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북한, 개성공단 ‘진퇴양난’

남북한 간 최대 경제 프로젝트인 개성공단은 지금까지 한반도에서의 세 번의 핵실험, 다수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일부 무장 충돌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여러?위기를 거치면서?다른 사업들은 중단됐지만, 개성공단만큼은 온갖 역경을 딛고 유지됐다. 2004년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의 역사는 불굴의 성장 그 자체였다.

개성공단은 한국 기업들이 저렴하지만 상대적으로 기술을 갖춘 북한 노동력을 활용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가정에서 출발했다. 한국 기업이 중국이나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하는 대신, 북한을 선택함으로써?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 남북관계에 대한 낙관으로 가득 차 있던 한국 정부는 남한에서 가까운 북한 땅에 경제특구를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한국 기업이?낮은 임금으로 북한 근로자를?고용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개성공단의 경제적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개성공단은? 인프라 개발비용과 ?물·전기 공급 등 한국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만들어졌고 유지돼 왔다. 더구나 한국 납세자들이 부담하는 지원 없이 경제적으로?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공단은 2004년 12월 가동을 시작했고, 이후 계속 성장해왔다. 2013년 3월 현재?120개 남한 기업에 고용된 북한 노동자는 5만4000명으로, 이들은 900명의 한국 관리자, 엔지니어, 기술자들과 매일 소통해왔다.

한국의 직·간접적 정부 보조금을 고려하면 한국 국민들에게 개성공단은 적자사업에 불과하다. 그러나 북한에게는 개성공단이 큰 수입원이 됐다. 지난해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8000~9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수입 대부분은 노동자의 임금에서 나온 것이다. 개성공단 노동자의 평균 수입은 100달러를 넘어선다. 하지만 이 수입의 극히 일부만이 노동자 자신에게 돌아가고, 북한 정부가 수입의 대부분을 가져간다. (아무도 그게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대략 2/3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서구 일각에서는 개성공단을 ‘강제노동 캠프’라고 묘사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정치적 조작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강제 노동 캠프라는 말은 개성공단에서 직업을 얻기 계획적으로 로비를 하던 사람들에게서 나온 말인데, 공단이 실제로 그렇다면 그곳에 들어가려고 애쓰는 일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열광적 반응은 이해할 만하다. 비록 실제 수입이 단지 50달러라 할더라도 이는 일반적인 북한 일터에서 받는 최고 수입을 넘어선다. 개성공단은 북한 경제 전체에서 가장 돈을 많이 받는(실제로 다른 곳과 차이가 엄청나게 나는) 일자리이다.

지금까지 남북한은 지난 10년간 한반도가 겪어온 수많은 위기의 정치적 악영향으로부터 개성공단을 지켜내려는 놀라운 의지를 보여 왔다. 물론 개성공단이 위협에 직면한 적도 있었다. 2008년 북한 정부는 한국 정부가 일부 시민단체들이 풍선에 대북전단을 매달아 살포하는 행위를 멈추게 하지 않으면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이런 진정성 없는 위협 시도는 아무 소득도 없이 끝났고, 개성공단은 단지 미미한 영향을 받았을 뿐 가동을 계속했다.

따라서 북한 정부가 4월 초 갑자기 개성공단에서 북한 노동자를 철수시켰을 것은 (비록 약간일지라도) 놀라운 일이었다. 이런 조처는 한국과 미국, 일본에 대해 전례없이?격렬하지만 틀에 박힌 협박을 퍼붓는 가운데 이뤄졌다.?군사적 협박은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북측이 개성공단 가동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4월 말, 한국측은 한국 기술자와 관리자들에게 개성공단 철수를 지시했다. 그 결과 개성공단은?거의 10년만에 처음으로 가동을 멈춘 채 텅 비었다.

지금 시점에서 개성공단의?미래는 불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북측이 개성공단의 영구적 철폐로 가는 조처를 피해왔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다른 것보다 북한 정부는 한국 개인이 공단을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몇몇 한국 관리자들이 며칠간 억류되긴 했지만, 결국엔 철수를 허락받았다.) 북측이 정말로 긴장을 더 고조시키기를 원했다면?인질극을 벌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만간 공단 운영을 재개하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인지, 북측은 그렇게 하지?않았다.?남측도?언제든 공단 정상가동이?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전기와 물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 정부가 절대로 개성공단을 철폐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신을 표명했다. 취약한 북한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재정 수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그 근거다. 지난달 취한 일련의 조처들은 단지 북한의 전형적인 외교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일 것이고, 개성공단은 조만간 정상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북한 정부가 개성공단에 대해 진짜로 우려해야 할?측면이 있다.?단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지만,?정치적으로는?시한폭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 측에서 볼 때 개성공단에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수십년간 북한 정부가 만들고 유지해온 외부 정보차단에?하나의?구멍이라는 점이다.

북한 선전기구들은 북한 주민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사회에서 살 수 있는 매우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고 선전해 왔다. 북한의 비할 바 없이 질 높은 리더십과 세계에서 가장 발전되고 과학적인 주체사상은?북한을 과거에 그랬듯 미래에도 영원히 세계의 정치, 기술, 산업 발전의 선두에 서있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었다. 한때 동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발전된 산업국이었던 북한은 김씨정권 아래서 점점 더 주변국에 뒤처지게 됐다.

이미 크게 벌어졌고, 더 빨리 벌어지고 있는 격차가 남북한을 갈라놓고 있다. 하지만 일반 북한 주민들은 그런 위험한 정보를 알아선 안 된다. 약 10년 전, 북한은 한국이 미 제국주의의 극빈한 식민지라고 선전하곤 했다.?그런 주장이 최근에는 사라졌다. 하지만 한국의 광범위한 번영이 대중들에게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남한의 번영 사실을 감추는 것은 북한 정권의 존속을?위해서이다.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는 북한 관료주의의 엄청난 경제적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북한 근로자들이 정확히 이런 종류의 위험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개성공단엔 경찰 밀고자가 밀집해 있어 정치적인 토론은 매우 위험하다. 그럼에도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개성공단의 일반 근로자들은 한국에서 온 관리자나 기술자에게 자유롭게 말을 걸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북한 노동자들이 북한이 남한보다 상당히 가난하다는 점을 알아채기에 충분하다.?한국 관리자들이 입고 있는 옷, 이들의 키와 체중, 심지어 이들의 피부색(남측에는 노동력 강제동원이 없다)만으로도 눈썰미가 없는 관찰자조차 한국이 북한보다 훨씬 잘 산다는 것을 명백히 깨달을 수 있다.

남한 관리자들은 가난한 북한 근무자들의 노동의욕을 북돋우기 위해?종종 작은 과자를 주는 걸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남한 과자 초코파이가 가장 인기가 있다. 초코파이는 부의 상징이 됐으며, 개성에 있는 시장에서 비싼 값에 되팔라기도 한다.

이런 변화는 북한 정권의 미래에 결코?좋은 전조가 되지 못한다. 개성공단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도 정치적 위해가 되는 결론으로 치닫지는 못하겠지만,?남한에 대해 들어왔던 것들이 거짓이라는 것은 깨달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또한 자신들의 삶의 방식이 세계의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것임이 틀림없다. 개성공단이 오래 가동될수록, 그런 위험한 생각을 하는 사람의 수는 계속?늘어날 것이다.

만약 북한 지도부가 개성공단에 대해 그 수입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결정한다 하더라도?놀라운 일은 아니다. 개성공단 운영에?수반되는 장기적인 정치적 위험이?아마도 공단의 운명에 결정적인 요인으로?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성공단이 완전히 폐쇄됐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다. 물론 확실치는 않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북한 수뇌부는 정치적인, 그리고 아마도 물리적인 생존이 8000~9000만 달러의 수입보다 더 중요하다고 결정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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