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믿음 주는 깨끗한 ‘리더’ 어디 없소?

생애에 걸쳐 몇 번 직업을 바꿀까? 몇 번 학교에 다녀야 하는가?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경제현상을 설명해 왔던 상식이 통하지 않게 되었다. 1995년이 그 분수령이다. 우리나라도 끝내 1998년에 직격탄을 맞았다. IMF사태였다.

제도로서의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이 무너져 내렸다. 고등학교나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에서 배운 기능과 지식으로 한평생 먹고 살았던 시대가 막을 내렸다. 두 번 전직하여 세 개의 직장을 거치고 네 번을 교육을 받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2전직 4학습사회(2轉職 4學習社會)다.

일생에 걸쳐 직장이나 직업을 두 번 바꾼다. 취직 전에 배운다. 전직하기 전마다 학교에 다닌다. 두 번이다. 그리고 은퇴 후에도 새삶을 위해 역시 교육훈련과정을 거친다. 모두 네 번을 학습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정년까지 열심히 하면 되는 상황이 아니다.

오직 직장에 충성을 바치는 직장인간이 된다 해서 보장되지도 않는다. 뭔가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오늘이 짜증난다. 내일이 걱정된다. 스트레스가 마음과 몸의 병을 가져온다. 청장년의 자화상이다.

빈부격차가 더 벌어지고 양극화가 정착되었다. 내 한 몸 가누기도 버거워서 결혼이 두렵다.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는 출산과 육아와 교육에 부담이 된다. 아예 안 낳으려 한다. 그뿐인가 말이다. 노후대비도 그저 답답하다.

현재 이 별에 사는 풀뿌리들의 심정이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이 필요치 않다. 누구나 쉽게 알아듣는 상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를 줄여야 한다. 공무원이란 제 밥값을 하고 싶어하는 집단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소용 없는 일만 더 만들어낸다. 세금은 내 돈이 아니니까 말이다.

머릿수부터 줄여야 한다. 아울러 민간분야에서 가능한 일은 정부에서 손을 떼야 한다. 외교는 물론 국방과 치안도 민영화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 하고자 하는대로 하게 내버려 두어야 한다. 환경과 보건위생과 먹거리와 같이 생명과 관계된 사항만 철저히 룰을 지키게 하면 된다.

더불어 함께 사는 데도 힘써야 한다. 소외되고 제외된 사람을 경쟁선상에 서도록 해야 한다. 자립을 유도해야 한다. 아이를 낳아 키우고 가르치는 보험제도도 필요하다. 결혼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보살핌이 새롭게 조명되어야 한다.

돈이 어디 있어서? 세금 더 거두어서 일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 대대적인 감세(減稅)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 투자와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 세금을 거두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 개인을 단위로 한 징세에서 가족단위로의 변경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책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있다. 꿈과 믿음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사람들에게 지금이라는 이 시점은 꿈 상실 시대다. 해를 거듭할수록 멀어져만 가는 내 집 갖기가 그걸 입증한다. 중산층의 몰락이 이를 반증한다. 인간은 내 앞날에 성취할 그 무엇이 있어야 살 맛이 난다. 또한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의욕이 분출한다.

인생에 있어서의 설계도와 이를 시공하여 완성하는 책무는 물론 개인 각자에게 있다. 하지만 개인의 힘만으로 가능하냐면 결코 그렇지 않다. 왜 우리 삶에는 지도자가 존재하는가? 저마다 살게 놔두면 되지 않는가? 왜 굳이 이 나라에 리더가 있어야 하는가? 시대의 가치를 공유하고 비전을 함께 하기 위해서다. 사람마다 사명을 갖게 하고 평생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가? 품격이다. 사람의 격에서 절로 나오는 신뢰다. 큰 조직이건 작은 조직이건 그런 인간이 필요하다. 나라에 관해서야 더 말해 무엇하랴. “허, 허, 그 사람 참 믿을만 해”하는 말이 나오는 인물이 앞에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병역 기피해 군대 안가고서는 그걸 자랑하고,

위장전입해서 아파트 손에 넣고, 번 돈 숨겨 탈세하고, 나라 돈 사사로이 쓰고, 뇌물 받고서도 나는 무죄라고 얼굴 쳐들고 다니고.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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