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전문가칼럼] 대우가 일궈놓은 우즈벡 자동차 산업

제너럴모터스(GM)는 2011년 우즈아프토사노아트(UzAvtosanoat, 우즈베키스탄 정부 산하 자동차 제조그룹)와의 합작법인인 GM 우즈베키스탄에 새 엔진공장을 준공했다. <사진=GM 창원공장>

우즈베키스탄의 자동차 산업 동향?

우즈베키스탄의 자동차 산업은 1990년대 초 대우자동차가 자동차 생산 공장을 현지에 건설하면서 시작됐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1994년 3월 대통령령에 의해 <UzAutoSanoat>이라는 자동차 관련 지주회사를 설립했으며 이 지주회사는 현재 3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는 승용차를 생산하는 ‘GM Uzbekistan’이다. 이 기업은 한국의 대우자동차와 우즈베키스탄의 합작기업인 ‘UZ Daewooavto’의 대우자동차 지분을 2008년 GM이 인수하면서 명칭이 변경된 것이다. 이 기업의 지분은 ‘UzAutoSanoat’이 75%, GM이 25%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GM의 소형 및 준중형 승용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내수판매의 경우 2010년 13만 7000대, 2011년 14만 5000대, 2012년 15만대로 소폭의 증가를 보이고 있으나 2013년의 판매량은 정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되는 자동차 완제품에 대한 우즈베키스탄 당국의 고관세율 정책으로 인해 ‘GM Uzbekistan’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은 점을 감안할 때, 내수판매가 단기적으로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중산층이 형성되고 이들의 소비여력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어 국내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대수는 내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2013년에는 12만대까지 늘면서 내수 판매 대수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출 국가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몰도바 등 CIS국가들로 인접한 지리적 환경으로 인한 물류운송 루트의 편리성 및 제품의 가격대비 성능의 우수성 등이 주요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승용차의 품질과 성능 개선 등 경쟁력강화를 통해 수출을 크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GM Uzbekistan’에 따르면 지난 1월 러시아에서만 5693대의 승용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월대비 18% 증가한 수치였다. 주요 판매 증가 기종으로는 넥서스(19% 증가)와 마티즈(18%)가 있었다. 이러한 판매호조에 힘입어 ‘GM Uzbekistan’은 러시아에서 1월 승용차 판매량 10위를 기혹했으며 기종별 판매량에서 넥서스는 10위에, 마티즈는 22위에 랭크되기도 하였다.

두 번째 부문은 상업용 자동차 부문으로 여기에선 ‘SamAuto: Samarkand Automobile Plant“, ”Man Auto Uzbekistan’, ‘Mercedes Benz Central Asia’의 3개 기업이 포함되어 있다. 승용차 생산 공장이 카자흐스탄에도 존재하는 것과는 달리, 상업용 자동차 공장은 중앙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우즈베키스탄에만 존재한다.

‘SamAuto’는 주로 소형 트럭 및 버스, 특수 운송차량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2010년 2100대, 2011년 2300대, 2012년 3000대, 2013년 3300대(예상) 등 매년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 ‘Man Auto Uzbekistan’ 와 ‘Mercedes Benz Central Asia’ 는 각각 2010년도와 2011년도에 처음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전자의 경우 주로 대형 트럭을, 후자는 대형 고급버스를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향후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Man Auto Uzbekistan’은 내수시장 이외에 본격적으로 수출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는데 전략 모델인 덤프트럭을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을 중심으로 중점 공략할 계획이다.

세 번째 부문은 자동차 부품관련 분야로, 여기에는 GM과 합작으로 자동차 엔진을 생산하는 ‘GM Powertrain Uzbekistan’과 16개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 및 약 160여개의 관련 공급업체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현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즈벡, 자동차 부품 현지화에 사활?

현재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수입국으로 전체 수입에서 한국으로부터의 수입품 비중은 약 15%이상을 차지하는데, 여기에는 한국으로부터의 자동차 부품 수입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부품 현지화를 통해 외화를 절감하고, 생산 시간을 절약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의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와 같은 부품 현지화 프로그램에 의해 연료 탱크, 유리, 배터리, 페인트 등의 각종 자동차 부품 및 원부자재를 생산하는 외국계 합작기업들이 생겨났고, 최근 5-6년간 관련 부품기업은 초기 20여개에서 약 200여개로 크게 증가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약 40여개의 주요 현지화 프로젝트에 약 7억7000만 달러의 자금이 투입됐고, 2차로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30개 프로젝트에 4억7000만 달러가 투자됐다.

그러나 현지에는 아직도 1990년대 대우자동차 진출과 함께 동반 진출한 많은 국내 부품 업체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의 현지화 비율은 아직 7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여전히 핵심부품은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품생산 현지화와 함께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자동차 산업관련 전문 인력의 육성과 교육에도 힘을 쓰고 있다. 지난 2009년 대통령령에 의해 타쉬켄트에 엔지니어링 기술, 디자인, 산업 기술 등의 교육을 위한 전문학교(Turin Polytechnic University in Tashkent)가 설립됐고 많은 젊은이들이 이 학교에서 전문 과정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자동차 산업은 정부의 주요 육성 산업분야가운데 하나로 승용차부터 상업용 트럭 및 버스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군에서 비교적 많은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유치산업보호정책으로 인해 안정적인 수요가 보장되고 있는 국내 시장을 바탕으로 주변국에 대한 수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부품의 현지 생산비율이 낮고 주요 부품의 수입은 한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등 국내 기술기반이 미약하여 일부 모델에서는 반제품형태(SKD)의 제품 수입과 조립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자동차 산업이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자생력을 가지려면 제품의 디자인, 부품생산, 조립, 판매와 마케팅 등에 있어서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 할 수 있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수 년 간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다양한 합작 투자 프로젝트 등을 통해 자동차 부품 산업과 전문 인력 양성에 많은 투자를 해왔고, 향후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면 우즈베키스탄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이 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운영하는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EMERiCs)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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