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먹거리는 살아있는 땅에서···땅 1g에 미생물 1억 마리
[아시아엔=김제경 한농제약 대표] 요즘 아이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아토피와 비염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도시의 아이들에게 더 심하다. 자연 속에 뛰노는 아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훨씬 덜 하다. 아이들 아토피 때문에 도시생활을 접고 귀농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으로 정상적인 수업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도 있다. 청정지역에 위치한 이 학교는 친환경 목재를 사용한 교실에서 공부하며, 선생님과 학부형이 직접 자연 재배한 농산물로 급식을 제공한다.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아토피라는 환경성질환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잘사는 나라를 물려주고자 앞만 보며 달려왔건만, 오히려 그로 인해 아이들에게 주어진 환경과 먹거리가 우리들 아이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셈이다.
자연은 선대에게서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후대에게 빌린 것이라는 말이 있다. 빌린 것은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 당연한 일이거늘, 우리는 우리의 자연을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너무도 많이 훼손했다. 이제 아이들의 고통 어린 비명으로 우리의 잘못을 알아차렸으니, 더 이상 실수는 하지 말아야겠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쾌적한 환경,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땅이 살아나야 한다. 모든 먹거리 중에 가장 안전한 먹거리는 살아 있는 땅에서 나온다. 살아 있는 땅에서 나온 농산물을 감사와 사랑의 마음으로 섭취해야 우리의 내장기관도 살아 있게 된다. 죽은 장에는 변비와 숙변, 심한 악취가 날 뿐이다.
물론 땅이라고 다 똑같은 땅이 아니다. 살아 있는 땅 1g에는 1억 마리의 미생물이 살아 있다. 죽은 흙 1㎠를 정화시키려면 100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논밭을 개토하는 것은 바로 미생물이 활성화되어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서다.
필자는 가끔 흙을 파면서 생명의 태동을 관찰하고 구슬땀을 흙 속에 뿌린다. 필자 나름의 고충도 있었다. 귀하게 키운 농산물을 20년 넘게 납품하면서 약속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어려움을 당한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진딧물이 찾아와서 2~3일 만에 무너져 내리는 오이, 호박으로 인해 예고 없이 납품을 못하게 될 때면 영업장 담당자들은 이해를 못했다. 유통 특성상 끊임없이 공급해야 하는 흐름을 깨고 있으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러나 생산자의 현실을 알고 있는 중간 입장인 필자로서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진실은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 진실과 사랑이라는 영양이 담뿍 담겨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었다. 폐농을 하더라도 그것들은 꼭 지켜져야 하고, 식품 배달 차량에 연료 공급할 돈이 없을 정도로 자금 압박을 받을지라도 진실을 왜곡할 수는 없었다. 그 원칙을 생명처럼 지켰기에 오늘날 우리 곁에는 진짜 믿고 먹을 수 있는, 씻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농산물과 식품이 함께하게 됐다.
지금은 많은 문제가 보완되고, 식품의 천적들도 알게 되어 황당한 상황들을 만나는 일은 많이 줄었다. 게다가 요즘은 오히려 “벌레 먹은 야채가 더 맛있다”, “진짜 유기농 식품 중에는 오래된 것이 더 약성이 있다”는 인식이 퍼져 질병에 따라 음식을 공급하는 노하우도 생겼다.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체계가 확립되었기에 초창기처럼 어렵진 않지만, 그래도 불시에 무너지는 식물들이 가끔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살아 있는 토양에는 건강하고 유익한 미생물이 가득하고, 이런 미생물 도움으로 거기서 자라는 식물들 또한 건강하게 잘 자란다. 이렇게 자란 건강한 먹거리를 먹을 때 우리 몸은 균형을 이루고, 더 건강하고 아름다운 우리 강산에서 자손 대대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