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韓 이주노동자가 이민자 문제 ‘방패막이’ 순기능”
한국은 어쩌면 한 세대라는 짧은 기간에 급격히 많은 이민자를 수용한 세계 유일한 나라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와 관련해 유럽이 겪고 있는 문제는 파생되고 있지 않다.
1970년대 한국인 수만 명이 해외에서 저급인력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중동의 산업일꾼이나 서구 독일의 탄광이나 병원 간호사로 일했던 경우가 그에 해당된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바뀌어 한국에서 저임금 노동에 종사하는 해외노동자 수가 수십만명에 이르고 있다. 2012년 11월22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하는 해외노동자수는 111만4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 국민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로 이중 82만여명이 이주노동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50시간이 넘는 노동자가 53%를 차지하며 여기에?75%의 평균 월급이 200만원(1800달러)을 넘지 않는다. 한국의 잣대에서 보면 이는 적은 액수이나, 이주노동자 중 빈곤국가에서 오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중국인이 가장 많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순으로 외국인노동자가 많다.
지금 한국은 외국인노동자 없이는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형편에 처해 있다.?한국 젊은이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과 관련해 고학력 젊은이들이 공장라인에서 일하길 꺼리기 때문에 현재 이 부분을 외국인노동자가 채우고 있는 셈이다.
이 점에 있어서 한국은 다른 여느 선진국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국에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특징이 있다. 이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불만이 실제적으로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국내 노동력 부족을 느끼는 대다수 국가들에서는 이주노동자의 존재가 지역민족단체 등에 불만족을 사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때로 선입견이나 차별현장을 목격하게 되지만, 한국사회에 위협이 가해질 만큼의 외국이민자를 상대로 하는 정당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이주민노동자 관련된 문제가 적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한국 정치엘리트들의 입지가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한국은 좌우파로 나뉘어 있는 나라이나 이민자?문제에 관해서는 양 진영이 드물게 일치를 보고 있다. 진보진영이나 보수진영 모두 외국노동자 없이는 한국경제가 돌아가기 힘들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어 정치인 어느 누구도 이민자들을 상대로 트집 잡는 일을 꺼리고 있다.
둘째로 유럽국가들이 이민자들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 중?하나가 이민자들이 혹시나 여러 가지 사회혜택의 수여자로 군림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인데, 한국은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하지 않아 이러한 제도를 악용할 소지는 아직 없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외국인 노동자가 실업수당을 주워 먹는다고 비난할 수 없을 뿐더러 한국 실업자를 상대로도 이와 같은 일은 거의 일어나기 힘든 경우다.
셋째로 한국은 단기 노동자에게 매력있는 국가이지만 상주지로는 생각하지 않는 국가 중 하나다. 따라서 이주 노동자들은 대부분 5년에서 10년 이상 지내려는 이가 적으며 따라서 자신의 가족과 동반하는 경우도 적고 대다수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열심히 돈을 벌어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이는 언어장벽을 비롯해 아이들 교육문제 및 법적문제 등의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은 대부분 한국사회로부터 고립돼 있으며 마치 없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평범한 한국인은 이주노동자들의 존재에 대해 알면서도 일상생활 속에서 실제적으로 그들과 충돌하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은 이주노동자의 수가 해마다 10%씩 증가추세에 있다.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한국은 현대 유럽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안을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으나, 현재 상황으로 보아 이는 훨씬 나중 일인 듯 싶다. 한국에 이주민노동자가 있는 한 이민자 문제는 없을 듯 싶다.
*이 글은 11월23일 ’러시아의 소리’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