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시선] 아시아 ‘준비 안 된 노령화’ 심각
아시아가 늙어가고 있다. 일본 한국 중국 싱가포르 인도가 대표적인 노령화 국가다. 2012년 말 기준 아시아 전체 인구의 11%인 4억5000만 명이 60세 이상이다. 지금 추세대로면 2050년에는 60세 이상이 전체의 24%인 12억 명이 될 전망이다. 같은 시기 북미의 60세 이상 예상 비율 27%, 유럽의 34%에 못지 않게 된다. 문제는 서구와 달리 아시아 노인들이 노후준비가 안돼 있다는 데 있다. 아시아 주요 9개국의 개인연금 자금 총액은 6630억 달러로 이들 나라 국민총생산(GDP) 총액의 5.3%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70%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어느 나라든 전통가치가 살아 있던 과거에는 자식이란 ‘연금’이 있었다. 그러나 도시화·핵가족화한 요즘은 자식의 노후 부양을 기대하기 어렵다.
노령화가 가장 빠른 일본은 노동인구 2명이 65세 이상 노인 1명을 먹여 살리지만 2050년에는 그 비율이 노동인구 1명 대 노인 2명으로 역전된다. 중국의 경우 이 비율이 2050년 노동인구 1.5명 대 노인 1명이 된다. 중국이 34년 간 유지해온 ‘한 자녀 정책’을 최근 사실상 포기한 것도 급속한 노동인구 감소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18기 3중전회에서 ‘단두얼타이(單獨二胎)’ 즉 “부모 중 한쪽이라도 독자면 아이 둘을 가질 수 있다”는 정책을 채택했다. 중국의 인구정책 선회는 온갖 엇갈린 분석을 낳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등은 앞으로 5년간 신생아 1000만 명이 늘어나고 이로 인한 유아용품·식품 등 소비유발 효과가 8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세계 각국 분유업체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반면에 생계비 급등, 가치관 변화 등으로 오히려 노동인구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어떻든 중국의 극적인 한 자녀 정책 포기는 아시아의 노령화를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