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시선] 현대판 노예, 전 세계 2980만 명…인도 최다
노예제도는 인류 역사와 함께 상존해온 악습 가운데 하나다. 지금 이 시간에도 노예는 사라지지 않았다. 사라지긴커녕 전 세계에 3000만 명이나 있다. 국제NGO 워크 프리 재단(WFF)이 최근 발표한 ‘세계노예지표(GSI)’에 따르면 현재 노예 상태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조사대상 162개 나라에서 2980만 명에 이른다. WFF의 노예 기준에는 인신매매나 강제결혼, 채무로 인한 감금, 강제노동, 미성년자 착취 등이 포함된다.
현대판 노예가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 숫자로는 인도(1395만6010명), 인구대비 비율로는 모리타니아(4%)가 불명예 리스트 1위를 차지했다. 숫자로 10위까지 명단에 아시아 6개국이 이름을 올렸다. 인도에 이어 2위 중국(294만9243명), 3위 파키스탄(212만7132명), 7위 태국(47만2811명), 9위 미얀마(38만4037명), 10위 방글라데시(34만3192명) 등이다. 전체 노예의 74%인 2200만 명이 상위 10개 나라에 속한다.
전 세계 노예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인도의 경우 어린이 노동과 강제결혼이 주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농장과 벽돌가마 공장 등지에서 부모의 빚을 대물림 한 많은 미성년자들이 사실상 감금상태에서 일하고 있다. 아동결혼, 구걸·성매매·무장테러 강요, 성적 학대 등 현대판 노예는 온갖 악행의 어두운 그림자와 겹친다.
GSI에 대해 해당국가 등에서 반론과 불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예상태 기준이 거의 모든 나라에서 불법으로 규정돼 있는데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실태를 어떻게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느냐는 것이 비판의 주류다. ‘강제’ 등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호주에 본부를 둔 WFF는 국제사회에서 공인된 노예상태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지표는 각국 정부 보고서, 통계자료, 비영리 민간단체의 조사를 종합해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