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아빠의 일본 엔타메] 당신의 고교 시절 떠올리게 할 학원물 5편 ②
[아시아엔=박호경 기자] 매년 11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수능. 다가올 11월 16일 아침에도 시험장 주변은 응원소리로 북새통을 이루겠지요. 수능 날만 되면 날씨도 급작스럽게 추워지는 이상현상까지도 예상이 됩니다.
일본의 대학입시는 한국과는 다르게 수능이란 제도가 없습니다. 1월부터 각 대학마다 입학시험이 있고, 2월경에 대학별로 합격자 발표를 하는 시스템이지요. 심지어 각 전공별로 시험날짜나 합격 발표 날짜가 모두 다릅니다.
그렇다고 모의고사가 없는 건 아닙니다. 한국처럼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모의고사는 없지만 대형학원에서 주관하는 모의고사가 있고, 이는 ‘편차치’라는 점수로 나타납니다. 편차치는 일본의 각 고등학교와 학생 별로 학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지요.
만약 A학생의 편차치가 80이라면 동경대 인문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이 되고 B학생의 편차치가 40이라면 대학에 진학할 의사가 없는 학생이라고 평가됩니다. 또한 일본은 모든 고등학교가 비평준화이기에 각 학교별 편차치가 학생들의 고등학교 선택에 큰 영향을 줍니다. 평균 편차치가 높은 고등학교 일수록 인기가 높을 수 밖에 없으며 그에 따른 경쟁이 치열해 지는 건 당연한 결과겠지요.
‘냥이아빠의 일본 엔타메’는 수능을 맞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들을 다룹니다. 일본에선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학원물 인기가 꽤 높아, 고교 생활을 다룬 드라마도 많은 편입니다. 그 중 <드래곤 사쿠라> <고쿠센> <마이보스 마이히어로> <미안해 청춘!> <먼저 태어났을 뿐인 나> 등 다섯 편을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두사부일체 일본판 리메이크 <마이보스 마이히어로>
출연진: 나가세 토모야, 테고시 유야, 아라카키 유이, 카시이 유우
줄거리: 한자로 자신의 이름을 못쓸 정도로 무식하고 단순한 야쿠자 부두목 사카키 마키오. 조직의 두목인 아버지는 아들의 이런 점을 못마땅히 여겨 고등학교 졸업장을 얻지 못하면 두목으로 승계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지요. 아버지의 뜻에 따라 27살의 나이에 어쩔 수 없이 고등학교 3학년에 편입하게 된 주인공은 고난의 학교 생활을 시작합니다.
<마이보스 마이히어로>는 나가세 토모야의 대표작이자 그의 코믹 연기가 폭발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한국 영화 <두사부일체>를 드라마로 리메이크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2006년 NTV에서 방영돼 평균시청률 19%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지요.
이 작품은 나가세 토모야의 코믹한 표정연기가 압권입니다. 매회마다 폭발하는 그의 코믹연기는 배꼽을 잡게 하지요. 학교에서 판매하는 한정판 푸딩을 먹기 위해 필사적인 레이스를 하는 장면이나 담임교사인 카시이 유우를 대면하는 장면들은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아라카키 유이의 청순한 모습까지 곁들여진 <마이보스 마이히어로>. <두사부일체>와는 또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일본 코믹극 작가 대부 쿠도 칸쿠로의 <미안해 청춘!>
출연진: 니시키도 료, 미츠시마 히카리, 카자마 모리오, 하루, 시게오카 다이키, 쿠로시마 유이나
줄거리: 재정위기를 겪는 카톨릭계 여고인 성 미시마 학교(일명 산죠)는 옆 학교인 불교계 남고 미시마 고교(일명 동고)와 합병을 진행하게 됩니다. 동고의 3학년 담임교사인 하라 헤이스케(니시키도 료 분)와 산죠의 3학년 담임교사인 하치야 리사(미츠시마 히카리 분)는 시범적으로 양측 학생을 절반씩 교환해 학생들을 지도하게 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겪습니다.
매회마다 헤이스케 어머니의 독특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미안해 청춘!>은 작품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일본 최고의 코믹 극작가 쿠도 칸쿠로가 집필하기도 한 <미안해 청춘!>은 병맛 코미디 요소를 갖춘 드라마이자, 청춘이란 단어를 한번쯤 되짚어 보게 하는 요상한 작품입니다. 쿠도 칸쿠로 특유의 거침없는 대사는 물론이고, 주인공 헤이스케가 학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또한 묵직합니다.
2014년 방영된 이 작품은 일본에선 큰 인기를 끌진 못했으나, 오히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작품이었지요. 쿠도 칸쿠로의 일드팬층이 한국에서도 두터우며, 청춘스타 니시키도 료가 주연을 맡은 영향이 컸습니다. 이 작품에서 니시키도 료의 상대역인 미츠시마 히카리의 빼어난 패션도 화제가 되었지요. 개인적으로 미츠시마 히카리의 작품 중 가장 사랑스러운 역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에는 떠오르는 일본의 신예 여성배우들이 학생 역할로 대거 등장하기도 하지요. 주연급 배우로 떠오르고 있는 쿠로시마 유이나부터 AKB48 출신의 카와에이 리나, 귀여운 매력이 넘치는 모리카와 아오이까지 이들은 일본의 청춘스타로 성장 중입니다. 쿠도 칸쿠로의 병맛 코미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34살 샐러리맨이 고등학교 교장? <먼저 태어났을 뿐인 나>
출연진: 사쿠라이 쇼, 아오이 유우, 세토 코지, 카자마 모리오, 타베 미카코
줄거리: 엘리트 영업사원 나루미 료스케(사쿠라이 쇼 분)는 재정 위기를 맞고 있는 회사 소유의 고등학교 교장으로 급작스럽게 좌천됩니다. 학교의 경영 회복을 달성하지 못할 시, 회사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 상황. 그는 영업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를 재건시키려 해보지만 교육 현장은 생각처럼 쉽지 않을뿐더러 교사들의 반발도 사게 됩니다.
현재 2017년 4분기 드라마로 방영중인 이 작품은 일본의 인기 아이돌 아라시의 사쿠라이 쇼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기존에 없던 교장선생님이 주인공인 이 드라마는 학교 생활을 넘어 교육이란 큰 틀을 다루고 있지요. 아오이 유우와 세토 코지가 교사로 출연, 점차 교장에게 동화되어 가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미안해 청춘!>에서 코믹한 연기를 펼친 베테랑 배우 카자마 모리오와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의 일본판 리메이크 영화 <싱 마이 라이프>에서 망가지는 연기를 선보인 타베 미카코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지요.
학교의 재정 회복과 교육 현장을 두고 고민하던 주인공은 점차 교육에 관심을 갖고 실천으로 옮기며 교사와 학생들의 신임을 얻게 됩니다. 학교를 대학입시를 위한 수단이 아닌 학생들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 모든 선생님들께 이 드라마를 추천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