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시선]네팔 이주노동자, 사우디서 3500명 숨져

*한 주간 주요 이슈들에 대한 아시아 주요언론의 사설을 요약 게재합니다.

네팔 <The Kathmandu Post>

네팔 이주노동자, 사우디서 3500명 숨져

200년 전 네팔은 영국 동인도회사와 참혹한 전쟁을 치렀다. 이 전쟁에서 패해 영토를 잃고 자국민을 영국령 인도군에 보내야 했다. 이 중 일부는 귀국하지 않고 라호르 군에 편입돼 ‘라후레’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오늘날 네팔국민 상당수가 라후레처럼 조국을 떠나 외지에서 생활한다. 이들은 용병이 아닌 노동자로, 전장이 아닌 노동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 2000년 이후 약 7500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지에서 숨졌다. 특히 사우디에서만 3500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상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우디는 인권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네팔정부는 국제사회 공조를 통해 사우디를 압박해야 한다. 지구촌 시대에 한 나라의 노동 착취문제는 곧 세계 노동자의 문제다.

싱가포르 <The Straits Times>

중국의 남극 자원개발 선점 야욕

중국은 남극 개발에 연간 5500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10년 전보다 2배 늘어난 액수이며, 북극 예산의 3배다. 중국은 네 번째 남극기지 타이산 건설에 착수하는 동시에 다섯 번째 기지 장소를 물색 중이다. 북극에는 2004년 건설된 기지가 유일하다. 허 마오춘 칭화대 연구소장은 남극과 북극이 중국의 환경문제 연구에 똑같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은 석유, 가스, 수산물 등 광대한 남극 자원개발에 눈독들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 회의에서 해양보호구역 지정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에 무분별한 개발이 현실로 다가왔다. 재력을 앞세운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궈 페이칭 중국해양대학 교수는 “글로벌 경쟁이 언제 격화될 지 모르기 때문에 입지 선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New Straits Times>

어린이 차 안 방치 사망, 엄히 다스려야

부모가 3살짜리 자식을 차 안에 둔 채 9시간이나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 또 일어나 대중의 분노를 사고 있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두 차례 더 있었다. 자녀를 차에 두고 잊어버리는 것은 치매환자에게나 있는 일이다. 문제의 부모들은 자녀를 건망증으로 잊어버리기엔 너무 젊다. 이런 불상사는 부모로서 자질과 양육기술, 진실된 사랑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약혼한 예비부부가 ‘양육기술자격증’을 따야 결혼할 수 있도록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부모 역할은 연인들이 서로 좋아서 혼인하는 이상의 것이다. 아이를 차에 홀로 남겨두는 것은 학대나 다름없다. 부모의 부주의로 일어나는 사고는 엄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인도네시아 <The Jakarta Post>

위태로운 인도네시아 재난 대비책

2004년 인도네시아 아체, 북수마트라에서 15만 명이 목숨을 잃고 도시가 파괴된 쓰나미 이후 10년. 대재앙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가. 글로벌 구호단체의 재난대비훈련을 받았고, 감시시스템이 도입됐다. 마을은 재건됐고 주민들도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그러나 많은 인명이 부실 설계된 건물에 깔려 죽은 2009년 파당 지진은 재난에 얼마나 안일하게 대처해왔는지 보여줬다. 2006년 족자카르타 지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민간주도 대응이 관료주의적 정부 대응보다 효과적임을 드러냈다. 아세안 인도주의재난지원센터는 필리핀 하이옌 태풍에서 국제공조를 통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국내 재난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마을들이 위험 앞에 방치된 채 재난기금도 마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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