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의 포토차이나] 베이징의 러시아워

신호를 받은 자전거 운전자들이 한담을 나누고 있다.

베이징의 교통문제는 심각함을 넘어 살인적이라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필자가 경험한 베이징은 도심을 어느 정도 벗어나 대학가가 밀집해 있는 오도구(五道區, w?d?oq?)의 학원로(學院路, xu?yu?nl?)였지만 체증현상은 필설로 다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러시아워의 진풍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출근시간의 인파

베이징의 도로는 1~2km의 거리를 시내 및 외부순환도로로 구분하는, 환(環)으로 불리는 도시고속화 도로가 타원형으로 둘러싸고 있어서 차량 수가 적었던 시절에는 막힘이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자동차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바람에 교통문제는 베이징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차량 등록대수에 제한을 두고 외국인과 외지인의 차량구입을 제한하며 외지차량의 베이징 진입을 불허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지만 교통체증 완화에는 역부족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앞의 청색 옷을 입은 여인이 교통지도원이다.

2011년 통계에 따르면 실제 베이징 인구는 2,300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등록 차량만 해도 473만대로 한국 전체 차량등록대수의 25%를 초과하고 있다.?러시아워에는 자전거와 오토바이까지 도로를 가득 메운다.

차량 번호판 끝자리가 월요일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 등으로 운행을 제한하는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교통체증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출근시간의 지하철

택시난 역시 심각하다. 2011년 기준으로 베이징에 등록된 택시는 6만6000대, 서울시에 등록된 7만2000대보다도 적다. 그러다 보니 헤이처(黑車, h?ich?)라고 불리는 자가용 불법영업이 판을 치고 있는데 정규 택시가 아닌 만큼 목적지까지 가려면 운전기사와 가격을 흥정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규 택시 요금의 2배가 넘는 바가지가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1990년대 베이징의 러시아워

필자가 경험한 1990년대 베이징의 러시아워는 낭만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했기 때문에 자전거 전용도로까지 있었던 시절, 자전거의 물결은 아름답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차량에 둘러싸인 자전거

물론 지금도 서민들은 자전거를 애용하고 있지만 러시아워에 차량들과 뒤엉켜 질주하는 모습은 위험을 넘어 아슬아슬하기까지 보인다. 그러나 도로에 들어선 버스와 자가용, 택시, 자전거 등이 한 도로를 이용하면서도 얽힘이 없이 교묘하게 소통이 된다.

그것은 그들이 자전거를 타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신호등을 무시하고 아슬아슬한 끼어들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 위험하기 그지없다.

러시아워의 차량행렬, 자전거와 오토바이, 승용차들이 한데 엉켜 있다.

또한 도시화도로에 들어서면 빠져나갈 출구도 없는 도로 구조이기 때문에 차량들은 1km를 가는데 5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걸어가는 것이 빠르다고 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더욱이 요금병산제가 거의 무시되고 있는 베이징의 현실에서 택시 기사들 사이에는 출퇴근 시간에 교통체증에 걸리면 기름값도 건지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운행마저 꺼리고 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