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루키] 중동 축구리그 박사 이중한 블로거

“설기현이 중동리그 문 열고 이영표가 좋은 이미지 심어”

인터넷에서 아랍 관련 검색어로 가장 많이 뜨는 블로그는 ‘둘라의 아랍이야기’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3년 연속 아랍관련 최고 블로그로 선정했다. 특히 중동 축구리그 정보는 독보적이다. 얼마 전 누적 클릭수 70만을 넘었다.

함박눈이 내리던 7일 서울 대학로에서 이 블로그를 운영 중인 이중한(38) 씨를 만났다.

이 씨는 지난 4월 사우디에서 돌아와 몸도 추스르고 살도 빼면서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건설관련 일을 했다. 얼마 전 헌혈 30회를 기록해 대한적십자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단다.

둘라의 아랍이야기가 베스트 블로그가 된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워낙 중동 관련 정보가 한국에 없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블로그에 많은 사람이 오는 것도 아니고 글을 많이 올리는 것도 아니다. 하루 200~300명이 찾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지잔지역에 대한 글과 중동 축구 글을 보러 오는 네티즌들이 많은 것 같다. 줄지 않고 꾸준히 사람들이 찾기 때문에 그런 호칭도 얻은 것 같다.“

블로그가 알려지면서 S-오일 사보에 사우디아라비아 지잔에 대한 글을 연재하기도 하고 간간이 칼럼 요청도 받는다. 중동 현지 뉴스, 중계방송을 보고 쓰는 중동 축구이야기는 받아쓰는 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사우디 프로축구팀에 간 한 한국 선수에 대해 에이전트와 부인도 모르는 소식을 전해 발 빠른 정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중동 축구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건 이천수 선수가 사우디아라비 프로팀 알 나스르에서 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영표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 팀에서 심어준 한국 축구에 대한 좋은 이미지 덕분에 카타르, 사우디, 아랍에메리트 등 여러 나라의 프로축구 구단에서 한국 선수를 데려갔다”

지금 카타르 레크리아 남태희, 알 사드 이정수, 알 라이얀 조용형, 알 사일리아 김기희,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 유병수, 아랍에미리트연합 알 자지라 신형민 등이 프로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중동에서 축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다. 카타르는 외국인 포함 170만 정도의 인구이지만 프로팀만 12개다. 2부 리그도 있다. 여성들도 TV를 통해 즐겨본다.

사우디아라비아서 6년 거주하며 아랍 문화?몸으로 체득 ?

블로그에는 축구이야기 외에도 음식, 문화 등 생활 문화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도 많다. 6년간 사우디에 살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무엇인지 물었다.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술도 철저하게 통제한다.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다.”

사우디는 술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나라다. 판매는 물론 외국인을 위한 바도 없다. 이 씨는 “그래서 밀주가 나돈다. 품질도 천차만별. 알콜도수는 60도가 넘는 게 기본이다. 한국의 근로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한국인 근로자들이 밀주를 마시다 걸려 현지 뉴스에 나오기도 했단다.

이 씨는 튀니지에서 시작한 민주화 혁명이 중동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까지 와야 완성될 수 있는데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 사우디라고 했다.

“다른 나라는 인구가 적고 주민간 경제 편차가 적어 혁명이 일어나기 어렵지만 사우디는 인구가 2000만명 이상인데다 빈부격차와 일자리 문제가?심해 민주화 운동에 대한 열망이 높다. 지금은 엄격한 통제로 모이기도 전에 해체되지만 SNS 등을 통해 불만이 표출되다 보면 사우디에서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94학번인 그는 최근 같은 대학 지역대학원 중동지역전공 시험에 합격해?다시 학교를 다니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에서 7년간 일을 하면서 아랍에 대해 많은 것을 경험했지만 깊이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그는 “경험한 나라도 몇 나라 되지 않지만 늘 지식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공부를 하면서 블로그에 좀 더 폭넓은 아랍 정보도 제공하고 싶다 “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오랜 경험을 토대로?사우디 경제를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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