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라의 아랍이야기] 카타르, 새 내각 관전 포인트는?

GCC 내 최연소 통치권자가 된 카타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33) 국왕이 무바야아(충성맹세)를 마친 다음날 취임 담화문 발표를 통해 국정운영의 기조를 밝혔다.

타밈 새 국왕은 취임 후 가진 TV연설을 통해 부친인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61) 전 국왕을 ‘카타르의 진정한 설립자이자 카타르 르네상스의 창시자’로 지칭했다. 또한 아버지가 열어 둔 길을 걷겠다면서 외교정책에도 “지침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며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종파에 따라 아랍 사회가 분열되는 것을 거부한다”며 종파주의에 대한 경계를 표하고, 아울러 정치적 화합을 강조하며 “우리는 모든 정치적 방향을 존중하지만 어느 진영을 다른 진영보다 더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타밈 국왕은 자신의 첫 내각을 발표했다. 카타르 정권의 실세를 퇴임시키고 그 외 요직에 있던 일부 각료들을 바꾸었기에 대규모의 개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새로 입각한 인사들의 대부분은 내부 승진이고, 하마드 국왕 시절 장관들 대부분이 유임됐다는 점에서 부분 개각으로도 볼 수 있다. 개각과 더불어 하마드 전 국왕은 국왕 자문역으로 그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은 아래와 같다.

카타르 정권의 실세, 작은 하마드 퇴임?

하마드 국왕 통치기에는 두 명의 하마드가 정권의 실세였다.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이하 큰 하마드) 국왕 (1952년생)과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이하 작은 하마드) 총리 겸 외무장관 (1959년생)이 그 주인공이다.

큰 하마드의 퇴임이 가시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바로 작은 하마드의 퇴진 여부였다. 작은 하마드가 그대로 내각에 남아 있으면, 아무래도 타밈 국왕이 정치를 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 그는 타밈 국왕의 사촌이자 하마드 전 국왕의 첫째 조카로 지난 1992년 외무장관에 임명된 이래 20여 년간 국제 외교무대에서 카타르의 존재감을 드높이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07년 큰 하마드의 이복동생 압둘라 빈 칼리파 알 싸니의 뒤를 이은 총리에 임명되면서 명실상부한 카타르 정권의 실세로 자리를 잡았다.

이니셜을 따 HBJ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외교통으로서의 탁월한 실력과 강인한 업무추진으로 카타르가 국제무대에서 작지만 강한 나라로서의 입지를 성공적으로 구축시킨 주인공이다. 그는 우방국 미국부터?탈레반, 하마스, 이슬람 형제단, 시리아 반군에 이르기까지 피아를 가리지 않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 카타르만의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펼쳤다.

그는 하마드 국왕 시절의 외무부 장관으로 카타르는 중동지역 미공군기지를 유치하기 시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의 적들인 이란, 시리아, 하마스와도 우호적인 관계와 지원 속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지난 주 도하에 사무실을 개설한 바 있다. 총리로서는 레바논부터 예멘까지, 다르푸르부터 팔레스타인까지 다양한 국제적 갈등 속에서 대화를 주선하며 긴장완화를 추구하는 브로커로서 카타르가 가진 장점을 살리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 속에 카타르는 아랍의 봄에서부터 지금의 시리아 반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이웃 국가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란 외무장관은 타밈 국왕에게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등 외교정책의 변화를 요구했을 정도다.

그가 세웠던 외교적 입지 때문에 많은 이들은 그의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예측하면서도, 워낙공백이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타밈 국왕이 직면하게 될 첫 도전이 외교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타밈 국왕은 그를 퇴진시키는 개각을 단행했다.

새 내각의 총리직은 내무부 장관이자 타밈 국왕의 오랜 우호세력으로 간주되고 있는 압둘라 빈 나세르 빈 칼리파 알 싸니가, 외무부 장관직은 작은 하마드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공군 파일럿 출신의 사업가이자 정치인인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알 아띠야 (1967년생) 외교담당 국무장관 (Minister of State for Foreign Affairs)이 물려받게 됐다.

작은 하마드가 겸직했던 요직을 자신의 우호적인 인사와 그에게 우호적인 인사로 양분해 균형을 꾀하는 한편, 외교정책에 있어서 당장의 큰 변화를 두지 않는 조치로 보인다. 아무래도 새 외무부 장관은 작은 하마드를 지지하는 인사인 만큼 그의 노선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타밈 국왕도 외교 정책에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그가 국제외교 무대에서 해왔던 것처럼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알 싸니 전 카타르 총리겸 외무총리는 타밈 국왕이 아흐마드 알사이드 카타르홀딩 CEO를 새 회장으로 지명함에 따라 카타르투자청 (QIA) 회장 자리에서도 결국 물러났다.

카타르 역사상 세번째 여성장관 취임?

햇사 술탄 알자베르는 카타르 역사상 3번째 여성 장관이다. 2004년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 전 국왕이 설립한 ictQATAR의 사무총장으로 있으면서 카타르를 정보화 사회로의 변환을 촉진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ictQATAR는 카타르의 통신규제기관이자 정보통신기술 최고위원회로 카타르 정부의 기술발전과 기획을 지원하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그녀는 아라비안 비즈니스가 선정한 2013년 영향력있는 아랍여성 100명 중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걸프지역 최대 금융그룹 회장과?알자지라TV?회장?발탁????

카타르 새 내각이 배출한 또 다른 화제의 인물은 알리 셰리프 알 에마디 재무부 장관과 셰이크 아흐메드 빈 자심 빈 무함마드 알 싸니 경제무역부 장관이다.

알리 셰리프 알 에마디 재무부 장관은 걸프지역 최대 은행인 QNB 금융그룹의 회장이었다. 그는 QNB가 걸프지역 최대은행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몸집을 키우는데 선봉에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걸프 비즈니스가 선정한 2013년 영향력있는 아랍인 100명 중 32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고 알자지라TV를 홀연히 떠난 셰이크 아흐메드 빈 자심 빈 무함마드 알 싸니 알자지라TV 회장은 경제무역부 장관에 지명됐다. 그는 지난 2011년 알자지라TV 회장에 취임해 회장으로는 2년밖에 근무하지 않았지만 방대해져 가는 알자지라TV의 조직을 개혁하고, 한편으로는 미국의 케이블 방송 Current TV를 인수하는 등 미 본토로의 영향력 확대 등 괄목할만한 확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걸프 비즈니스가 선정한 2013년 영향력있는 아랍인 100명 중 38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담이지만 최근 알자지라TV는 개국 당시의 취지와 정신을 잃어버리고 카타르 정부를 대변하는 홍보기관으로 전락해 알자지라에서 근무하던 언론인들이 회사를 떠나는 등 부정적인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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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 전 카타르 총리겸 외무총리는 타밈 국왕이 아흐마드 알사이드 카타르홀딩 CEO를 새 회장으로 지명함에 따라 카타르투자청 (QIA) 회장 자리에서도 결국 물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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