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시선] “태국, 총리를 매춘부에 비유하다니…”
*한 주간 주요 이슈들에 대한 아시아 주요 언론의 사설을 요약 게재합니다.
싱가포르 <The Straits Times> (5월 7일 사설)
“말레이시아 총선 결과의 의미는?”
이번 말레이시아 총선 결과는 집권 여당인 국민전선(BN, Barisan Nasional)이나 야당 연합인 국민연합(PR, Pakatan Rakyat) 모두에게 각각의 의미를 던지고 있다.
나집 라작 총리가 이끄는 여당은 통일말레이민족기구(UMNO)가 의석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때와 다르다. 경제회생과 사회개혁 추진에 있어 선거에서 경쟁했던 국민전선과 국민연합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나집 총리는 소위 ‘중국계의 정치 쓰나미’로 불리는 야당의 도시지역 의석 확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인종에 따라 투표 행태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투표 결과에?도농이나 계층간의 차이, 말레이계와 다른 종족간의 차이 등은 있기 마련이다.
나집 총리는 국민 화합을 얘기한다. 더욱 관대하고 유연하게 서로를 치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야당 지도자인 안와르는 공정하고 투명한 정치권력과 건전한 국가재정에 기초한 변화를 제시했었다. 결과적으로 군중들에게 잘 먹혀들었다고 보긴 어렵고, 2008년 총선에 비해 야당이 몇 석 더 얻는데 그치긴 했지만 말이다.
말레이시아는 나집 총리의 야심찬 정책들과 함께 인프라, 교통, 산업?등 다방면에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에서 볼 수 있듯?사람들은 교육과 사업, 정부 일자리 등에 있어 좀더 공정한 기회 배분을 기대하고 있다.
총선 전 일부 학자들은 이번 선거가 국민이 안정과 변화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를 보여줄 것이라고 분석해 왔지만,?뚜껑을 열어보니 결국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안정과 변화 모두를 원한다는 것을 투표로 보여줬다.
방글라데시 <The Daily Star> (5월 7일자 사설)
“방글라데시, 이번 참사는 또 다른 도전이다”
뉴욕타임즈 기사에 따르면 월트디즈니는 방글라데시에서 더 이상 의류생산을 하지 않기로 하고 공장들과 계약을 취소했다. 라나 플라자에서 발생한 참사는 다른 공장들에도 줄줄이 영향을 주고 있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4500개 공장의 작업 환경을 표준화하는 데는 30억 달러가 필요한데, 그렇게 큰 투자도 아니다. 그동안 방글라데시는 의류 수출로 해마다 18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유럽연합이나 오바마 행정부 역시 노동법 개선과 적절한 조치 등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 방글라데시 정부도 그러한 국제적인 노력이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만들어진 상표가 세계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되기까지 노력한 의류공장 노동자 350만명 중 80%는 여성이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이들의 삶과 인권을 지켜주고 더 이상 희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어떤가.
태국 <The Nation> (5월 7일자 사설)
“유치와 품격의 한계를 넘어”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자신을 매춘부에 비유한 차이 라차왓 카투니스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정보기술통신부는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있는 명예훼손 관련 모든 글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차이는?페이스북에 잉락 총리가 몽골에서 연설하는 사진을 자막과 함께 올렸다. “매춘부를 나쁜 여자로 오해하지 마라. 매춘부는 오직 몸을 팔 뿐이지만 나쁜 여자는 나라를 팔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닌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자국의 총리가 매춘부에 비유되는?나라의 국민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정치 카투니스트는 언제나 유명인사들을 공격하는데 일부는 이번 일처럼 몹시 유치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것을 범죄라고 봐야 할까. 카투니스트의 비판에 법으로 대응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총리와 그의 지지자들은 이번 사례를 토대로 교육을 시켜야 한다.?사람들이 비판을 하더라도 건설적이고 논리적이 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일정 범위 안에서 비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또 비판의 대상이 되더라도 그 선까지는 비판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언론의 자유가 지켜지는 나라에 산다.?이런 종류의 정치적 발언은 우리가 어떻게 언론의 자유를 행사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공인에 대한 풍자나 비판은 일반 대중이 그들을 존경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카투니스트의 풍자 용어를 받아들이거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이 나라를 품격 있는 나라로 만들지 유치한 나라로 만들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결정은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
중국 <China Daily> (5월 7일자 사설)
“중국 고급차 시장, 실망은 이르다”
급성장하던 중국의 고급자동차 시장이 주춤거리고 있다. 올 1분기 고급차 판매는?전년에 비해 4% 성장에 그쳤다. 2010년의 80%, 2011년 40%, 지난해 20% 성장에 비해?성장세가 크게 추락한 것이다. 반면 1분기 중소형차?판매는?지난해보다 17% 증가했다.
업계는?고급차 판매 위축이?자동차 구매 예산을 포함한 중앙정부의 전반적 예산삭감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나마 고급차 판매가 유지되는 것은 가파르게 팽창하고 있는 중산층의 소비성향 덕분이다. 골드만 삭스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중산층 소비자는 1995년 100만명에서 지난해 3700만명으로 늘어났고, 2025년에는 2억56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중국내 고급차 판매량은 지난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 125만대였고, 2020년에는 300만대로 세계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소비촉진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개인 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고급차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아직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긴 하지만 중국의 자동차시장은 여전히?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