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캐나다···한국인, 범죄인 몰려 31개월 옥살이, 석방 뒤 19개월만에 여권 돌려줘

캐나다에서 억울한 옥살이 끝에 석방된 전대근 목사

[아시아엔=문용식 자유기고가] 캐나다 토론토 거주 중 연방경찰에 체포되어 30개월 이상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2017년 11월 풀려난 전대근 목사가 석방 19개월만에 자신의 여권 등 신분 관련 서류를 돌려받게 됐다.

캐나다 연방경찰(RCMP)이 압수해 갔던 여권과 영주권카드, 현금, 그리고 전 목사가 근무하던 학교의 행정서류 일체를 돌려주라는 법원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캐나다 법원은 3일(현지시간) 재판에서 “검찰은 전 목사로부터 압수한 물품 일체를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검찰은 경찰에 통보해 1개월 안에 돌려줘야 한다.

캐나다 정부는 2015년 10월 총선을 앞두고 전국 6대도시에서 대대적으로 성매매 단속을 했다. 그해 4월 1일 전 목사는 캐나다 경찰에 의해 범죄조직 두목으로 지목되어 체포돼 몬트리올구치소에서 31개월 이상 구금됐다. 당시 캐나다 경찰은 그의 자택과 15년 이상 행정실장으로 재직하던 학교에 들이닥쳐 트럭 1대분의 서류를 압수해갔다.

이 일로 인해 한국인이 운영해오던 학교는 문을 닫았다.
전 목사는 몬트리올 경찰 조사실로 압송되고 구속 32개월 가까운 2017년 11월23일 밤 11시 몬트리올 행형당국으로부터 사전 안내없이 출소명령을 받았다. 구치소 들어올 때 입었던 봄옷을 입고 추운 겨울 밤 내쫓기듯 출감한 것이다.

2018년 정식재판을 2주 앞둔 2월27일 연방 법무장관 명령으로 ‘기소 취하’ 결정을 법원에 알렸다. 하지만 법무당국은 그런 결정을 사전에 변호사에게 알리지도 않았고 재판을 통해 명예회복을 기대했던 전 목사는 검찰 조치에 크게 실망했다.

출감 후 압수해간 물품도 돌려달라고 검찰에 요청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며 돌려주지 않았다. 그런 연유로 지금까지 여권도 영주권카드도 없이 캐나다 사회에서 유령처럼 살수 밖에 없었다.

신분이 불확실하니 직업도 구할 수 없었고 경제적으로 누군가 도움을 주지 않으면 병원도 갈 수 없으며 한국으로 돌아올 수도 없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

유죄 판결을 받은것도 아닌데 도대체 출감 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검찰은 이듬해 정식재판(2018년 3월12일)을 앞두고 법무장관이 ‘기소취하’ 결정을 하면서 ‘stay of proceeding’ 규정을 적용했다. 이는 “1년내 새로운 증거를 찾거나 범죄사실이 확인되면 다시 기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은 정식재판을 위한 예비재판 기간에도 수시로 이를 연기하며 전 목사의 구속기간을 늘렸다. 그 기간 압수품 분석과 통화기록, e-mail, 은행입출금 기록, 세무자료 등 혐의를 입증할 만한 모든 것을 전방위로 뒤졌다.

검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의 입증이 어렵게 되자 “판결없이 30개월 이상 구속할 수 없다”는 캐나다 형법(‘조르단법’) 규정에 따라 일단 ‘기소취하’ 결정을 내렸고 구치소로 다시 보내기 위해 1년이란 시간을 더 얻었다.

검찰은 무고한 한국인에 대해 중 범죄혐의를 쒸워 고통을 주고도 출감 후 2019년 2월25일까지 사회로 복귀하지 못 하도록 했다. 캐나다 공권력은 선량한 한국민을 ‘성매매 범죄조직의 두목’으로 만들었다.

미국 ABC방송 등은 전 목사 검거장면을 전 세계에 속보로 타전하고 캐나다 CTV는 압송 장면을 전국에 생중계 했다.

전 목사 얼굴이 전세계 언론에 노출되고 장기간 구속피해가 있는데도 캐나다 경찰과 검찰은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바로잡기보다는 책임회피에 나섰다. 특히 전 목사를 궁핍한 처지로 몰아 또다른 범죄를 유발하도록 덫을 놓았다.

금년 1월10일 개정된 재판에서 검찰은 학교 서류 등 일부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돌려주겠다는 거래(딜)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전 목사는 단호히 거부했다. 5월 21일 예정된 재판을 검찰이 연기하고 전 목사는 판사에게 e-mail을 통해 “내가 유죄판결을 받은 것도 아닌데 지금까지 검찰이 여권, 영주권 카드 등을 돌려주지 않는 것은 인권을 무시한 부당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판사는 검찰에 “모든 절차가 끝났는데 전 목사 관련 소지품과 신분증 등을 돌려주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검찰 입장을 5월말까지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검찰은 5일 더 시간을 요청하고 6월 5일 회신에서 “판사가 돌려주라고 명령을 내리면 돌려주겠다”고 했다.

전 목사는 4년이란 긴 시간이 지나 자신의 거처와 학교에서 검찰이 압수해 간 물품을 돌려받게 됐다.

전 목사는 “31개월간 아무 죄없이 감옥살이를 한 것도 억울한데, 여권 등 필수적인 신분증도 돌려받지 못해 하루하루 숨죽이고 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 선진사회란 캐나다 공권력은 국제법마저 무시하며 대한민국 목사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