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캐나다 당국, 32개월 ‘억울한 옥살이’ 전대근 목사 한국여권 왜 안 돌려주나?
[아시아엔=문용식 자유기고가] “‘캐나다 32개월 억울한 옥살이’ 전대근 목사를 기억하십니까?”
얼마 전 안부 인사차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고 있는 전대근 목사와 통화를 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며 그간의 소식을 전해 주었다. 전 목사가 안타까운 지금의 상황을 헤쳐 나가길 바라면서 이 글을 <아시아엔>에 보낸다.
전대근 목사는 32개월째 수감 중이던 2017년 11월23일 몬트리올 연방구치소에서 재판 없이 풀려났다. 벌써 1년 하고도 두달이 지나고 있다. 풀려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그를 구속했던 캐나다 연방검찰은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아닌데도 그가 소유했던 ‘영주권카드’ ‘여권’ ‘캐나다 통화 3만2천불’과 그가 재직하던 학교(Northen Lights Training College, 토론토 사립직업학교 및 고교 3년 크레딧 과정)에서 압류해 간 행정서류 일체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 명백히 불법이다.
전 목사는 담당 변호사를 통해 소유물 반환청구 소송을 해왔으나 검찰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반환을 지연시키고 있다.
영주권 카드가 없어 신분이 불확실하니 취업도 할 수 없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지원받을 수 있는 현지 지원제도의 혜택도 받을 수 없어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했다. 여권마저 없으니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전대근 목사는 2015년 4월1일 아침 토론토에서 출근 준비를 하다 무장한 연방경찰(RCMP)에 의해 검거돼 경찰 헬기에 태워져 몬트리올 경찰 조사실로 압송되었다.
당시 그의 검거 소식은 ABC breaking 뉴스, CNN 등을 통해 ‘아시아계 여성 밀입국, 성매매 알선, 범죄조직 한인 두목 체포’ 기사로 전 세계에 실시간 뉴스로 송출됐다. 캐나다 현지언론에서는 이 일을 여러 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한국의 일부 언론에서도 보도했다. 심지어 전 목사 검거와 관련해 연방경찰 책임자가 몬트리올 공항에서 기자회견까지 했다.
전 목사는 경찰에서 단 한번 2시간 남짓 조사를 받고 구속되었다. 두 번에 걸쳐 보석신청을 했으나 판사는 이를 기각했다. “전 목사 소유의 집과 차량이 없으며, 범죄조직 두목으로 도주 위험이 있다”는 이유였다.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전 목사와 달리 당시 사건에 직접 연루돼 검거된 중국인 등 피의자들은 구속 초기에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다.
전 목사는 당시 토론토 ‘선교중앙교회’에 시무하던 목회자인 동시에 사립학교 행정실장으로 15년째 재직 중이었다. 이처럼 신분이 확실한 터에 판사의 보석 기각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구속돼 있으면서 정식재판도 받지 못하고 행정 절차인 예비재판만 5~6차례 개정되고, 이마저도 검찰이 수시로 연기하며 지연시키는 바람에 구금이 장기화되었다. 구속되어 있던 기간에 캐나다 행형당국의 인권을 무시한 처사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가입국으로서 캐나다 행형당국은 이 협약 ‘36조 1-b’에 명시된 “파견국 영사 관할 내에서 파견국의 국민이 체포 또는 재판에 회부되기 전 구금, 유치되는 경우 파견국의 영사기관에 지체없이 알려야 할” 의무를 져버렸다.
전 목사가 한국공관에 통지를 거부하지 않은 이상 캐나다 당국은 당연히 그의 구속 사실을 신속히 알려야 했으나 국제법마저 위반하며 통보하지 않았다. 몬트리올 주재 한국 공관의 영사가 그를 면회 오기까지 그는 6개월 동안 방치돼 있었다.
전 목사는 구속 기간 동안 그에게 적용된 혐의보다 과도하게 활동 제약을 받았다. 담당 변호사 말로는 전 목사에게 적용된 성매매 알선 혐의는 ‘general population sector’로 구분되어 하루 10~14시간은 자유롭게 야외활동이 보장되어야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5~6시간 정도만 자유시간이 할당되었다.
특히 구속기간 pedophile sector(어린이가 피해자인 범죄자들이 모인 곳)에 함께 가둬두어 정신적 충격과 심한 자괴감을 느껴야 했다. 전 목사는 출소 후 수감 중 생긴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몬트리올 행형 당국은 사전 안내절차도 하나 없이 2017년 11월23일 밤 10시가 지난 시각, 전 목사를 내쫓듯 수감중이던 몬트리올 연방구치소를 출소했다. 그 후 100일 지난 작년 3월11일 정식재판을 하루 앞두고 밤 늦게 담당 변호사가 검찰의 ‘기소취하 결정’을 알려왔다. 자신의 억울함을 풀 수 있는 기회였던 정식재판마저 무산된 것이다.
검찰은 전 목사가 보유했던 ‘영주권카드’ ‘여권’과 ‘현금’을 여태 돌려주지 않고 있다. 캐나다 검찰당국의 처사는 인권을 무시하고 선량한 한국인을 파멸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비인도적이고 보편적 국제 규범에 반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전 목사의 소유물을 즉각 돌려주어야 한다.
우리 정부에 바란다. 대한민국 헌법 제1장 총강 2조 2항에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했다. 국민의 인권을 중요시 하는 정부라면 자국민 전대근 목사가 작금의 어려운 처지에서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캐나다 당국과 외교채널 등을 통해 조속히 도와야 한다. 전 목사 같은 억울하고 불행한 자국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외국민 보호에 만전을 다해주기 바란다. 다시 한번 호소한다.
황당하고 답답한 일입니다. 이렇게 오래된 일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