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라의 아랍이야기] 어느 사우디 ‘망나니’의 고백
무함마드 알비쉬 “아들에게 대물림 훈련 중”
지난 주에는 두가지 사건이 외신에 보도될 정도로 사우디의 사형제도가 화제가 됐다. 첫 번째는 현행 참수형을 총살형으로 검토중이라는 소식이었고, 두 번째는 사우디 남서부 도시 아브하에서 가족들과 국제인권단체의 간청에도 결국 7명의 사우디 청년들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는 소식이었다.
전통적인 사형방식으로 유지돼 오던 참수형을 총살형으로 변경 검토중이라는 소식 탓인지 사우디 현지 신문인 오카즈(아랍어판)와 자매지 사우디가제트(영어판)는 사우디 최고의 망나니로 유명한 무함마드 사아드 알비쉬와의 인터뷰기사를 보도했다.
“라니야주에서?자신있게 할 수 있는 참수형을 집행하고 방금 막 돌아왔다.”
메카주에서 칼을 휘둘러 사형을 집행하는 사우디 최고의 망나니 무함마드 사아드 알비쉬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도 총을 충분히 잘 다루기 때문에 총살형으로 사형방식을 바꾸어도 자신의 일을 그대로 해나갈수 있는데다 여전히 참수형은 집행되고 있다며 사형집행 과정에서 칼대신 총을 사용하려는 새로운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무함마드 사아드 알비쉬는 1998년부터 망나니로 종사해 왔으며 현재 그의 아들 중 한 명을 자신의 대를 잇는 망나니로 키우기 위해 훈련시키는 중이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아주 훌륭한 망나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공개참수형이 집행될 때마다 칼라스 광장(공개참수형이 집행되는 광장을 일컫는 속어)으로 데려가 어떻게 참수형이 집행되는지를 지켜보게 하면서 형집행에 필요한 기술과 상세한 내용을 익힐 수 있도록 꾸준하게 현장학습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형집행에 사용할 칼날을 항상 날카롭게 세우는데, 아들에게 이를 돕도록 하는 등 칼과 친숙하게 만드는 것도 잊지 않고 해오고 있다.
그는 알라의 의지를 대신 집행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몇 명의 형을 집행하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며 하루에 열 명 이상이라도 자신에게 할당된 만큼의 형 집행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사아드 알비쉬는 망나니가 되기 전 타이프에 있는 형무소에서 근무했는데, 그의 업무는 사형이 집행되기 전 사형수들의 손목을 결박하고 눈을 가리는 사형집행 보조업무였다. 그는 형집행을 보조하면서 망나니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고 이전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망나니가 된 후 그는 1998년 젯다에서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했다.
“사형수는 형이 집행되기 전 묶여 있었고 눈은 가려져 있었다. 한 번의 칼질로 그의 목을 베었는데, 잘려나간 목은 수 미터를 굴러가더라. 물론 형장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형집행을 지켜 보고 있었기에 처음 형을 집행했던 저로서는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망나니 일을 시작했을 당시 공개참수형이 있을 때마다 많은 시민들 앞에서 긴장하던 무대공포증은 과거의 일이 되고 말았다”며 자신이 사형을 집행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무함마드 사아드 알비쉬는 일할 때 만큼은 알라의 일을 대행하고 있기 때문에 엄숙하게 일을 처리하지만 “사형장에는 형집행을 목격하면서 기절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형을 집행할 때 목이 몸통에서 잘려나가는 속도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곤 한다. 참수형을 보고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는 사람들이 왜 와서 형집행을 지켜보는지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형을 집행하기 전 자신이 형을 집행할 사형수를 용서해 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가족을 방문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그 가족들이 자신의 형집행으로 사망할 사형수를 용서해 줄 것 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으며, 죽을 사형수에게 새로운 삶을 줄 것을 알라께 기도 드린다.
무함마드 사아드 알비쉬는 정부와 비밀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집행수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는 알라의 심판을 대행해주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긍심을 갖고 일 한다며 금전적 보상만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젯다 보건부의 한 법의학 전문가는 총살형이 참수형보다 빠르게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알리 레다 박사는 충분한 경험을 갖지 못한 일반 망나니들은 성공적으로 참수하기 위해 칼로 3배 이상 오랫동안 사형수들을 목을 쳐야만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레다 박사는 망나니의 나이와 경험이 총격 후 얼마나 사람이 빨리 죽는가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다만, 언제 어떻게 총을 쏘느냐가 중요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