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전문가칼럼] 말레이시아 총선 관전 포인트
5월 5일 ’13대 총선’ 접전 예상
5월 5일 치러질 제13대 총선은 말레이시아 역사상 가장 치열한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근소한 차로 여당연합이 승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원 222명, 주의원 505명을 선발하는 이번 총선의 공식적인 선거운동은 4월 20일 시작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1957년 독립 이래 정권을 유지해온 여당연합과 지난 총선 이후 급부상한 야당연합의 접전이 예상된다. 여당연합인 국민전선(BN: Barisan Nasional)은 통일말레이시아국민조직(UMNO: United Malays National Organization), 말레이시아화교연합회(MCA: Malaysian Chinese Association), 말레이시아인도인협의회(MIC: Malaysian Indian Congress) 등 13개의 정당으로 구성됐다.
야당연합인 인민연맹(PR: Pakatan Rakyat)은 인민정의당(PKR: Parti Keadilan Rakyat),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 Parti Islam Se-Malaysia), 민주행동당(DAP: Democratic Action Party)의 3개 정당 연합이다.
여당연합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해 독립 이후 모든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으나, 2008년 총선에서 의석의 51.2%를 확보하는데 그쳐, 역사상 처음으로 의석수 2/3 이상을 차지하는데 실패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연합이 가까스로 재집권에 성공하나, 헌법 개정을 위해 필요한 의석수 2/3 이상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일각에서는 여야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데 실패해 헝의회(Hung parliament)가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권자 31% ‘중국계 표심’에 향방 갈릴 듯
이번 총선에서 여당연합의 압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여당연합의 부미푸트라정책 지속, 지역 간 소득격차 확대 등으로 인해 이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부미푸트라정책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중국계의 경제 장악을 막고자 1976년부터 추진해 온 말레이계 우대정책으로, 비말레이계로부터 인종 역차별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위 정책은 취업 보장, 국립대학 입학정원 할당, 국영기업 납품 및 관급 프로젝트 공사 수주시 우대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말레이계를 지원하는 것이다.
나집 라작(Najib Razak) 현 총리는 부미푸트라정책을 철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나, 해당 공약이 이행되지 않아 전체 유권자 수의 약 31%를 차지하는 중국계의 집권당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했다.
2012년 6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계 유권자의 약 66%가 현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 지역별 소득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소득이 낮은 지역 주민들은 현 정권의 차별적인 경제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이번 총선에서 여당연합이 패할 경우, 현 정권에서 추진해 온 한?말레이시아 양자간 FTA 및 산업협력 프로그램, 대형 건설 프로젝트 등 주요 정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한국은 현 말레이시아 정부와 양자간 FTA, 산업협력 프로그램 등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철도, 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많은 한국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민금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