공했습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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