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북한체제 얼마나 지속될까

북한 주민이 지난 4월19일 평양에서 백악관을 겨냥한 무기들이 그려진 포스터가 설치된 거리를 지나 출근하고 있다. 이 포스터에는 “말로써가 아니라 오직 총대로!”라고 써 있다. <사진=AP/뉴시스>

김정은을 위협하는 세가지 문제

북한 정부는 얼마나 안정적일까? 과연 계속 존속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수명이 얼마나 될까?

필자는 거의 매일 이런 질문들과 마주한다.?이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은 “우리도 모른다”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 만만찮은 장애물 때문이다.

1. 미래예측의 어려움과 북한사회의 불투명성

역사에서 수없이 증명됐듯,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모든 성공적인 예측에는 수많은 실패가 있었다. 물론 경험이나 교육, 상식이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또 다른 이유는?북한 특유의 불투명성이다.?독재체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북한 정권은 정보를 숨기는 데?매우 탁월하다. 북한 주민과 솔직하게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은?정말 어렵다. 외국인과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대화를 나누는 위험을 무릅쓸 주민이 없기 때문이다. 탈북자들의 증언은 중요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일반 대중에 비해 정권에 대해 훨씬 비판적이거나 적대적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추측이 가능하다. 필자는 많은 탈북자들을 만났고, 탈북자가 아닌 북한 주민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물론 한계도 있었지만, 이들 대화는 북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중요하고도 유용한 통찰을 주었다.

북한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는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서로 다르지만 관련있는 아래 세가지 요인이 북한사회의 이념적 해체를 촉발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정권은 이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거의 없다.

2. 정보의 유입

첫째는 외부 정보가 주민들에게 전파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정권이 주민들을 외부와 차단시키려고 했던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주파수를 조정할 수 있는 라디오는 불법이고, 과학기술을 제외한?분야의 외국서적은 오직 열람 허가를 받은 몇몇 사람만이 접근할 수 있다.?또 당국의 허락 없이 외국인과?접촉하는 것은?절대 금지된다.

이런 정책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북한의?전체적인 생활수준이 주변국보다 한참 뒤처지기 때문에 더욱 필수적이다. 일례로 북한과 남한의 국민소득 차이는 보수적으로 계산해도?15배가 넘는다.

다른 국가들의 성공담은 북한 정권을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북한 정권의 총체적인 경제적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몇몇 혈족이 세습을 통해 정권을 잡고 있다는 사실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 지도자가 자신의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인?전임자를 비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지식이 북한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국경을 넘어 중국을 오갔던 사람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그 수가 줄었지만 2008~2009년까지는 상당한 사람들이 국경을 오갔다. 대부분이 결국 돌아오긴 했지만 말이다. 몇 만 명의 북한 주민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탈북을 시도했다. 중국에서 그들이 본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번영과 자유였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남한 방송도 시청했다.)

또 중요한 한 가지는 새로운 전자매체의 보급이다. 특히 DVD 플레이어는 가격이 저렴해서 많은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남한과 외국 방송이?담긴?DVD?시청에 익숙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75%의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상황을 알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들이 DVD로 본?모든 내용을?사실이라고 믿지는 않겠지만, 적어도?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발전했고 잘 산다는 것은 안다.

이 같은 사실이 반드시 혁명으로 이어지는?것은?아니다. 하지만 심각한 경제상황을 깨닫는 북한 주민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들이 비록 그들 사이에서만일지라도 점점 위험한 질문을 할 것임을 의미한다.

3. 단편적 자유화

둘째는 북한 정부가 점진적으로 자유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알려진 바와 달리 김일성 시대에 비해?북한 주민들에 대한 억압은 지난 20년동안 한결 줄어들었다.

크게 보면?이런 자유화는 광범위한?부패의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비밀경찰을 포함한 하급 공무원들은 항상 뇌물을 요구해왔다. 따라서 필요에 따라서는?이들이 잘못을?눈감아 줄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위에서?언급했듯 주파수 조정이 가능한 라디오는 금지 품목이지만, 탈북자들은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나 ‘라디오 프리 아시아(Radio Free Asia)’를 듣는 것이 아주 드문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만약 적발되더라도 미화 100달러 정도의 뇌물을 주고 처벌을 피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유화의 징후가 단순히 부패의 결과라고 볼 수만은 없다. 많은 사례를 통해?북한 정권이 정치적?비위에?대해 관대해졌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예를 들어 허가 없이 중국에 가는 것은 한때 심각한 정치적 범죄에 해당했지만, 최근에는 단지 몇 개월 간의 감금으로 그친다.?외국인 또는?선교사들과 소통하는 것만이 심각한 범죄로 취급받는다. 김정일이 통치했던 1996년 즈음에 일어난 이런 일들은 ?정말 중대한 변화다.

비슷한 시기에 북한은 연좌제도 폐지했다. 연좌제는 북한 정권 초기 정치적 통제의 수단으로서 굉장히 중요했다. 따라서 당시에는 정치범과 함께 거주했던 사람들 모두가 수감됐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부터 연좌제는 거의 시행되지 않았고, 최근에는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사라졌다.

인터뷰에 응한 북한 주민들은 30년 전이었다면?수감으로 이어졌을 행동들이 오늘날에는 묵인되고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심지어 정권에 대한?소소한 비판도 눈감아주는?분위기다.?김씨 지도자들과 정권의 기본적 원칙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용납되지 않지만 말이다.

이런 자발적인 자유화는 적어도 북한 주민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더 자주 정치 이야기를 하기가 쉬워졌음을 의미한다. 정권 반대세력이 등장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자유로운 북한’이 되기에는 여전히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억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집단적 공포가 감소하면서 반대의견을?드러낼?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4. 세대교체

정권의 안정을 위협할 셋째?트렌드는 세대교체이다.?북한의 30대 이하 세대는?부모 세대와 매우 다르다. 이 젊은 세대는 한번도 김일성 치하의 ‘제대로 된’ 공산주의 사회에서 살아 본 적이 없다. 이들 대부분은 완전한 정부 배급을 경험해 본 적도 없다. 그들에게 생존이란, 북한의 낡은 시장경제에서의 고된 노동이다. 대부분의 젊은 세대들에게 정부 관료들은 사회적으로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하면서 뇌물만을 바라는 기생충과 같다.

이 세대는 김일성 시대 북한의 지독한 세뇌교육을 당한 적도 없다. 1990년대 초반부터 사상교육 시간을 건너뛰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졌고, 과거의 강성 이데올로기 역시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오히려?이들 젊은?세대는 바깥세상의 소식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관영매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따라서 이 세대는 정부의 선전에 대해 (냉소적일 정도는 아니더라도) 대체로 회의적이다.

이?세대의 상당수는 자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와 관계를 맺지 않고?생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일터에서 보상받아야 할 것은 정권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것도 안다.

말할 것도 없이 이들은 아직 젊고 북한 성인 인구의 소수이다. 그러나 10~20년 뒤면 이들이 다수가 될 것이며, 이런 세대교체가 북한의 미래에 중대한?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사회통제력은 북한의 세습 엘리트들의 손에서?서서히 멀어져가는 것처럼 보인다. 예컨대?이들은 미국 제국주의와 그 주구들에 대항하는 대규모 선전선동을 통해 이념적 각성을 주도했으나, 이런?캠페인들이 이제는 과거만큼 효력이 없다.

북한체제가 붕괴 직전이라는 것은 아니다. 정말 그럴수도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북한이 계속해서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김정은을 가엽게 여겨야 한다. 이 어린 장군은 당분간은 목에 힘을 주며 지위를 누릴 수 있겠지만, 자연수명이 다하도록 권력을 유지할?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원문은 아시아엔(The AsiaN) 영문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 http://www.theasian.asia/archives/71202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