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아빠의 일본 엔타메] 쿠로키 하루·오다기리 죠의 ‘중판출래’ 중쇄를 찍자!

2분기 일드
2분기 일드 <중쇄를 찍자!>

[아시아엔=박호경 기자] 어릴 적 즐겨보던 주간 만화잡지가 있었습니다. ‘아이큐점프’라는 잡지였는데, 매주 화요일만 되면 초등학교 앞 서점에서 이 책이 나오길 학수고대하며 기다렸었지요. 지금은 주간 만화잡지가 사라지고 웹툰이나 전자 만화서비스로 대체 되었지만 당시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만화대국’ 일본에선 여전히 주간 만화잡지가 사랑받고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서점이 점점 줄고 전자만화로 전환되어 가는 과도기에 있지만, 꿋꿋하게 인쇄물이 출간되고 있지요. 이번회는 불황 속에서도 주간 만화잡지를 만드는 출판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한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올해 2분기 일본 드라마는 일본 아이돌그룹 ‘아라시'(嵐)의 독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라시의 멤버 마츠모토 준(松本潤)과 오노 사토시(大野智)의 출연작 <99.9 -형사전문변호사->와?<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랑>이 나란히 시청률 1,2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와중에 독특한 소재와 기막힌 캐스팅으로 눈에 띄는 작품이 하나 있으니 바로 이번회에 소개할 <중쇄를 찍자!>(중판출래)입니다.

쿠로키 하루(?木華)
쿠로키 하루(?木華)

TBS 화요드라마 <중쇄를 찍자!>는 마츠다 나오코의 원작 만화를 드라마로 각색한 작품으로 앞서 언급했듯이 주간 만화잡지 ‘바이브스’를 출간하는 편집부 사람들의 스토리입니다. 아무래도 만화를 다루다 보니 실제 다수의 만화가가 작품에 참여했으며, 주간지가 나오는 과정을 상세히 그리고 있습니다. 단독 주연을 맡은 쿠로키 하루(?木華)는 드라마 첫 주연작품에서 편집부 신입 쿠로사와 코코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지요.

쿠로키 하루는 일본의 여타 여배우와는 다른 매력으로 극을 이끌고 있습니다. 긍정적이고 활력 넘치는 여자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는 쿠로키 하루는 첫 주연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냅니다. 극중 유도 국가대표 후보까지 올랐지만 부상으로 유도를 그만두고 출판사에 입사하게 된 코코로(쿠로키 하루 분)는 에너지 넘치는 신입으로 맹렬히(?) 일에 몰두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 넣습니다.

이 드라마의 또다른 매력포인트는 바로 조연 배우들입니다. 일본의 내로라하는 명조연 배우들이 참여했으니, 잠시 짚고 넘어가지요. 우선 말이 필요 없는(!) ?오다기로 죠(小田切?)가 극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의 마츠시게 유타카(松重豊), 일본의 대표 코믹배우 아라카와 요시요시(荒川良?), 일드?채널만 돌리면 나올정도로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중견배우 코히나타 후미요(小日向文世), <변두리 로켓> <비리갸루> 등에 출연한 개성파 배우 야스다 켄(安田顯), 국내에서 리메이크한 <와카코와 술>의 주연배우 타케다 리나(武田梨奈), 영화 <히로인 실격>의 떠오르는 청춘스타 사카구치 켄타로(坂口健太?), 최근 국내서 개봉한 영화 <하나와 미소시루>의 주연배우 타키토 켄이치(?藤賢一), 배우 에이타(瑛太)의 친동생이자 인기 여배우 미츠시마 히카리(?島ひかり)와의 교제로 화제가 되고 있는 나가야마 켄토(永山絢斗), 남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아이돌 ‘덴파구미’ 멤버 모가미 모가(最上もが) 등 화려한 경력의 배우들이 총 출동했지요.

또한 지난해 영화 <비리갸루>를 히트시킨 도이 노부히로(土井裕泰) 감독이 연출을 맡을 정도로 연출부터 출연진까지 말 그대로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합니다. 도이 노부히로 감독은 드라마 <자만형사> <맨하탄 러브 스토리> <굿 럭>,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눈물이 주룩주룩> <하나미즈키> 등을 연출한 히트메이커 감독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지요.

 중 한 장면
<중쇄를 찍자!> 스틸샷

<중쇄를 찍자!>는 매주 콘티를 짜고 마감 시간에 쫓기는 만화가, 그런 만화가들을 서포트하며 한권의 잡지를 만들기 위해 매주 야근에 시달리는 편집부 사람들, 불황속에서도 만화책을 한권이라도 더 팔기 위해 서점을 누비는 영업부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드라마 타이들인 ‘중쇄를 찍자’라는 표현은 출판업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용어로 ‘초판이 다 팔려 재판을 찍는다’라는 뜻이지요.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한권의 만화책이 출간되어 중쇄를 찍기까지의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 짜릿함을 공감하게끔 만듭니다. 아울러 만화가의 세계를 엿보는 재미도 있지요. 현재 일본내 시청률은 10% 미만으로 저조하지만 일본을 넘어 국내팬들 사이에서도 마니아 층을 형성할 정도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신선한 소재라는 점과 짜임새있는 스토리, 앞서 열거한 명배우들의 힘이 큰 듯합니다.

‘주간 만화잡지’의 추억을 가지고 계신 분이나 ‘만화방 라면’ 맛을 아시는 분, 더불어 책 한권의 소중함을 느끼고 싶으신 분께 이 드라마를 적극 추천합니다. 불황속 우리 인생에도 ‘중판출래’의 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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