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아빠의 일본 엔타메] 힐링영화 특선 ② ‘행복한 사전’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
[아시아엔=박호경 기자] 설 명절은 잘 쉬셨는지요. 이번 회는 <바닷마을 다이어리> <우드잡>에 이은 힐링영화 특선 두번째로 일본 대표 여배우 미야자키 아오이(宮?あおい)가 출연한 영화 두편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행복한 사전
<행복한 사전>은 일본의 젊은 감독 중 가장 촉망받는 이시이 유야(石井裕也) 감독의 대표작입니다. 이시이 유야 감독은 드라마 <미안해 청춘!> <그래도, 살아간다> <젊은이들>의 히로인 미츠시마 히카리(?島ひかり)의 남편이기도 하지요. 2010년 영화 <사와코 결심하다>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나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사와코 결심하다>는 이시이 유야 감독의 평생 반려자를 만나게 해준 작품이자 그해 ‘블루리본상’ 감독상을 수상하게 만들어준 작품입니다. 블루리본상은 도쿄의 영화기자들이 선정하는 상으로 당시 감독상을 수상한 이시이 유야 감독은 겨우 27살(한국나이)이었죠.
2013년에 개봉한 <행복한 사전>은 일본에서 ‘2012 서점 대상 1위’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미우라 시온의 장편소설 ‘배를 엮다(舟を編む)’를 영화화한 작품이지요. 또한 이 영화는 37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외 6관왕을 달성하며 86회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일본 대표작으로 출품되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은 주조연 가릴것 없이 일본의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공연해 극에 힘을 더했습니다. 연기파 배우 마츠다 류헤이(松田龍平), 미야자키 아오이(宮崎あおい), 오다기리 죠(オダギリジョ?)가 주연을, ‘조제’ 이케와키 치즈루(池脇千鶴)와 <심야식당> 마스터로 유명하신 코바야시 카오루(小林薰)가 조연으로 참여했지요.
<행복한 사전>은 출판사 영업부 왕따였던 마지메(마츠다 류헤이 분)가 사전편찬부로 옮기면서 ‘대도해’라는 사전을 편찬하게 되는 과정을 담아낸 영화입니다. 남자주인공 이름인 ‘마지메(?面目)’는 일본에서 자주쓰이는 단어입니다. 한국어로 풀이하면 ‘진심’ ‘성실함’으로 풀이되는데 이는 영화의 주제와 직결되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 마지메는 이름처럼 늘 진지하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사전편찬에 대한 매력을 느끼면서 점점 일에 대해서도 ‘마지메’가 되어가지요. 여주인공 카구야(미야자키 아오이 분)와의 사랑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평소엔 어리버리하지만 ‘좋아합니다’ 단 한마디로 고백을 하는 마지메는 사랑 앞에서도 진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가지 일에 10년 이상을 매달리기는 쉽지 않지요. 요즘 같이 이직이 활발한 시대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영화는 마지메처럼 느리지만 성실하게 사전을 편찬하는 일련의 과정을 진지하게 묘사하며 일에 대한 성실한 자세와 열정을 우리로 하여금 되묻게 합니다.
마츠다 류헤이는 올 3월 오키타 슈이치(沖田修一) 감독의 신작 <모히칸 고향으로 돌아가다>를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지요. 최근 아침드라마 <아침이 온다>에 출연중인 미야자키 아오이 또한 5월에 사토 타케루(佐藤健)와 함께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으로 스크린 나들이에 나섭니다. 두 작품 모두 따뜻한 힐링영화로 상반기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모히칸 고향으로 돌아가다>는 필자가 지난회에 다루었기에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예고편을 준비했습니다.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
2011년에 개봉한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는 호소카와 덴텐의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사사베 키요시(佐?部?)가 연출을 맡았지요. 사사베 키요시 감독은 2002년 감독 데뷔작 <태양은 또 뜬다>가 그해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04년 미스터리물 <한오치>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우수 감독상, 우수 각본상을 수상하며 일본 영화계 명장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는 한 부부가 우울증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사나다 마루> <한자와 나오키> <리갈하이>의 사카이 마사토(堺雅人)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남편으로 열연했으며 이를 옆에서 늘 보듬어주는 부인 역할엔 미야자키 아오이가 출연했습니다. 미야자키 아오이는 <행복한 사전>에서도 그렇지만 주인공을 한결같이 옆에서 지켜보며 따뜻하게 감싸안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정신병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지요. 이러한 시선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받거나 남들에게 이 사실을 말하는 것에 큰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병을 혼자서 극복하기란 쉽지 않으며, 치료와 함께 주위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병입니다. 영화는 심한 우울증으로 직장까지 그만두어야 했던 한 남자의 치료 과정을 가감없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때론 힘들때도 있지만 부인은 남편을 끝까지 믿고 따뜻하게 보듬어 나갑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것처럼 우울증도 결국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는 점을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지요.
이 영화는 사카이 마사토의 빼어난 연기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미야자키 아오이의 귀여움과 따뜻한 미소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필자는 미야자키 아오이의 대표작으로 영화 <소라닌>과 함께 이 작품을 추천 드리고 싶네요. 미야자키 아오이에 관해선 추후 자세히 다루어 보겠습니다.
영화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는 마음에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또한 결혼을 하신 분들이 보신다면 부부관계를 되돌아 보게끔 하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