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의 포토차이나] 심양의 코리아타운 서탑

조선족들의 활동무대인 서탑, 조선족의 상징인 장고춤을 추는 여인이 서있다.

심양은 병자호란으로 삼전도에 항복한 조선의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인질로 끌려간 청나라의 첫 번째 수도이다. 청은 숭덕(崇德) 5년(1640년)에서 순치(順治) 2년(1945년)간 심양에 동탑, 서탑, 남탑, 북탑을 건설하였고 그중 성경(盛京)8경 중 하나인 서탑은 연수사에 있었는데 너무 심하게 파괴되어 1968년에 허물었다가 1998년에 복원시켰다. 연수사는 4,000㎡, 서탑의 높이는 6.33m에 면적은 256㎡에 이른다.

기록에 의하면 1882~1887년 조선인 서상륜과 백홍준이 서탑에서 한글로 된『성경』을 출판했다고 하며, 19세기 중엽부터는 많은 한인들이 심양부근의 혼하와 요하 양안에 이주하여 벼농사를 지으면서 서탑지역을 중계역으로 삼았다. 1900년 5월경 평안북도 영성군의 안봉태가 중국인 유씨와 왕씨의 도움으로 서탑 밑에 처음 조선집을 짓고 장사를 시작했으며 1901년에는 백홍준 목사가 서탑에 와서 기독교 전도활동을 시작하였다.

서탑에서는 항상 한국 주(週)의 공연이 개최된다.

1911년 압록강철교가 부설되고 안동과 봉천(지금의 단동과 심양으로 심단선이 된다)을 잇는 안봉선이 개통되자 일제의 탄압을 피해 중국으로 이주한 한인들이 대거 서탑으로 밀려들면서 한인거리가 형성되었다. 그때부터 한인들은 서탑지역에서 수공업과 상업에 종사하면서 군벌과 일제에 대항하였다.

1945년 광복을 맞아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서탑은 침체하였으나 1948년 심양이 해방되면서 중국에 산재해있던 조선족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1990년의 서탑시장, 냉면을 팔고 있는 조선족.

한중수교를 전후해 서탑은 조선족의 거리였다. 1990년 처음 서탑에 들렸을 때 인근 아파트의 주민들과 시장의 상인들 대부분은 낯설지가 않았으며 판매하고 있는 식품들은 매우 친숙한 것들이었다. 그 모습들에 마음이 끌려 한참을 돌아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그 후 심양을 지나칠 때마다 서탑시장은 단골로 돌아보는 거리가 됐고 조선족 시인인 박성군과 만나면서부터 서탑의 아파트에 차려진 그의 민박집은 아예 베이스캠프가 되었다.

출근시간의 풍경.

서탑이 또 한번 변신한 것은 한중수교를 기점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심양에 진출한 것이 계기다. 그래서 조선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서탑은 자연스럽게 코리아타운이 형성되었다. 심양에 한국인들의 진출한 것은 바다를 끼고 있는 요녕성이 중국 동북지구의 공업과 교통의 중심지역으로 부각되면서부터였다.

한국보다 먼저 중국과 관계개선이 된 일본이 대련에 자리를 잡으면서 대련이 중국속의 일본이라는 명칭을 얻은 것처럼 심양은 중국속의 한국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서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우리한복집.

그리고 백두산 관광의 중간지점으로 심양이 각광을 받으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서탑에 들리기 시작하였다. 특히 인천 연길의 항공로선이 복잡하고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항공편수가 많고 요금이 저렴한 인천 심양간의 항공노선이 각광을 받은 것이다.

연길로 가거나 집안이나 통화를 거쳐 백두산을 갈 때에도 심양은 교통의 길목이기 때문에 중요한 중개역이 된다.

한국과 북한, 중국이 공존하고 있는 시장.

또한 서탑시장은 귀국길에 들린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품가게들과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성업 중에 있으며 어렵지 않게 북한 물건들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서탑은 요녕성 조선족의 경제와 문화의 중심이 되면서 중국 대도시 중 조선족의 최대 집거구역으로 탈바꿈하였다.

불야성을 이룬 서탑의 야경.

서탑의 면적은 2.58㎢에 이르며 인구 3만 명 중 조선족이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유치원, 소학교, 중학교, 직업학교 등 교육체제와 예식장, 서점, 문화관, 노인회, 교회, 병원에서 가두판사처, 공안파출소, 은행, 우체국, 여행사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편의시설들이 다 갖추어져 있다.

북한식당의 공연풍경.

최근 조선족들이 운영하는 제3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거리는 온통 한글 간판이고 호텔, 백화점, 식당, 노래방, 민박집 등 크고 작은 가게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그래서 서탑 지역을 찾는 조선족 및 한국인들이 평일에는 약 1만 명, 명절이나 휴일에는 그 수가 약 3만 명에 이른다.

인력시장의 모습.

한편 2004년부터 시작된 심양의 한국 주 행사는 상당부분 서탑에서 진행되고 있어서 더 한층 코리안 타운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장기 거주 한국인이 약 5,000명, 한국투자 기업은 168개에 이르며 백제원, 경회루, 한궁 등 20여개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과 북한의 식당들은 한데 어우러져 고급화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번성하고 있는 코리아타운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심양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과 조선족 기업들이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아침마다 서탑에 인력시장이 형성되고 있어서 인근농촌의 주민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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