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전문가 칼럼] 중앙아시아 수자원 둘러싼 갈등

카자흐?우즈벡 수자원 문제해결 협력하기로

1991년 독립 이후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소비에트 정권 아래 경험하지 못했던 국제 하천에 대한 수자원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자연지리학적으로 건조한 대륙성 기후를 지닌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효율적인 경제 효과를 위한 면화 산업이 급증하며 대도시 인구의 수요에 맞는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수자원 이용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됐다. 반면 수자원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시설 건설과 하천의 유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규모가 큰 하천을 인근 국가들이 공통으로 이용해야 하는 데 갈등의 핵심이 있다.

이러한 중앙아시아 역내 수자원 갈등은 오늘 날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지난 달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우즈베키스탄의 카리모프 대통령이 함께 수자원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양국이 지역 내 수자원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는 자주 있었던 일이다. 다만 지난 6월 14일 타쉬켄트에서 진행된 대담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파트너십을 구상한 것으로 판단된다.

양국의 협력은 기존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 수입하고 있는 수력 발전에너지에 대한 독점적인 가격 인상전망과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력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수자원 문제는 경제활동과 중앙아시아 지역 내 정치적 역학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두 국가에게는 테러리즘과 마약 밀매, 역내 분리주의 운동과 동일하게 간주할 정도로 그 심각성이 크다.

즉 지리상 하천의 상류에 위치하고 기존 수자원 에너지 생산 시설이 갖추어진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의 독점적 행태를 견제하고자 하는 맥락에서 정치경제학적 의미를 가지는 중요한 문제다.

타지키 로군, 키르기 캄바라타 발전소 딜레마

지난 2010년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등 세계 주요기관들은 중앙아시아 지역 경제성장을 위한 일환으로 타지키스탄 로군(Rogun) 수력발전소 건설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이는 국제기관들이 내전으로 얼룩진 타지키스탄의 성장에 도움을 주려고 하는 의도였으나 하천의 하류에 위치한 나머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또 하나의 문제로 불거졌다.

이와 같은 역내 정치적 힘겨룸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카리모프 대통령은 향후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 건설예정인 댐들이 신기조산대에 위치한 곳이라 지진의 위험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UN의 공정한 중재를 요청했다.

한편 타지키스탄에 건설 예정인 로군댐은 아무다리야의 지류에 소재하고 360만 기가와트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그 최대 높이는 335m에 달한다. 타지키스탄에서 생산된 수력 전기에너지는 자국 충당 및 인근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게도 공급될 전망이다.

그러나 타지키스탄의 라흐몬 대통령 역시 자국 경제력 향상에는 도움이 됨을 인지하고 있으나, 3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건설비용과 날로 지속되는 우즈벡 카리모프 대통령과의 갈등 요소로 원활히 진행되기에는 아직까지 무리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달에도 양국의 수자원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작년에도 카리모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당시, 물 문제는 하나의 전쟁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카리모프 대통령은 타지키스탄의 로군 발전소와 키르기스스탄의 캄바라타(Kambarata) 발전소의 건설을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캄바라타 발전소 건설은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가 협의해 건설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2012년부터 일부 진행이 중지된 바 있으며, 기타 수자원 관련 생산시설들은 세계은행 등의 실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착공될 예정이다.


카자흐, 주변국들과 원만한 해결 모색

지난 달 15일 진행된 타쉬켄트 회담에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지속되는 수자원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당사자인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도 함께 참여해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그리고 형제국가들의 입장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며 아직까지 완벽히 해결되지 않은 것에는 유감을 표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의 경우에는 자국으로 유입되는 하천의 상류가 키르기스스탄에 소재해있기 때문에 키르기스스탄의 움직임에 상당히 민감한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동북부로 유입되는 중국 국제하천의 안정적인 공급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갈수록 성장하는 서북부 중국의 산업시설은 동북부 카자흐스탄의 가뭄을 초래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비정부 환경단체인 ‘EcoSOS’는 카자흐스탄이 향후 10~20년 사이에 생태계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카자흐스탄 입장에서는 광대한 영토를 지니고 있는 만큼 수자원 안보와 관련하여 더욱 관심을 가지고 주변국들과의 원만한 해결을 통해 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즈벡, 로군, 캄바라타 발전소 건설 반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함께 카리모프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수자원 문제는 매우 공평하고 평화롭게 중재되어야 할 것이며 국제적 법규를 따르는 것만이 5개국의 공존을 지향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르다리야와 아무다리야를 터전으로 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국민들에게 로군과 캄바라타 수력발전소는 원활한 물의 공급에 있어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더군다나 지진이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대에 공간을 확충하여 건설한다는 것은 큰 재앙을 야기할 수 있다고 건설에 대한 반대적인 입장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철저한 내륙 국가인 만큼 향후 국경을 접하고 있는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과의 의견 차이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댐 및 발전소 건설에 따른 대처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김상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이 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운영하는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EMERiCs)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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