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의 포토차이나] 中길림성 아라디촌의 ‘정월 대보름’
중국 길림성 길림시 용담구 우라도진 아라디촌은 길림시 중심지에서 북으로 37㎞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을. 주민들의 70%가 경상도 출신으로 구성된 조선족마을이다.
마을은 1927년 정의부에 소속된 조선인 5호가 입주하면서부터 형성되었고 1960년대, 1970년대 전성기를 맞는다. 외국인들이 견학코스로 다녀갈 정도로 조선족은 물론 전 중국에서도 이름난 모범마을이었다.
길림시와 아라디마을의 조선족들은 정월 대보름을 대표적인 민속 축제로 보낸다. 대보름은 중국의 한족들도 공유하는 명절이지만 아라디의 조선족들은 조선족들만의 독특한 민속놀이를 포함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문화민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정월 대보름은 중국에서 춘절이라 부르는 음력설의 흔적이 남아 있다. 특히 겨울이 긴 이곳은 넓은 실내의 장소를 선택하여 하루 종일 즐기며 노는 것으로 일정을 잡는다.
길림시에서는 ‘길림시예술관’이 있는 아리랑 민속관의 넓은 홀에 이른 아침부터 남녀노소로 구성된 수많은 팀들이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 윷놀이위원회에서 제정한 규칙에 따라 윷놀이경기를 즐겼고 식당에서 마련한 오곡밥과 귀밝이술로 점심식사를 한 후 여흥을 즐겼다.
우리는 아라디촌에 대보름의 행사를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였고 길림시와 일정을 조정하다보니 정월 대보름 행사를 하루 뒤로 미루자는데 의견이 일치하였다.
대보름의 행사는 노인회가 주관이 되어 농악과 윷놀이로 진행되었다. 윷놀이 방식은 길림이나 한국과 동일했다.
식사는 노인회의 부녀조가 마련한 오곡밥과 나물반찬을 했으며, 떡과 과일에 중국식 요리도 있었다. 귀밝이술로는 남자들은 빼주(白酒), 여인들은 포도주를 마셨다.
윷놀이가 끝난 후에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여흥을 즐겼다. 하지만 연날리기, 지신밟기, 동제 등 예전에 행해졌던 전통적인 대보름의 민속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
행사 진행은 팀별로 이뤄졌다. 부녀회에서는 음식을 장만하고 음악을 담당하는 팀, 윷놀이 준비팀, 농악팀 등으로 나뉘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다. 장소는 아라디마을 노인회관에서 이루어졌으며 촌장이나 마을의 공산당 지부서기도 참석하는 등 마을의 큰 행사로 열렸다.
현재 아라디마을은 민속촌을 건설하여 조선족 문화의 독창성을 보존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취업이나 진학문제로 젊은이들이 대부분 외국이나 인근 길림 등 대도시로 떠나고 있어서 조선족의 고유한 민속문화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아쉬운 마음 금할 수 없다.
가깝지만 먼나라 중국까지 취재다녀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그전에는 뭔가 조선족들은 한국에서 돈을 벌고도 중국과 한국에 국가 분쟁이 발생하면 오히려 중국을 두둔하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글을 통해서 중국인들도 과거엔 같은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닳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