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전문가칼럼] 인도네시아 연료보조금 ‘뜨거운 감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연료보조금 제도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국민 눈치만 보고 해결책에 미온적이다. 경유 1리터당 6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사진=신화/뉴시스>

경유 리터당 600원… 정부 재정적자 주 원인

인도네시아에서 연료보조금(fuel subsidy)과 관련한 논쟁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관료와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연료보조금 제도를 속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치인들과 많은 국민들은 연료보조금 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최근 유도요노(Yudhoyono) 대통령은 관계 장관들과 연석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연료보조금 제도의 폐지가 경제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

연료보조금이란 국제시세보다 상당히 저렴하게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정부 재정에서 일정 부분을 담당하는 제도로 국제 시세의 절반정도의 가격으로 공급한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는 빈곤 계층에 대한 사회복지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수하르토 집권기간(1967~1998)부터 시행되었던 제도인데 1997~1998년 경제위기 시기를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유지되어 온 정책이다. 1998년 초에 IMF의 권고를 받아들여 정부 보조금 제도를 폐지하면서 극심한 국민적 저항을 초래했다.

2013년 4월 기준으로 경유 가격이 리터당 4500루피아(약 46센트)로 한국에 비해서 3배 이상 저렴한 가격이며 아시아에서 가장 싼 국가 중에 하나다. 2004년 이후 인도네시아의 석유 수입량이 수출량을 초과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연료보조금 제도를 유지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서민층보다 중산층 혜택 더 커

이 제도의 지속적인 실시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재정적자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원인이며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재원을 고갈시키는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했다. 2012년 연료보조금으로 사용된 정부재정의 규모는 220억 달러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GDP의 3.8%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

더욱 심각한 것은 최근 인도네시아의 연료소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정부의 재정부담도 같이 증가, IMF의 따르면 2013년에는 GDP의 4%가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카르타에 파견돼 있는 세계은행과 IMF의 전문가들이 연료보조금 제도의 폐해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경고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 다른 문제점은 연료보조금의 혜택이 사회구성원들에게 불균등하게 분배되고 있는 점이다. 세계은행 조사에 따르면 자가용을 소유한 인도네시아의 부유계층은 월 100달러의 혜택을 보고 있고, 오토바이를 소유한 중산층은 월 10달러, 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들은 월 1달러의 혜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연료보조금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 왔으나 이해관계의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다수의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연료보조금 제도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2012년 유도요노 정부는 연료보조금 제도의 폐지 대신에 30%의 가격 인상을 추진했으나 국회와 일반 대중의 저항으로 실패했다.

최근 유도요노 정부가 연료에 대한 이중 가격제도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중교통과 오토바이 이용자에게는 현재와 같이 싼 가격(Rp. 4500)의 연료를 공급하고 자가용이나 일반상업용 차량에게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은 높은 가격(Rp 6,500)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2014년 대선서 이슈될 듯??? ?

새로운 제도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이중 가격제도가 제대로 실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연료보조금 폐지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중 가격제도가 새로운 부패의 온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한다.

민주화 이후에도 정치지도자와 정부 관료들의 부패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새로운 제도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바탕이다. 국가의 장기적 발전과 경제정의를 실현하는 측면에서 인도네시아의 연료보조금 제도는 개정되거나 폐지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현실적인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나 1998년 이후 민주화 시대에 국민들의 표를 의식하는 정치지도자들이 예민한 정치적·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현재의 유도요노 대통령도 정치적인 고려 때문에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년내에는 연료보조금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유도요노 정부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임기 말 유도요노 정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동기가 약하다고 보고 있으며 2014년 선거에서 중요한 정치적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재봉 한국외국어대학교 동남아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이 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운영하는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EMERiCs)에서 제공했습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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