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우주쓰레기’ 3만개 시대

1957년 옛 소련이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다. 미국이 뒤통수 맞았다. 서두른 나머지 발사하자마자 그만 폭발. 창피 톡톡히 당했다. 이후 경쟁하듯이 올려 보냈다. 군사용과 민수용이 광활한 우주공간을 누빈다. 덕분에 휴대폰도, 내비게이션도 자유자재. 일상생활이 편리해졌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세상. 충돌사고가 빈발한다.

우주공간을 관리하는 법(space law)이 없다. 당연히 교통규칙도 부재 중이다. 사용이 끝난 위성과 로켓의 몸통이 떠다닌다. 거기에서 나온 잔해도 만만치 않다. 단열재를 비롯한 볼트와 너트가 저 하늘에 널려 있다. 그런 죽은 물체가 돌아다닌다. 사람이 만들어 올려 보냈다. 잘 써먹었다. 그런 다음에는 방치. 우주 쓰레기(space debris 또는 space junk)다.

우주기지와 첩보위성에 충돌한다. 우주 비행사가 긴급 대피하면 다행. 못하면 죽고 만다. 지상에 떨어져 화재를 일으킨다. 인명을 살상한다. 어디 사람뿐이랴. 동식물을 죽이고 다치게 만든다.

우주 쓰레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무섭게 늘어난다. 그 가운데 크기가 10cm 이상은 되어야 비로소 레이더로 추적 가능하다. 2008년 말에 추적 가능한 게 1만3천개였다. 2013년 4월 현재는 3만개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작아서 추적이 불가능한 잔해도 수만 개는 족히 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하늘에서 헤엄치고 있다. 증가일로. 이를 감시하는 시설은 미국에 넷. 일본에 둘이다. 유럽도 하나 마련했다. 망원경과 전파와 레이더로 추적한다. 접근하면 대피하고 대비하도록 경고한다. 2009년 3월 쓰레기가 국제 우주스테이션에 접근했다. 지상의 우리는 무소식에 무감각하다. 그러나 상공에서는 근무자 일시피난에 대소동이 벌어졌다.

그보다 한 달 전에는 미국과 러시아 위성이 부딪쳤다. 지켜보면서 궤도수정을 지시했는데도 그만 꽝! 1500개의 파편이 튀어 나왔다. 완전감시는 불가능하다. 초속 10km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안은 두 가지. 하나는 충돌에 강한 위성의 개발. 하나는 쓰레기 수거다.

유망사업이기는 하다. 그러나 원체 돈이 많이 든다.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도 누군가 나서기는 할 거 같다. 여전히 돈벌이 되는 하늘이다. 하지만 하늘이 아니라 땅 위에 사는 우리에게도 위험요인이 늘었다. 그 동안에는 앞에 있는 하나의 육안과 머리 뒤 및 양 옆 세 개의 심안(心眼)으로 살피면 됐었다.

이제 하늘도 살펴야 한다. 머리 위에도 눈 달아야 한다. 갈수록 안심 확보가 험난해지는 형국이다. 아예 무심하게 살면 더 편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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