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의 포토차이나] 실크로드의 출발 ‘시안’
북경(北京), 남경(南京), 낙양(洛陽), 개봉(開封)과 함께 중국의 5대 고도(古都)로 알려진 서안(西安, 시안)은 로마, 카이로, 아테네와 함께 세계 4대 고도로도 손꼽힌다. 서안은 BC11C(1134년) 전후해 서주(西周)를 시작으로 진(秦), 서한(西漢), 신망(新莽), 동한(東漢), 서진(西晉), 전조(前趙), 전진(前秦), 후진(後秦), 서위(西魏), 북주(北周), 수(隋), 당(唐) 등 13개의 왕조의 도읍지로서 1000여년 동안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 중심지였다.
서안이 가장 번성했던 시기는 당나라였으며 장안(長安)으로 불렸다. 인구가 200만명에 육박한 장안은 실크로드로 동서양을 연결하던 시발점으로서 세계의 사상과 문화를 교류하는 국제도시로도 명성이 높았다.
고도 장안성(長安城)인 서안은 현재 섬서성(陝西省) 성도로서 관중(關中)평원의 중남부에 위치하며 위수강(渭河)과 진령(秦嶺)산맥 사이에 5개현 8개구로 구성되어 있다.
인구는 800만 명을 넘어서며 중국 서부대개발의 중심도시로 수많은 문화유적이 있다. 그 중 종루(鐘樓)와 고루(鼓樓), 청진대사(淸眞大寺), 명대의 성벽, 자은사(慈恩寺)와 대안탑(大雁塔), 섬서역사박물관, 비림(碑林)박물관, 반파(半坡)박물관 등이 유명하다. 이는 서안의 8대경관으로 불린다.
팔대경관의 시작은 서안시내 중심부에서 동서남북의 교차점에 있는 명(明) 홍무(洪武) 17년(1384년)에 건립된 높이가 38m인 목조건물로 5톤의 종이 설치돼 있는 ‘종루’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고루’는 종루에서 서북쪽 450m 지점에 있으며 33m의 높이에 4면에 걸쳐 북이 설치되어 있다.
‘청진대사’는 회교도의 요람으로 1000여명의 신자가 예배를 볼 수 있는 예배대전이 있다. 주변에는 골동품가게가 늘어선 회교도 거리와 양고기와 쇠고기 등 돼지고기를 제외한 꼬치구이를 먹을 수 있는 회족전문 야시장이 새벽까지 열리고 있다.
14세기(1370~1378)에 벽돌을 쌓아 축성한 서안고성의 성벽은 ‘명대의 성벽’으로 불리는 장안성으로, 현존하는 중국의 성벽 중 보존상태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 장안성은 총 길이가 14km에 달하며 높이가 12m, 성 윗부분의 폭은 12~14m, 아랫부분 폭은 11~18m 규모로 동서가 길고 남북이 짧다.
동서남북 4개의 문에는 망루인 성루(城樓)와 화살을 쏘는 창이 있는 전루(箭樓)가 있다. 남문은 황제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전용문인데 현장법사가 인도여행을 다녀왔을 때 황제가 직접 남문으로 영접을 한 예외가 유일하다.
서문은 실크로드로 가는 출발점으로 당나라대에는 서역의 상인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 현재 오를 수 있는 성문은 동서남문이며 입장료가 있다.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자전거로 성벽을 돌 수도 있고 전차를 타고 돌아볼 수도 있다.
자은사는 정관(貞觀) 22년, 당 고종이 어머니 문덕황후를 위해 건립한 불교사원으로서 당나라 말기 대안탑만 남아 있었는데 그 후 조금씩 확장하고 재건하여 지금은 32.3㎡의 면적이 되었다.
대안탑은 현장법사가 인도에서 가져온 불교경전과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보존하고 경전을 번역하기 위해서 현장법사가 652년 친히 건축한 5층의 벽돌탑이다. 701~704년 측천무후에 의해 7층으로 다시 쌓았고 명대에 와서 탑의 외벽에 다시 벽돌로 쌓아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다.
대안탑에 오르면 자은사 경내와 함께 서안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자은사 일대는 대응탑 곡강(曲江)풍경구명승지로 지정되어 있으며 장안의 유명한 정원인 곡강춘효원(春曉園), 당대예술박물관, 당나라식 공원인 대당부용원과 서북지역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서안식물원 등이 있다.
섬서역사박물관은 전통적인 궁전양식으로 건축된 박물관으로서 115만년전 선사시대에서부터 진, 한, 위, 진, 남북조, 수, 당, 송, 명, 청(1840년대)의 문물이 전시되어 있는 중국 대표적인 박물관 중 하나로 1991년 문을 열었다.
박물관의 가장 대표적인 유물은 측천무후 어머니인 양씨 묘에서 출토된 3.5m 높이에 15톤의 중량을 가지는 사자상으로 동방의 제1사자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주작과 현무가 조각되어 있는 한나라 기와와 당대묘의 벽화인 당심채, 순사자 대신 매장한 도용(陶俑) 등이다.
반파유적지는 약 6,000여 년 전의 석기시대의 모계 씨족사회에서 살았던 고대 인류의 집단거주 지역으로서 1953년 우연히 발견되었으며 이곳에서 출토된 구석기와 신석기등 원시시대의 석제와 골제, 토기 등의 유물과 주거형태 등을 전시하는 ‘반파박물관’을 건설하였다.
서안 ‘비림박물관’은 서안에서 출토된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서예작품들인 석각비문들을 모아놓은 박물관으로서 명말(明末)에 처음 조성되었다.
비림박물관의 원래의 이름은 섬서성박물관이었으며 북송 철종 년간(1087년)에 처음 지어져 지금까지 9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1944년 서안의 공자문묘를 그대로 살려서 건축하였다.
비림박물관은 한대부터 청대까지의 2300여개 비석을 포함하여 8만여 점이 있으며, 그 중 1000여개의 비석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7개의 대형 진열실과 6개의 회랑과 7개의 비정에서 이루어지며 전서、예서、초서、행서、해서 등의 각종 필체를 비교할 수 있다.
특별히 유명한 전시품으로는 왕희지와 구양순, 안진경, 저수량, 류공권, 장욱, 회소?등?서예가들의 작품이 세겨진 석각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어서 서예계의 성소(聖所)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비림석각예술관은 찬란한 중국 고대 문화를 재현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으로서 주로 종교석각과 무덤석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물 중에는 당태종의 무덤인 소릉에서 출토된 소릉 육준, 이수 무덤의 석관, 당대의 보살 등은 모두 고대석각예술의 걸작품들이다.
서안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가보아야 할 곳은 서안을 대표하는 음식점이다. 서안은 원래 만두와 과일재배로 이름난 곳이다. 그 중에서도 만두는 이 지방 특산물로 예로부터 황제들이 즐겨 찾았던 음식이다. 특히 청나라의 서태후(西太后)가 즐겼다는 태후전골은 중국 만두 중에서도 가장 작은 진주알 크기로 닭고기를 넣어 만든 물만두의 일종이다.
서안에 오는 관광객은 누구나 들린다는 덕발장(德發長)은 태후전골을 비롯한 물만두 전문집으로서 서안을 대표한다. 덕발장의 4층 건물, 1000여 평에 이르는 홀은 오후 6시만 넘으면 언제나 손님으로 가득 찬다. 1936년에 문을 열어 올해로 70년을 넘긴 덕발장은 맛과 속이 모두 다른 200여 가지의 만두가 손님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다 먹을 수도 없고 고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덕발장의 요리는 닭, 오리, 물고기 등 최고급 재료로 삶고, 굽고, 찌고, 볶고, 튀기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하며 단맛, 신맛, 쓴맛, 고소한맛 등 온갖 미감과 함께 꽃이나 새, 물고기, 동물 등 각양각색으로 모양으로 빚어 볼거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