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절도 하루 520건···검거자 10% “생활비 없어 훔쳤다”
범죄자의 전형이 있다고 한다. 젊은 남성 중 살기 어렵고 배우지 못한 사람을 든다. 전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유감스럽게도 대부분 그 범주에 든다는 얘기다. 바탕에 궁핍이 있다. 물론 시대변화에 따라 변모한다. 청소년 범죄의 증가율은 둔화 추세다. 반면 흉악해진다. 여성에 대한 성매매와 가정폭력 피해는 줄어들지 않는다. 사기와 같은 지능범은 는다.
노인도 예외는 아니다. 고령화사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청년실업이 만만치 않다. 실버세대에게 일자리가 돌아갈 여지는 갈수록 여의치 않다. 먹고 살기 위해 훔친다. 가난하다고 모두 나쁜 짓을 하지는 않는다. 빈곤 탈출을 시도한다. 눈물겨운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어디 쉬운 일이랴. 험난한 세파에 꿈은 빼앗기고 삶은 망가진다.
허드렛일을 하는 어머니였다. 내일이면 군대 갈 아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었다. 돈이 없어 할인점에서 점퍼를 훔치다 잡혔다. 처음 저지른 죄. 형법에 모정이 있을까? 군에서 배운 정비기술로 착실하게 산 청년이었다. 실직에 이은 노숙생활로 굶주림 앞에 무릎을 꿇었다. 새벽에 구멍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체포됐다. 형법에 인정이 있을까?
다행이었다. 두 사람은 딱한 사정이 고려되었다. 정상참작이다. 법을 운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눈물은 있었다. 관용의 범위 안에서 사람답게 살 기회를 선사했다.
우리나라 연간 총 범죄발생은 190만건. 그 가운데 절도는 19만건이다. 열에 하나다. 형법범 80만명을 놓고 보면 넷에 하나다. 인간과 더불어 공생하였기에 역사가 깊어선가 많다. 셋 중에 한명 정도 잡는다. 6만8000명이다. 10%인 6700명이 생활비 때문에 훔쳤소 하고 스스로 진술했다. 살기 위해서 죄를 짓는다니 누구 책임일까?
그러나 도둑질로 살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소매치기가 3000여명에 날치기가 4000여명. 들치기가 1만2000여명이다. 이 셋만 합해도 직업이 도둑인 자가 2만여명에 육박한다. 이들이 또 다시 도둑질하게 놔둘 수야 없다. 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당사자의 갱생과 자립이다. 사회의 몫이다. 전과자라 백안시하면 갈 곳은 교도소뿐이다.
다음은 국가 차원의 복지대책이다. 일자리와 최저한의 생계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잃어버리는 사람의 방범대책이다. 자물쇠 하나만 잘 잠가도 도둑은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