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뉴턴의 취미는 연금술, ‘금본위제’ 창안도

금은 권세와 영예의 상징이다. 아울러 그 영속성으로 인하여 인간 세상에서 매력을 상실할 가능성은 없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는 금이 제우스의 창조물 가운데 하나다. 그런 까닭에 신의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신전을 금으로 장식했다.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절과 부처는 금으로 치장한다.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인도인들은 금으로 된 셔츠를 입거나 장신구를 즐긴다. 일본 이즈반도의 호텔에는 황금욕조가 있다. 요금을 내고 2분 목욕을 하면 수명이 3년 연장된다 해서 인기다.

이렇듯 금은 ‘사람들의 믿음’의 산물이다. 황색의 부드럽고 무거우면서도 번쩍거리는 금속 그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믿어 왔다.

뉴턴의 취미는 연금술, 금본위제도 창안

금의 가치에 대한 믿음은 중세 연금술의 기폭제가 됐다. 값싼 금속을 귀중한 금으로 바꾸는 비법을 알아내려고 애 태웠다. 어느 연금술사는 달걀노른자 2000개와 올리브기름과 황산염을 섞고 2주일을 끓이면 금이 된다고 믿었다. 당연히 실망만 맛보고 말았다.

비잔티움의 헤라클리우스 1세,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4세, 신성로마제국의 루돌프 2세, 침실 밑 비밀 실험실에서 연구한 영국의 찰스 2세… 이런 쟁쟁한 제왕들에게도 실패의 쓴 맛을 선사했다.

만유인력의 발견자 아이작 뉴턴은 주식투자와 연금술에 심취했었다. 돈만 날렸다. 두 번이나 국회의원을 하면서 수위에게 “추우니까 문 좀 닫아 주시오”라는 말이 유일한 발언이었다는 그 과묵한 사람도 뛰어들었다. 더군다나 영국 조폐국 the Royal Mint의 국장으로서 금화 위조범 체포에 밀정까지 고용한 뉴턴. 동네 치안판사로서도 일했던 전력의 그가 금 만들기에 몰두하다니 금의 위력을 알 만하다.

3000년 동안 금은 세계통화의 중심 노릇을 했다. 지폐를 금으로 태환하는 금본위제는 아이작 뉴턴이 1717년 주창했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와서야 정부당국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금광 발견이 계기가 됐다.

이른바 ‘황금의 시대’가 가져온 제도다. 금 공급이 증가되자 1912년에는 49개국에서 금태환이 가능한 지폐를 사용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전쟁인플레가 발생했다. 금 보유량은 일정했으나 지폐 발행액은 늘어났다. 금이 지폐의 가치를 뒷받침하지 못하게 됐다.

1931년에는 영국, 1933년에는 미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했다. 1971년에는 미국이 금태환을 포기했다. 금과 화폐제도와의 연계는 무너졌다. 그렇다고 해서 금의 매력이 감소되지는 않았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