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의 포토차이나] ‘새마절’서 ‘몽골족의 기상’을 엿보다

철리목 ‘새마절’, 몽골족의 전통 체육축제

북경에 체류하던 어느 날, 몽골족의 철리목 새마절(哲里木 ???) 행사에 참가하자는 중국 친구들의 제의를 받았다. 철리목은 내몽고를 구성하는 6개의 맹(盟, 내몽고자치구의 가장 큰 행정조직) 중 하나로 통료시가 속한 지역이다. 새마절은 외몽고의 나담 축제와 비슷한 마상축제로 몽골인들의 전통적인 체육대회라고 할 수 있고 그곳에서는 몽골족의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 소수민족의 삶과 문화를 탐구하고 싶은 열망을 가졌던 나는 흔쾌히 승낙하고 함께 길을 떠났다.

북경을 떠나 청나라의 여름 궁전이 있었던 승덕을 지나고 적봉에 가까워 오자 길옆에는 초원도 아니고 사막도 아닌 끝없는 황무지가 펼쳐졌다. 이곳은 중국정부가 1980년대까지 야심차게 대규모 개간을 하던 지역으로서 지금은 초원이 파괴되고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몰지각한 침범이 빗어낸 결과라고 하나 다시 초원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나 멀리 온 느낌이 든다.

홍산문화의 본고장인 적봉은 말 그대로 온산이 붉은 바위로 덮여 있었다. 정봉에는 광개토대왕의 능비에 새겨진 엄수를 의미하는 시라무렌(西拉木倫)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그 넓은 강을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고주몽이 부여를 탈출할 때의 모습이 연상됐다.

주일하 초원의 싱그러운 모습

자동차는 홍산저수지를 지나 통료시에 도착하였다. 통료시에는 새마절에 대한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새마절은 커얼친(科爾沁) 초원의 중심지역인 주일하(珠日河)초원여우구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주일하초원은 통료시에서 102km 되는 지점이며 꿔러꿔린(?林郭勒)시에서는 서남쪽 30km 지점에 위치한다.

우리 일행은 주일하초원 여유구에서 여장을 풀었다. 승용차로 편하게 떠난 여행이지만 길은 참으로 멀었다. 북경에서 꼬박 3일 동안 승용차를 타고 온 셈이니 말이다.

게르에서 살고 있는 여인, 전통복장을 입고 있다.

초원의 호텔은 몽고의 전통적인 이동식 주택인 게르(Ger)이다. 이곳에서는 몽골족들의 가정집에 해당하는 게르를 방문하여 그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가 도착한 뒤 부탁을 하자 주민들은 전통복장을 갖추고 말을 타고 양이나 말을 모는 것 등 평소 일상 속에서 활동하는 내용을 주제로 연출을 펼치곤 하였다.

말몰이를 시연하고 있는 여유구 속의 주민들

그래서 자연스럽고 다양하게 그들의 문화를 보면서 자유롭게 촬영도 할 수 있었지만 주택이나 생활환경에서는 전통적인 몽골족의 신앙생활을 포함한 민속적인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주민들의 교통수단은 말이 아니라 대부분 오토바이에 의존하고 있었다.

오토바이 전용 주차장

초원속의 게르에서 식사를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작은 음악회

아찍 일찍 떠나는 우리를 배웅하고 있는 여유구 속 식당의 종업원들

초원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푸른 초원에 양과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으며 티 없이 맑은 하늘은 세상의 온갖 시름을 다 날려 버릴 만큼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저녁 식사는 초원의 식당과 호텔을 겸한 게르에서 민속공연을 관람하면서 몽골족의 전통음식으로 했는데 가인(歌人)들의 노래 소리는 영혼을 울리는 듯한 천상의 소리로 가슴 속 깊이 다가왔다.

씨름선수

그 중에서도 몽골족 특유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깊게 담겨있는 노래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아침에 떠나는 우리 일행을 전송하는 종업원들의 아름다운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필자가 이곳을 방문한 때는 2007년이었다. 당시 통료시에서는 중국ㆍ커일친 국제 말 문화 여유절과 철리목 새마절을 동시에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몽골족의 전통적인 복장을 갖추었으며 입장식에 이어 연주회와 씨름경기로 시작하여 마상경기로 끝을 맺었다. 연주회는 노천인 관계로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으며 씨름경기는 체급별로 이루어졌다.

마상에서 펼치는 묘기

마상경기는 다양하였으나 근본적으로는 마상계주와 곡예, 기마전 등이었고 정확한 명칭은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초원 속에서 펼쳐지는 경기는 사실감과 박진감, 야생미가 넘쳐났으며 인근의 사람들은 모두가 다 참가한 듯 관람객들의 수도 엄청났다.

새마절 입장식을 위해 모여드는 참가자들

대부분 가족이나 마을단위로 모여든 관객들은 준비한 음식들을 나누어 먹으면서 그들의 전통적인 놀이문화를 즐겼고 외국이나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 중에는 사진촬영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계주경기의 결승전

새마절 기간에는 내몽고와 요녕성의 14개 도시에서 관광과 경제, 무역에 관련된 문제로 참가했고 각 지역 방송국의 취재 활동도 활발했다. 그리고 통료시에서는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400명의 경찰을 파견하였다고 하니 그 규모를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상경기를 관전하는 관객들

그리고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하여 새마절 기간에 통료시와 주일하 여유구를 오가는 정기노선버스를 신설했지만 초원의 주차장에는 관광객들이 타고 온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이 넘쳐나고 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인근의 주민들

One Response to [강위원의 포토차이나] ‘새마절’서 ‘몽골족의 기상’을 엿보다

  1. 이선영
    이선영 September 6, 2012 at 11:41 am

    사진과 글 너무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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