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라의 아랍이야기] 해가 긴 북구 무슬림은 하루 종일 금식하나
라마단, 금식시간 가장 긴 지역은?
현재 라마단 중인 걸프지역의 무슬림들은 가장 힘든 금식월을 맞고 있다. 7월10일부터 시작된 올 라마단이 지독하게 더운 한여름에 시작한 데다?’해가 떠 있는 동안’인 금식시간이 15시간이 넘을 정도로 길다.
걸프지역에 사는 무슬림들은 자신들의 금식시간이 다른 지역에 사는 무슬림들에 비해 그나마 짦다는 사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거의 하루 종일 해가 떠 있는 북유럽 국가에 사는 무슬림의 금식시간은 20시간이 넘는다.
스웨덴 북부나 아이슬랜드 지역은 6월 대부분 시간에 해가 지지 않기 때문에 라마단이 6월 하순부터 시작 될 2015년부터 향후 몇 년 간은 24시간 내내 금식해야 된다. 특히 라마단이 6월 초순부터 시작 될 2017년 라마단은 시작일부터 마지막 날까지 해가 지지 않는, 원칙대로라면 한 달 내내 금식해야 한다.
라마단 기간 중 금식 시간은 해가 뜰 무렵의 파즈르 예배부터 해가 질 무렵의 마그립 예배 사이다. 이슬람의 예배시간은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실제 해의 움직임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나라마다, 심지어는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일부 7월15일 기준 예배시간을 아래와 같이 도표로 정리해 봤다. 나라로는 사우디, 한국, 핀란드를 선정했고, 사우디는 동서쪽 끝 지역을, 핀란드는 남북지역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이슬람 전도자 셰이크 압둘 바시트 디라위는 이렇게 말한다. “이슬람은 금식에 대해서 매우 확실한 개념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무슬림들은?일출부터?일몰까지 음식섭취, 흡연, 음료수 마시기, 성행위 등 사람들의 욕구를 채울 수 있는 행위가 금지돼 있지만, 이슬람은 항상 융통성이 있기 때문에 지키지 않아도 되는 예외가 있다”
라마단 금식은 심신이 정상인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여행자·임산부·노약자 등 정상적인 금식이 불가능한 무슬림들은 나중에 상황이 허락할 때 대신하는 것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럼 이런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해가 지지 않는 곳에 사는 건강한 무슬림들은 어떻게 식사를 해야 할까. 이들의 금식시간은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
셰이크 디라위는 이에 대해 금식중인 무슬림이 비행기로 여행하고 있을 때 태양이 져야 할 시간에 뜨게 되는 경우 논리적으로 추정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해가 절대 지지 않는 곳에 사는 무슬림들은 해가 지는 인근도시나 국가의 시간흐름을 따르거나 만약 가능하다면 근처의 이슬람 성직자들에게 문의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와는 반대로 남미에 사는 무슬림들은 금식시간이 짧아진다. 아르헨티나에 사는 무슬림들의 평균 금식 시간은 스웨덴에 사는 무슬림들의 평균 금식시간의 절반도 채 안되는 9시간에 불과하다. 많은 무슬림 공동체들이 존재하는 호주의 금식시간은 남미보다는 약간 길지만, 걸프지역에 사는 무슬림보다는 짧은 10시간에 불과하다.
금식 통해 인내·절제·이웃의 배고픈 고통 깨달아
최근 스웨덴의 한 무슬림 학자는 라마단 중 금식의 의미와 개념은 분명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무슬림들은 하루종일 금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셰이크 마흐무드 칼라피는?”밤낮의 구별이 있고, 반대로 한겨울에는 해가 떠있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사실을 감안해 이 기간 중의 금식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31~2033년에는 12월이 라마단 기간이다. 라마단이 한겨울에 왔다고 가정하고 2013년 12월 22일의 금식시간을 아래와 같이 시뮬레이션 해보았다. 위에서 예를 든 지역의? 금식시간은 어떻게 달라질까.
금식을 원칙대로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스웨덴에 있는 무슬림들에게는 가혹하다는?의견에 대해 그는 “금식은?이슬람 나라에 사는?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라고 반박한다.
“사하라사막 같은 뜨거운 곳에서 금식을 수행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들은 금식을 수행한다. 사람이 종교적 의무를 수행하는 것은 지식 이상의 효력이 있다. 금식을 통해 의지와 인내를 강화시킬 수 있고, 마음 속 욕망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되며, 먹을 것이 없는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함께 겪으며 연대의식을 높여준다.”
반면 스웨덴 이슬람 연합의 오마르 무스타파 회장은 북유럽에 사는 무슬림들이 어떻게 금식을 수행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는 아직 없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스웨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이맘들과 조직들이 이에 대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지킬 것인지는 개개인의 결정에 달려 있지만, 계속 금식해야 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핀란드의 한 신문은 방글라데쉬 출신의 한?무슬림 인터뷰에서 그가 지난해 라마단 기간 중 하루 평균 ?21시간씩 금식했다고 보도했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약 830 여 ㎞ 떨어진 로바니에미(Rovaniemi) 지역에 사는 방글라데쉬 무슬림 샤잘랄 미아마 수드는 “이곳은 해가 지지도 않고 지평선 위에 항상 있기에 늘 똑같이 보인다”고 말했다. 겨우 밤 11시나 돼서야 해가 지평선 밑으로 잠시 지기 시작할 뿐이기에 바깥만 봐서는 실제로 지금이 몇시쯤 되었는지 가늠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핀란드에 있는 무슬림 이맘은 ‘금식시간을 줄일수 있는 다른 옵션’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나마 해가 뜨고 지는 수도 헬싱키 등 핀란드 남부지역의 일출과 일몰 시간을 따르는 것이다.
북핀란드 이슬람협회장인 이맘 압둘 만난은 이러한 현상에 대처할 것인가를 놓고 두 개의 학파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집트 학자들은 만약 단식시간이 18시간 이상일 경우 메카나 메디나 시간대, 또는 인접한 무슬림 국가들의 시간을 따르자고 주장하는 반면, 사우디 학자들은 금식시간이 몇시간 인지 상관없이 현지시간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의견이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