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올림픽·월드컵 개최 멕시코, 선진국이라는 캐나다, 그리고 대한민국

양씨가 1154일간 수감돼 있던 멕시코 산타마르타교도소

멕시코·캐나다서 한국인 ‘억울한 옥살이’ 2119일···외교부는 어디 있었나?

965 그리고 1154. 무슨 숫자일까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벌어진 억울한 옥살이 일수(日數)입니다. 감리교회에서 목회 안수를 받은 전대근 목사는 2014년 4월 1일 이른 새벽 토론토 자신의 숙소에서, 애견옷 디자이너인 양모씨는 2015년 1월 16일 한밤 중 멕시코시티 여동생 지인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카운터 일을 도와주다 각각 수사당국에 강제로 연행됐습니다. 전대근 목사는 동양계 성매매단 수괴, 양모 디자이너는 성매매 알선 혐의였습니다.

그 후 3년 가까이 혹은 3년 남짓. 전 목사와 양 디자이너는 모두 무죄석방됐습니다. 왜냐구요? 처음부터 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의 경우 선거를 앞둔 집권여당이 여론지지를 높이기 위해 불법 외국인 단속을 명분으로 전 목사를 얽어매려 했던 거였습니다. 멕시코의 경우는 종종 그렇듯이 수사기관이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돈을 뜯어내기 위해 사건을 처음부터 조작했던 거였습니다. 두 경우 모두 없는 범죄사실을 억지로 만들려다 벌어진 점에서는 너무나 유사점이 많습니다.

2015년 4월1일 캐나다 연방경찰에 압송되던 당시의 전대근 목사

비슷한 점은 그뿐이 아닙니다, 흔히 천당 바로 밑 ‘999당’으로 불리며 선진국으로 알려진 캐나다나 이미 1968년과 1972년 일찌감치 올림픽과 월드컵을 둘다 치른 멕시코나 모두 외국인 인권에 관한 한 나몰라라 하는 국가라는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어땠을까요? 백보 양보해 사건 초기 부실대응은 그렇다고 치지요. 이들의 억울한 옥살이가 1년이 지나도록, 아니 2년이 또 지나도록 외교부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었을까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렇게 기다리던 석방이 됐어도 쉬쉬하기에만 급급합니다. 대한민국 정부 맞나요? 촛불정부 맞는지요?

호소합니다. 옥살이 억울함, 이제라도 정상화돼야 합니다. 캐나다와 한국 두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합니다. 더 이상 제2, 제3의 전 목사, 양 디자이너가 한국에서 아니 지구상에서 나와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아시아엔, 매거진N 독자님. 이들에 대해 좀더 많은 관심과 보도를 적극적으로 했어야 하는 아쉬움과 후회는 남습니다. 하지만 오늘 낮 (사)아시아기자협회 이사회에서도 논의됐지만, 저희가 해야 할 일은 참으로 많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그 길은 좁고 험난하지만, 뜻이 깊고 보람이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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